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택시 전망, ARK 빅 아이디어 2021은 누구를 맞혔나

자율주행 택시 전망, ARK 빅 아이디어 2021은 누구를 맞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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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예측은 방향만 맞히는 게 아니라 누가 이길지를 맞혀야 진짜다. 2021년 ARK 인베스트의 자율주행 택시 전망이 딱 그 시험대다. ARK는 로보택시가 도시 교통을 지배하고, 그 선두를 테슬라가 차지한다고 봤다. 라이다와 HD 지도를 쓰는 웨이모는 느릴 거라 했고, 인프라 센서에 기대는 중국 방식은 가장 확장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5년이 지난 지금, 방향은 맞았는데 순위는 거의 뒤집혔다.

자율주행 택시 전망과 로보택시 요금 하락을 보여주는 ARK 인베스트 차트
자율주행 택시 전망과 로보택시 요금 하락을 보여주는 ARK 인베스트 차트

ARK가 본 자율주행 택시 전망의 논리

ARK의 숫자는 대담했다.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면 로보택시 요금이 마일당 0.25달러까지 떨어진다고 봤다. 기존 택시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 결과 2030년이면 로보택시 플랫폼 시장이 연 1조 달러 넘는 수익을 내고, 차량 제조사는 연 2,500억 달러, 차량 보유사는 연 700억 달러를 가져간다는 그림이었다.

라이드헤일링 시장 자체도 다시 본다. 당시 전 세계 1,500억 달러 규모인데, 요금이 내려가 2030년 이용률이 60%에 닿으면 시장이 6조에서 7조 달러로 커진다고 했다. 마진은 50%로 높게 유지된다는 분석이었다.

핵심은 세 갈래 전략 중 누가 이기느냐였다. 테슬라는 카메라 기반이라 정확도는 낮아도 HD 지도에 묶이지 않아 가장 확장성이 크다고 봤다. 웨이모는 라이다와 HD 매핑으로 애리조나엔 깔았지만 전국 확장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고 했다. 바이두 아폴로 같은 중국 인프라 센서 방식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가장 경직됐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테슬라가 2022년 로보택시를 띄우면 2025년 채택률이 20%에 육박하고, 웨이모나 GM이 앞서면 5년간 1%에 그친다고 못 박았다.

자율주행 택시 전망의 세 가지 기술 전략을 정리한 ARK 인베스트 차트
자율주행 택시 전망의 세 가지 기술 전략을 정리한 ARK 인베스트 차트

2025년, 실제로 누가 달렸나

방향은 맞았다. 로보택시는 진짜로 도로에 깔렸다. 그런데 순위표는 ARK의 예상과 거의 반대로 그려졌다.

선두는 웨이모였다. ARK가 느릴 거라 본 바로 그 라이다 기반 회사다. 웨이모는 2025년 초 주당 약 17만 5천 건이던 유료 운행을 연말 45만 건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한 해 동안 1,400만 회를 실어 날랐다. 피닉스, 샌프란시스코, LA에 더해 오스틴과 애틀랜타까지 다섯 개 도시로 넓혔고, 2025년 11월엔 고속도로 운행까지 시작했다. 2026년엔 댈러스, 마이애미, 라스베이거스 등 열한 개 도시로 더 확장한다. ARK가 “전국 확장엔 시간이 걸린다”고 본 회사가 결국 시장을 끌고 갔다.

ARK가 선두로 점찍은 테슬라는 늦게, 작게 출발했다. 2022년이 아니라 2025년 6월에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를 시작했는데, 그것도 안전요원을 태운 채 다운타운 일부 구역으로 제한된 서비스였다. 운영 차량은 수십 대 규모로, 머스크가 말한 숫자보다 훨씬 작았다. 2025년 채택률 20%라는 ARK의 시나리오와는 거리가 멀었다. 테슬라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는 테슬라의 혁신 역사에서 정리했다.

ARK가 대안으로 든 GM은 아예 빠졌다. GM은 100억 달러를 쏟은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를 2024년 12월에 접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규모를 키우는 데 드는 시간과 자원을 감당하지 못한 거다.

