게임스톱이 알려준 공매도 대응 방법: 결국 실적이 이긴다

게임스톱이 알려준 공매도 대응 방법: 결국 실적이 이긴다

0

투자자가 가장 먼저 보는 건 뭘까. 결국 ‘실적’이다. 성장성도 중요하지만, 그 성장성도 실적이 받쳐줘야 로켓처럼 날아오른다. 그런데 어떤 기업의 실적이 망가질 거란 정보를 미리 안다면? 공매도가 가능하다면 당연히 공매도를 치고 싶어진다. 실적이 좋아질 거란 말을 들으면 주식을 사고 싶은 것과 정확히 같은 심리다. 그래서 공매도 대응 방법을 고민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한다. 공매도는 아무 종목이나 노리지 않는다.

공매도 대응 방법의 출발점은 기업의 실적과 펀더멘털을 확인하는 것
공매도 대응 방법의 출발점은 기업의 실적과 펀더멘털을 확인하는 것

공매도는 고평가된 부실 기업을 노린다

공매도를 주로 하는 기관 투자자는 막대한 자금과 연구로 기업 가치를 평가한다. 그리고 실적이 확실히 무너질 거라 판단될 때만 방아쇠를 당긴다. 실적이 좋아지는 기업이 아니라, 주가가 펀더멘털 대비 지나치게 부풀어 오른 기업이 먹잇감이 된다.

핵심은 여기다. 한 기업의 주가는 공매도 세력과 무관하게 실적과 배당 같은 기초체력, 즉 펀더멘털이 좌우한다. 공매도가 무서운 게 아니라 약한 펀더멘털이 무서운 거다. 이 관점은 기업의 성장주기에 따른 투자전략에서 다룬 ‘실적이 받쳐주는 성장’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게임스톱의 결말: 좀비기업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개미의 반란’을 상징하던 게임스톱도 마찬가지였다. 지속된 실적 악화가 공매도 세력을 불러 모았고, 그 기업에 향수를 가진 로빈후드 개미들이 달라붙어 상상을 초월한 폭등이 나왔다. 하지만 결말은 사실상 정해져 있었다.

2020년 10월 말 게임스톱의 재무 상태를 보자. 자산 2조 9,343억 원, 부채 2조 5,676억 원, 자기자본은 3,758억 원에 불과했다. 이자 부채가 약 1.8조 원인데 1년 이자비용은 307억 원, 연 이자율로는 1.7%였다. 초저금리에 근근이 버티던 좀비기업이라는 뜻이다. 만약 이자율이 5%였다면 이자비용만 연 900억 원이 됐다. 2020년 2월 결산 영업이익은 -4,522억 원, 그것도 이자비용을 뺀 수치였다.

그래서 2021년 2월 24일 유상증자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자 주가는 33.8% 폭락했다. 다음 날 다시 52.6% 급등했지만, 시총 14조 원이라는 극단적 고평가는 변하지 않았다. 당시 이 글의 결론은 분명했다. 결국 대규모 유증으로 자본을 채우고 좀비기업으로 생명을 연장할 거라고.

게임스톱 사례로 본 공매도 대응 방법, 결국 펀더멘털이 결말을 정한다
게임스톱 사례로 본 공매도 대응 방법, 결국 펀더멘털이 결말을 정한다

그 예측은 그대로 맞았다. 게임스톱은 밈주식 랠리로 부풀어 오른 주가를 그대로 활용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보면, 2024년에만 약 1억 2천만 주를 팔아 31억 달러가 넘는 현금을 끌어모았고, 2025년에는 전환사채까지 발행했다. 망할 뻔한 게임 소매업체가 개미들의 열광을 자본으로 바꿔 막대한 현금을 쌓고 살아남은 것이다. 고평가 상태에서 유증을 하면 대주주 지분 희석이 크지 않다는 계산까지 정확히 들어맞았다. 군중의 열기로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그 열기를 현금으로 회수한 건 회사였다. 개미가 아니라.

한국 공매도 재개, 다시 점검할 때

이 글을 처음 쓰던 2021년 5월, 한국 증시는 코스피200·코스닥150 대형주에 한해 공매도를 재개했다. 그 후 시장은 다시 출렁였다. 2023년 11월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고, 무차입 공매도를 막는 전산 시스템(NSDS)을 갖춘 뒤 2025년 3월 31일 공매도가 전면 재개됐다. 제도는 바뀌었지만 개인 투자자가 할 일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될 종목을 피하는 거다. 실적이 악화된 기업, 매출이나 이익이 줄어드는 기업, 적자 기업, 사양 산업의 고평가 기업. 이런 종목이 포트폴리오에 있다면 다시 점검해야 한다.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공매도 대응 방법은 펀더멘털이 강한 기업 위주로 들고 가는 것이다. 아무리 공매도 세력이라도 실적이 강하면 쉽게 하락에 베팅하지 못한다.

