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썬을 처음 깔려고 검색해보면 꼭 한 번은 부딪히는 질문이 있다. “파이썬 2랑 3, 뭘 써야 하지?” 한때는 진지하게 고민할 만한 문제였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파이썬 버전 선택은 더 이상 2와 3 사이의 갈림길이 아니다. 옛날 글이나 오래된 책을 보고 헷갈렸다면, 이 글 하나로 정리하고 넘어가자.

파이썬 2는 끝났다
먼저 짚고 갈 사실 하나. 파이썬 2는 죽었다. 비유가 아니라 공식적으로 그렇다. 파이썬을 만든 공식 재단이 2020년 1월 1일을 끝으로 파이썬 2 지원을 완전히 중단했다. 버그를 발견해도 더는 고쳐주지 않고, 보안 구멍이 뚫려도 패치가 나오지 않는다. Python.org의 공식 안내에도 “파이썬 2는 더 이상 유지보수되지 않는다”고 못 박혀 있다.
그러니 “최신 버전 대신 검증된 옛 버전을 쓰는 게 안전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접어도 된다. 멈춰 선 버전은 안전한 게 아니라 방치된 거다. 지금 새로 파이썬을 배우는 사람이 파이썬 2를 깔 이유는 사실상 없다. 십 년 넘게 굴러온 낡은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특수한 직업이 아니라면, 2는 머릿속에서 지워도 된다.
예전에는 사정이 달랐다. 파이썬 3가 2의 여러 버그를 손보는 과정에서 둘 사이의 호환이 깨졌고, 쓸 만한 라이브러리가 한동안 파이썬 2에만 몰려 있었다. 그래서 “더 좋은 3를 쓰고 싶어도 라이브러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2를 써야 하는” 답답한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 시절은 지났다.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라이브러리가 이미 파이썬 3로 갈아탔다.
그럼 이제 무엇을 고민할까
파이썬 2가 사라졌으니, 진짜 고민은 다른 데로 옮겨갔다. 바로 “파이썬 3의 여러 버전 중에서 뭘 고르느냐”다. 파이썬 3도 한 덩어리가 아니다. 3.9, 3.10, 3.11처럼 작은 버전이 해마다 새로 나온다. 2026년 6월 현재 최신 안정판은 파이썬 3.14이고, 2025년 10월에 정식 공개됐다. 매년 10월쯤 새 버전이 한 단계씩 올라가는 흐름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또 비슷한 고민이 고개를 든다. “무조건 최신 3.14를 깔아야 하나, 아니면 한 단계 아래를 쓰는 게 안전한가?” 답은 상황에 따라 갈린다. 그래도 입문자라면 기준은 단순하다.

파이썬 버전 선택, 최신 vs 한 단계 아래
새 버전은 보통 더 빠르고, 문법도 조금씩 친절해진다. 파이썬 3.14만 해도 대화형 화면에서 코드에 색이 입혀지는 기능이 들어가서, 초보자가 오타를 잡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그러니 “그냥 최신 깔자”는 선택도 충분히 합리적이다.
다만 딱 하나 변수가 있다. 라이브러리 호환이다. 새 버전이 나온 직후에는, 내가 쓰려는 외부 라이브러리가 아직 그 버전을 따라오지 못한 경우가 가끔 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일부러 최신보다 한 단계 아래 버전을 깔기도 한다. 안정성과 호환을 한 번 더 챙기는 거다.
정리하면 이렇다. 그냥 파이썬을 배우고 연습하는 단계라면 최신 버전을 깔아도 거의 문제없다. 반대로 특정 라이브러리나 프레임워크를 꼭 써야 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그 도구의 공식 문서가 권장하는 버전을 따라가는 편이 안전하다. 어느 쪽이든, 파이썬 2를 만질 일은 없다는 점만 확실하다.
각 버전이 언제까지 지원되는지 궁금하다면 파이썬 공식 버전 현황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떤 버전이 아직 보안 업데이트를 받고, 어떤 버전이 수명을 다했는지 한눈에 정리돼 있다.
내 컴퓨터에 깔린 게 몇 버전인지 확인하는 법도 간단하다. 터미널이나 명령 프롬프트를 열고 python --version이라고 치면 된다. 화면에 Python 3.14.6 같은 숫자가 뜬다면, 이미 파이썬 3를 쓰고 있다는 뜻이다. 혹시 앞자리가 2로 시작한다면, 그건 새로 깔 때가 됐다는 신호다. 이 한 줄만 기억해두면 파이썬 버전 선택으로 더 헤맬 일이 없다. 버전을 확인하고, 낡았으면 갈아끼우고, 바로 코드로 넘어가면 된다. 처음 한두 번만 신경 쓰면 그다음부터는 손이 알아서 움직인다.
버전만큼 중요한 ‘어떻게 설치하느냐’
버전을 정했다면, 그다음은 설치 방법이다. 이것도 길이 여러 갈래다.
- 공식 홈페이지(python.org)에서 받아 그대로 설치하는 방법. 가장 기본이고, 입문자에게 추천한다.
- 데이터 분석을 주로 한다면 아나콘다(Anaconda)처럼 라이브러리를 한데 묶어주는 배포판을 쓰기도 한다.
- 여러 프로젝트마다 다른 버전을 오가야 하는 단계가 되면, 버전 관리 도구로 갈아타게 된다.
처음에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공식 사이트에서 최신 버전을 받아 까는 것으로 시작하자. 버전 관리니 가상 환경이니 하는 건, 코드를 좀 짜다 보면 자연스럽게 필요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때 배워도 늦지 않다. 설치 자체가 막막하다면 파이썬을 설치해 볼까요에서 단계별로 따라 할 수 있다.
입문자를 위한 결론
복잡하게 말했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답은 한 줄이다. 파이썬 버전 선택은 고민할 게 없다. 최신 파이썬 3를 깔면 된다.
체크리스트로 줄이면 이렇다.
- 파이썬 2는 거들떠보지 않는다. 이미 끝난 버전이다.
- 공식 홈페이지에서 최신 3.x 버전을 받는다.
- 특정 라이브러리를 꼭 써야 한다면, 그 도구가 권장하는 버전을 확인한다.
- 버전 관리, 가상 환경 같은 건 나중에. 일단 한 줄 써보는 게 먼저다.
예전 같으면 두 버전을 다 배워야 하나 머리를 싸맸겠지만, 지금은 그럴 일이 없다. 파이썬을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이만큼 다행인 일도 없다. 고민의 절반이 시대와 함께 사라진 셈이니까.
파이썬이 왜 첫 언어로 좋은지는 파이썬의 매력, AI 시대에 가장 인기 있는 언어가 된 이유에서,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는 파이썬으로 할 수 있는 것에서 더 다뤘다. 코드가 안에서 어떻게 도는지 궁금하다면 파이썬 동작 원리도 함께 읽어보면 좋다. 코딩 자체가 처음이라 망설여진다면 프로그래밍 배우기, 망설이는 그대에게부터 가볍게 시작해도 된다.
버전 고민에 시간을 쏟느니, 그 시간에 print("hello") 한 줄을 직접 쳐보자. 파이썬은 그렇게 손으로 익히는 언어다. 어떤 버전을 깔지보다, 오늘 코드 한 줄을 돌려봤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참고 자료
- Python.org, "Sunsetting Python 2"
- Python Developer’s Guide, "Status of Python versions"
- Dataquest, "Should I Learn Python 2 or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