가장 흥미로운 건 중국이다. ARK가 가장 확장성이 떨어진다고 본 바이두 아폴로 고는 2025년 10월 말 주당 25만 건을 넘겼고 4분기엔 30만 건을 돌파했다. 누적 주문 1,700만 건을 넘기며 두바이와 한국까지 진출했다. 인프라 센서 방식이 가장 경직됐다는 평가도 빗나간 셈이다.

자율주행 택시 전망의 로보택시 플랫폼 시장 규모를 추정한 ARK 인베스트 차트
자율주행 택시 전망의 로보택시 플랫폼 시장 규모를 추정한 ARK 인베스트 차트

규모로 보면 아직 시작 단계다. 웨이모와 바이두를 합쳐 주당 70만 건대인데, 전 세계 택시·라이드헤일링 이용량에 견주면 한 자릿수 퍼센트도 안 된다. ARK가 말한 연 1조 달러 시장, 6조에서 7조 달러로 커지는 그림은 2030년을 가리킨 장기 전망이지만, 지금 속도로는 그 목표선에 닿을지 더 지켜봐야 한다. 요금도 마일당 0.25달러까지는 아직 멀다. 분명한 건 곡선이 위로 꺾였다는 것이고, 불분명한 건 그 기울기다.

빗나간 순위가 남기는 교훈

복기하면 ARK는 큰 그림을 맞히고 디테일에서 어긋났다. 로보택시는 상용화됐고 요금은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마일당 0.25달러, 연 1조 달러, 2025년 채택률 20% 같은 구체 수치와 일정은 아직 멀고, 무엇보다 승자 예측이 뒤집혔다. 카메라 대 라이다라는 기술 논쟁에서, 적어도 지금까지는 라이다 진영이 앞서 있다. 시장이 옳고 그름과 무관하게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테슬라와 비트코인으로 본 시장의 역설에서 더 깊게 짚었다.

왜 순위가 뒤집혔을까. 핵심은 검증의 무게였다. 웨이모는 라이다와 정밀 지도로 안전을 먼저 증명하는 길을 택했고, 그 느린 길이 규제와 신뢰의 벽을 넘는 데는 오히려 빨랐다. 반대로 카메라만으로 모든 걸 풀겠다는 테슬라의 야심은 기술적으로 더 어려운 문제였고, 그만큼 상용화가 늦어졌다. ARK는 확장성의 이론적 우위를 봤지만, 시장은 지금 당장 사람을 안전하게 실어 나르는 실제 운행 실적을 먼저 보상했다. 이론과 검증 사이의 간극이 5년의 순위를 갈랐다.

이건 투자자에게 중요한 차이다. 트렌드가 맞아도 어느 회사가 그 트렌드를 가져갈지는 또 다른 베팅이다. 같은 ARK 시리즈에서 전기차 흐름을 복기한 전기차 판매량 전망 편을 함께 보면, 방향은 맞아도 속도와 주인공이 어긋나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걸 알 수 있다. 혁신이 늘 투기와 검증의 경계에서 자란다는 이야기는 투기가 만든 미국의 혁신이 잘 풀어냈다.

오늘 당장 써먹을 점검표는 단순하다.

  • 트렌드와 승자를 나눈다: 기술이 온다는 것과 어느 회사가 이기는지는 별개로 검증한다
  • 실제 운행 데이터를 본다: 주당 유료 운행 건수, 서비스 도시 수 같은 숫자가 진짜 지표다
  • 기술 노선을 추적한다: 카메라와 라이다, 어느 쪽이 상용화에서 앞서는지 본다
  • 일정에 보수적으로 본다: “몇 년 안에 지배”는 대개 더 오래 걸린다

맞힌 방향, 틀린 주인공

2021년 ARK의 자율주행 택시 전망을 2026년에 다시 읽으면, 큰 방향은 옳았지만 주인공은 바뀌었다. 느릴 거라던 웨이모가 앞서고, 선두라던 테슬라는 작게 출발했으며, 경직됐다던 중국이 빠르게 따라붙었다. 다음에 누군가 “이 회사가 그 시장을 지배한다”고 단언하면, 트렌드와 승자를 떼어 묻는 습관. 그게 결국 투자자를 지킨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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