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기업과 훌륭한 기업
주식 투자를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듣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는 말입니다. 워런 버핏의 스승이라고 알려진 성장주 투자의 대가 ‘필립 피셔’의 책 제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기업이 위대한 기업일까요? 누구나 알고 있는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훌륭한 기업을 매수해 장기 보유하는 것을 투자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그렇다면 워런 버핏이 매수하는 훌륭한 기업이 바로 위대한 기업일까요?
워런 버핏이 말하는 훌륭한 기업이 바로 위대한 기업이라면, 그렇다면 그 훌륭한 기업은 또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또 다른 투자의 대가이자 성장주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피셔’의 원칙을 살펴봐야 겠습니다. 다음은 필립 피셔가 제시한 위대한 기업을 찾는 15가지의 원칙입니다.
위대한 기업을 찾는 15가지 원칙
- 향후 매출액이 증가할 수 있는가?
-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할 의지가 있는가?
- 연구개발 규모가 회사 규모에 적절한가?
- 영업조직을 잘 갖추고 있는가?
- 영업이익률은 충분한가?
-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 노사관계가 원만한가?
- 임원 간의 관계가 좋은가?
- 두터운 경영진을 보유하고 있는가?
- 원가, 회계 관리 능력이 우수한가?
- 특출난 사업 부문을 가지고 있는가?
-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이 운영되고 있는가?
- 주주의 이익을 희석할 가능성이 있는가?
- 경영진이 투자자와 잘 소통하는가?
- 경영진이 진실한가?
기업의 성장성
필립 피셔는 1950년대에 처음으로 ‘성장주’라는 개념을 제시한 전설적인 투자자입니다. 필립 피셔가 제시한 위대한 기업을 선정하는 기준이 모든 산업이나 모든 회사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참고 지표는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 투자자가 참고하기에는 15가지의 원칙은 다소 많아 보입니다. 그래서 위의 조건을 모두 살펴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투자하기 전에
“성장성, 독점력, 시장점유율”의 3가지 기준만이라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위의 3가지 키워드 중에서
‘성장성’은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야말로 변동성이 심한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만들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내가 투자하려는 기업이 성장산업에 속해 있는지, 사양산업에 속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기업이 소비자에게 집중하고, 실질적인 혁신을 이뤄나가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은 스스로의 힘으로 매출을 늘리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기업이 경쟁사보다 기술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사람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꼭 확인해 봐야 합니다. 결국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바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성장하는 기업 찾기
성장하는 기업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우선 산업의 수명 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약 10년 전 스마트폰이 세상을 흔들어 놓았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애플처럼 어떤 산업에 시장을 흔들어 놓는 기업이 속해있을 때
그 산업의 성장주기와 침투율을 보면 해당 기업의 성장성을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성장주기
성장주기란 산업 수명 이론에 따르면
어떤 산업이라도 도입기와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의 4단계를 거치게 되고 그 과정을 따라 하나의 산업이 생성되고 소멸하게 되는데, 이 때 각 단계별로 산업에 속해있는 기업들의 매출 증가와 이익률, 경쟁 강도, 경쟁 형태 등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침투율
침투율이란 해당 산업이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하며, 산업 성장률의 정점에서는 침투율이 50%에 달한다고 합니다.
기업의 수명주기
기업의 수명주기는 크게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또는 재도약)의 4단계로 이루어집니다.
도입기
도입기에는 새로운 제품과 기술이 등장하면서 기업은 신규고객을 창출하는데 총력을 기울입니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블루오션으로 인정받기 시작하면 다수의 기업이 난립하면서 수많은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침투율은 0 ~ 10% 정도로 어느 기업이 살아남고, 어느 기업이 그 산업을 이끌어가는 선도기업이 될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도입기에는 기업들의 경쟁 강도보다 산업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주가의 흐름이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이 시기는 특정한 하나의 기업을 선택해 투자할 경우 성공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실패하면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시기이기 때문에, 특정 기업보다는 해당 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장기
성장기에는 경쟁이 슬슬 마무리되면서 살아남는 기업과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이 때 침투율은 10%를 넘는 수준이 되며, 도입기 보다는 투자의 위험이 대폭 줄어들게 되어 투자 자금도 쏟아져 들어오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기업 자체의 위험은 줄어드는 반면, 대규모 투자 자금의 유입으로 ‘거품’의 위험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침투율이 20%가 넘어가게 되면 1등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빅 테크 기업으로 군림하고 있는 애플, 아마존 같은 기업들도 역시 대부분 이런 과정을 거쳐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숙기
성숙기에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산업과 관련된 제품을 소유하게 됩니다. 침투율은 50%를 넘어가고, 이 시기의 기업들은 현재의 산업에 자금을 재투자하지 않고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기업들은 현금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하게 됩니다. 물론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투자에 대한 위험이 대폭 작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기업의 매출 성장이 약해지는 시기인 만큼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크기도 이전 시기보다 작아지게 됩니다.
쇠퇴기(또는 재도약)
쇠퇴기의 시장은 이미 완전 포화된 시장이며, 기업의 매출과 이익은 모두 감소하게 됩니다. 기업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새로운 산업에 진입하여 재도약을 할 것인지 아니면 쇠퇴의 길로 들어설지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이 시기에 속해있다면 1등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투자자에게는 크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산업의 성장 주기
산업의 성장 주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시장은 바로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으로, 다음의 그래프는 대표적인 스마트폰 제조 기업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산업의 침투율이 20%를 넘어서기 시작한 시점은 대략 2010년이었습니다. 2010년 부터 애플과 삼성전자의 주가는 10년간 우상향을 했지만 노키아와 블랙베리는 2010년을 기점으로 급락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1등, 2등 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 기업의 주가 차이가 얼마나 큰 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침투율이 20%를 넘어가던 시기인 2011년 부터는 기업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오히려 주가가 크게 상승하지 못했지만,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시장의 침투율이 50%에 육박할 때까지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결론
현재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리는 이 시기에 속해 있는 기업들이 새로운 산업에 진입하여 재도약을 하기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는 것을 뉴스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산업 성장주기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1등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겠죠? 그렇다면 우리 두 가지의 투자 전략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산업에서 1등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을 찾아 집중 투자를 할 것인지, 아니면 하이리턴을 포기하고 성장하는 산업의 전체에 나누어서 투자할 것인지를 말이죠.
물론 그전에 성장 주기에 있는 시장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겠죠? 성장이 예상되는 대표적인 시장은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각 종 미디어와 뉴스를 통해서 우리가 꾸준히 접하고 있으니까요. 현재의 ‘성장 산업’은 아마도 매일 뉴스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이 아닐까 합니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침투율은 4% 전후로 판단되고, 향후 6년 동안 연간 27%가 성장하고, 침투율은 9.6%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전기차 시장은 전체 자동차 시장의 ‘시장 사이클’ 뿐만 아니라 정책 효과를 통해 침투율 10%를 향해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니만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산업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산업의 성장주기와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결국 성장주 투자도 ‘가치 투자’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모든 시장에는 사이클이 있고, 산업의 성장주기를 살펴보고 성장하는 기업을 찾아 투자한다면 우리는 조금 더 현명한 방식으로 훌륭한 기업에 투자 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