업틱룰과 스몰캡, 알아두면 든든한 공매도 대응 방법

공매도 주문에는 ‘업틱룰’이 적용된다. 직전 체결가 이하로는 매도 호가를 낼 수 없게 막는 규정이다. 공매도로 인한 직접적인 가격 하락을 막으려는 장치다. 세력이 가격을 찍어 내리고 싶어도 시장 호가보다 더 낮게 팔 수 없으니, 실적 좋은 종목은 공매도 때문에 호가가 급격히 무너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

스몰캡은 어떨까. 흔히 작은 종목이 공매도에 더 취약할 것 같지만, 시장의 의견은 반대다. 공매도를 하려면 주식을 빌려야 하는데, 유동성이 부족할수록 빌리는 비용, 즉 대차 비용이 치솟는다. 한때 대북주로 이름을 날린 아난티는 대차 비용이 연 80%에 달한 적도 있다. 시총이 작은 종목을 함부로 공매도했다가는 세력이 오히려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보고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빌린 주식의 이자만으로 수익이 다 깎여 나가니까. 그래서 공매도 잔고가 쌓인 종목이라고 무작정 겁먹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펀더멘털이 멀쩡한데 공매도가 과하게 몰린 종목은, 세력이 빌린 주식을 되갚으려 다시 사들이는 ‘숏 스퀴즈’로 주가가 튀어 오르기도 한다.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공매도 점검 (체크리스트)

복잡한 분석 없이도 내 종목이 공매도 세력의 먹잇감인지 아닌지 가늠할 수 있다. 아래 다섯 가지만 짚어 보자.

  • 최근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고 있는가, 아니면 꺾이고 있는가
  • 적자 기업이거나, 자기자본을 갉아먹는 구조는 아닌가
  • 주가가 실적 대비 지나치게 부풀어 있지는 않은가 (고평가 여부)
  • 꾸준히 배당을 주거나, 배당을 늘릴 여력이 있는가
  • 사양 산업에 속한 채로 주가만 높은 종목은 아닌가

다섯 개 중 부정적인 답이 늘어날수록 공매도의 사정권에 가깝다. 반대로 매출·이익이 함께 우상향하고 배당까지 받쳐주는 종목이라면, 공매도 재개 같은 뉴스에 일희일비할 이유가 거의 없다.

결국 실적이 이긴다

배당도 좋은 신호다. 배당은 보통 앞으로의 수익성과 펀더멘털 개선에 자신이 있을 때 결정된다. 그래서 꾸준한 배당은 그 기업이 충분한 기초체력을 가졌다는 시장의 판단이기도 하다. 배당주가 장기적으로 왜 강한지는 성장주를 이기는 배당주의 힘에서 더 깊게 다뤘다.

셀트리온도, 테슬라도 한때 공매도에 시달렸다. 하지만 결국 공매도를 이겨내고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공매도를 걱정하기보다 실적을 기반으로 유망한 종목을 고르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증거다. 실제로 매출과 순이익 비중이 함께 오르는 종목군의 연평균 수익률이 월등히 높다.

성장주냐 가치주냐를 가르기보다, 실적주냐 비실적주냐를 가르는 게 더 중요해 보인다. 군중이 몰리는 밈주식의 유혹은 늘 강하지만, 똑똑한 사람일수록 그 함정에 그럴듯하게 빠진다. 그 심리의 덫은 똑똑한 투자자가 멍청한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에 잘 정리돼 있다.

오늘 당장 해볼 수 있는 건 단순하다. 내 종목의 최근 매출과 이익이 늘고 있는지, 적자는 아닌지, 배당을 주는지 한 번 확인하는 거다. 시장이 과열될수록 이 점검이 나를 지켜준다. 지금 시장이 어디쯤 와 있는지 궁금하다면 하워드 막스가 경고하는 2025년 시장의 위험 신호도 함께 읽어볼 만하다. 공매도가 무서운 게 아니다. 펀더멘털 없는 주가가 무서운 거다.

참고 자료: 자본시장연구원, "공매도 재개를 위한 제도개선 및 기대효과"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