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 영향, 성장주가 가장 먼저 흔들리는 이유

금리 상승 영향, 성장주가 가장 먼저 흔들리는 이유

0

금리 이야기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주식을 한다면 이건 피할 수 없는 주제다. 금리 상승 영향은 보통 시장에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왜 그럴까. 크게 두 가지 길을 따라 작동한다. 하나는 할인율을 통한 밸류에이션 하락, 다른 하나는 금융비용 증가다. 이 두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금리 뉴스가 나올 때마다 왜 어떤 주식은 무너지고 어떤 주식은 버티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금리 상승 영향으로 흔들리는 주식시장과 밸류에이션을 점검하는 투자자
금리 상승은 경제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할인율이 밸류에이션을 깎는다

주가는 이익이 늘면 오른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면 그 이익 증가 효과를 할인율이 반쯤 깎아먹는다. 기업의 미래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바로 금리가 끼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서 ‘할인’이란 나누기를 뜻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1년 뒤 100억 원의 이익을 낸다고 하자. 금리가 5%면 그 100억의 현재가치는 약 95.2억 원이다.

100 / (1 + 0.05) = 95.23

금리가 10%로 오르면 어떻게 될까. 같은 100억의 현재가치는 90.9억 원으로 줄어든다.

100 / (1 + 0.1) = 90.9

이자율이 오를수록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가 쪼그라든다. 그러면 같은 이익에도 PER은 높아 보이고, 결국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내려간다.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에 악재가 되는 첫 번째 이유다. 특히 이익이 먼 미래에 몰려 있는 기업일수록 할인의 칼날을 더 깊게 맞는다.

금융비용이 성장주를 짓누른다

두 번째 이유는 금융비용이다. 금리가 오르면 빌린 돈에 붙는 이자 부담이 커진다. 성장주는 미래를 당겨오기 위해 지금 많은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금리가 오르면 이 빚의 이자 부담이 곧장 실적을 갉아먹는다.

반대로 가치주는 영업으로 쌓아둔 현금이 두둑하고 금융자산에 묻어둔 돈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금리가 오르면 오히려 이자 수익이 늘어 득이 되기도 한다. 결론은 단순하다. 금리 상승 영향은 성장주에게는 악재, 가치주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비대칭이 금리 국면마다 주도주가 바뀌는 근본 이유다.

2022년, 그 공식이 그대로 증명됐다

이 글의 원형을 쓰던 2021년 봄, 미국 10년물 금리는 1.6%대였다. 전년의 0.6~0.8%에서 막 튀어 오르던 참이었고, 앞으로 압력이 더 커질 거라 봤다. 그 예측은 상상 이상으로 현실이 됐다.

연방준비제도는 2022년 3월부터 2023년까지 열한 차례 금리를 올렸다. Bankrate가 정리한 기준금리 역사를 보면, 기준금리는 2023년 7월 5.25~5.50%까지 치솟았다. 1.6%대를 걱정하던 글이 무색할 만큼 가팔랐다.

금리 상승 영향이 성장주와 가치주에 다르게 작동하는 모습
금리 상승 영향은 성장주와 가치주에 다르게 작동하고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과는 교과서 그대로였다. 나스닥의 2022년 결산에 따르면, 기술·성장주가 몰린 나스닥 종합지수는 그해 33.1% 폭락했다. 미래 이익에 기댄 기업일수록 할인율 상승에 더 크게 무너진 것이다. 반면 현금 두둑한 가치주는 상대적으로 버텼고, 그해 가치주는 1979년 이후 두 번째로 큰 격차로 성장주를 앞섰다. 2021년에 적어둔 “성장주에게는 악재, 가치주에게는 기회”라는 문장이 1년 만에 시장에서 그대로 재현된 셈이다.

이후 인플레이션이 잡히면서 연준은 2024년 9월부터 방향을 틀었다. 여러 차례 인하를 거쳐 2026년 초 기준금리는 3.50~3.75% 수준으로 내려왔다. 금리가 오를 때 무너졌던 성장주가, 금리가 내리자 다시 살아나는 모습도 같은 공식의 뒷면이다.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가 다시 커지니 할인의 압박이 풀린 것이다. 금리가 한 바퀴를 돌아온 지금, 무게추가 다시 성장주 쪽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보이는 이유다. 매그니피센트 7 이후의 시장 구도가 궁금하다면 모틀리풀 CEO의 시장 전략을 함께 보면 좋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짚고 넘어가자. 금리가 오른다고 모든 주식이 같은 폭으로 빠지는 게 아니다. 핵심은 이익이 언제 나느냐다. 당장 현금을 버는 기업은 할인의 칼날을 덜 맞지만, 5년 뒤 흑자를 약속하는 기업은 그 먼 이익이 통째로 깎인다. 같은 금리 인상에도 적자 성장주와 흑자 우량주의 주가가 정반대로 움직이는 건 그래서다.

금리 상승 영향 속에서 진짜 봐야 할 것

금리 상승 국면에서 주가는 밸류에이션보다 실적 변화에 더 민감해진다. 결국 비용 증가를 만회할 만큼 실적이 개선되느냐가 방향을 가른다. 그래서 금리가 오를 때는 종목을 고르는 기준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특히 위험한 건 과잉 설비를 떠안았거나 막대한 빚으로 굴러가는 기업이다. 현금 사정이 빠듯한 곳은 금리 부담을 그대로 맞는다. 이런 한계 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게 금리 상승기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거꾸로 말하면, 금리가 올라도 흔들리지 않는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 영업으로 버는 현금흐름이 탄탄하고 빚 의존도가 낮다
  • 이익이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꾸준히 나온다
  • 재고가 과하게 쌓여 있지 않고 회전이 빠르다
  • 비용이 올라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

여기서 재고를 짚고 넘어갈 만하다. 경기 회복 기대가 크면 기업은 재고를 미리 늘린다. 그 과정에서 생산과 실적이 함께 뛸 수도 있지만, 재고가 이미 높이 쌓여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팔리지 않은 재고는 그대로 비용이 되니까. 그래서 매출이 늘면서도 재고 수준이 낮고 회전율이 좋아지는 기업이 금리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강하다. 이런 기준으로 실제 종목을 추리는 작업은 WISEfn이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같은 데이터를 활용하면 한결 수월하다.

결국 사이클을 읽는 사람이 이긴다

금리는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중요한 건 지금이 어느 국면인지, 그리고 내 종목이 그 국면에서 유리한 쪽인지 가늠하는 일이다. 금리가 오를 땐 현금 두둑한 실적주가, 내릴 땐 미래를 당겨오는 성장주가 빛난다. 이 단순한 비대칭만 기억해도 시장의 소음에 덜 흔들린다.

산업 자체의 단계를 함께 읽으면 판단이 더 또렷해진다. 같은 논리를 산업 사이클로 확장한 이야기는 기업의 성장주기에 따른 투자전략에서, 금리가 흔들 때 포트폴리오를 지키는 분산의 기술은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분산투자에서 다뤘다. 지금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지 궁금하다면 하워드 막스의 2025년 위험 신호도 참고할 만하다.

오늘 당장 해볼 수 있는 건 간단하다. 내 종목의 빚이 얼마인지, 이익이 지금 나는지 먼 미래에 기대는지, 재고가 쌓여 있지는 않은지 한 번 확인하는 거다. 금리는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어떤 기업을 들고 있느냐는 내가 정할 수 있으니까.

참고 자료: Nasdaq, “Just How Badly Did Stock Markets Perform In 2022?”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