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임금님의 이야기로 보는 현대판 투자 이야기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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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배운 교훈이 투자에서는 통하지 않는 이유

여러분은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어린 시절 우리 모두가 배운 이 우화의 교훈은 명확했습니다. 진실을 외쳐야 한다는 것, 거짓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현대 금융 시장에서 이 교훈은 완전히 뒤집힙니다. 시장에서는 “옳은 것보다 부자가 되는 게 낫다”는 냉소적인 진리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는 이제 기업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분위기 트레이딩에 빠져들었습니다. 목표는 오직 하나, “수치 상승”입니다. 벌거벗은 임금님을 벌거벗었다고 외치는 아이가 되기보다는, 그저 군중을 따라가며 부자가 되는 쪽을 선택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테슬라: 자동차 회사에서 AI 판타지로의 변신

테슬라만큼 이 현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도 드뭅니다. 일부 분석가들이 “원조 밈 주식”이라고 부를 정도로, 테슬라의 주가는 실제 사업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습니다.

테슬라의 핵심 제품인 전기차는 어떤가요? 빠르게 정체되어 경쟁사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는 더 이상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이제 테슬라는 AI 및 로봇 기술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분석가들의 분석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테슬라의 핵심 자동차 사업이 회사 전체 가치의 단 12%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어디에 있을까요? 로보택시가 45%, 완전 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가 17%를 차지합니다.

문제는 이 제품들이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고객들이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없다는 점입니다. 로보택시는 여전히 개발 중이고 버그가 많으며, 알파벳의 웨이모보다 몇 년 뒤떨어져 있습니다. 2만 달러짜리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개발 단계이며, 집안일을 하려면 아직도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간단히 말해, 테슬라 주가의 절반 이상이 아직 존재하지 않거나 대규모로 존재하지 않는 제품에 베팅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테슬라는 무엇을 얻었나?

이렇게 핵심 제품에는 눈감고 개념 증명도 없는 신생 기술에 도박을 건 대가로 테슬라는 무엇을 얻었을까요? 놀랍게도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75%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습니다. 시가총액 1조 5천억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회사가 되었습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분명 가치는 있지만, PER 200배에 거래되는 주식은 과대평가된 것 같아. 이번 투자는 포기할게.

워런 버핏의 관점에서 보면 그들이 옳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워런 버핏이 아닙니다. 그냥 “욜로(YOLO)”라고 외치고 머스크를 믿었던 사람들보다 훨씬 덜 부유할 뿐입니다.

암호화폐: 회의론자들의 패배

암호화폐 회의론자들 역시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입니다. 물론 암호화폐는 과대광고에 의해 거래되고, 변동성이 매우 크며, 실제 적용 범위가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누가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5년 동안 700%나 상승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속이 뒤집힐 듯한 하락도 여러 번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S&P 500 지수의 110% 상승률을 압도적으로 넘어섰습니다.

암호화폐는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주류가 되었습니다.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조차도, 오랫동안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지만, 이달 초 블록체인이 “실재한다”고 발언하며 어느 정도 입장을 바꿨습니다.

암호화폐 트롤들이 회의론자들에게 “가난하게 사는 재미를 느껴라”라고 조롱했던 것이, 안타깝게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저점 매수가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시대

이 시장에서 비관론자로 사는 것은 돈을 벌 수 없습니다. 저점 매수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를 뒤흔들 “나쁜” 소식은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투자자들은 저점 매수가 거의 항상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거대한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소스닉은 이렇게 경고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투자자들이 큰 폭의 하락장을 모두 매수했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이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무한한 자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누구도 무한한 투자 기간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진실과 수익 사이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벌거벗은 임금님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했습니다. 진실을 말하라는 것. 하지만 현대 투자 시장은 다른 메시지를 전합니다. 진실보다는 수익을, 가치보다는 모멘텀을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언제까지 이 게임이 지속될 것인가입니다. 저점 매수가 항상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그렇지 않을 때까지입니다. 그리고 언제, 심지어 얼마나 큰 하락장이 찾아올지조차 아무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벌거벗은 임금님을 벌거벗었다고 외치는 아이가 될 것인가, 아니면 군중을 따라가며 부자가 되는 길을 선택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분의 투자 철학과 리스크 감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장은 여전히 비합리적으로 움직일 수 있고, 그 비합리성은 여러분의 합리성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역사는 또한 우리에게 가르칩니다. 모든 거품은 언젠가 터진다는 것을.

참고 자료: CNN, “It’s better to be rich than 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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