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경제 모델을 위한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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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산업의 구독 경제 모델

출처:
flickr.com

뉴스미디어는 사양산업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요? 현재의 뉴스미디어들은 자체적인 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유의미한 수익을 낼 수 없는 것 처럼 보입니다. 사람들은 점점 더 뉴스를 보지 않고, 신뢰도가 높은 개별 언론사를 찾아보는 대신,
뉴스 애그리게이터
 앱이나 포털, 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만 뉴스를 소비합니다.

이런 소비 패턴의 변화는 언론사가 자체 사이트에서 나오는 온라인 광고만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을 만들 수 없게 되었음을 의미하고, 떨어지는 수익성은 좋은 콘텐츠에 대한 투자 여력을 감소시키게 됩니다. 결국 점점 부실한 콘텐츠로 채워지는 사이트로 인해 독자들은 떠나게 되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이런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해 일부 뉴스미디어들은 구독경제의 구축에 나섰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뉴욕타임스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퍼스트를 선언하며
스노우폴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하면서 포맷에서도 꾸준히 혁신을 시도해 왔습니다.

출처: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구독의 수익이 지면 등의 전통적인 광고 수익을 넘어서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삼았는데, 최근에는 이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니먼랩에서는 뉴욕타임스가 보스턴글로브, 더가디언 등과 함께 신문의 디지털 전환이 가능해지는 세 가지 이정표를 통과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뉴스미디어에게 있어 디지털 구독은 분명히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꾸준히 들어오는 정기적인 수입은 콘텐츠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고, 구독경제의 규모가 커질수록 매력적인 콘텐츠의 볼륨도 늘어납니다. 최종적으로는 매력적인 콘텐츠가 다시 구독자를 불러들이는 이상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구독으로의 전환은 절대로 쉬운 선택지가  아닙니다. 대부분 유료 구독 정책에 긍정적인 독자의 수는 쉽게 늘어나지 않고, 이로인해 유료 구독 정책은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콘텐츠에 돈을 지불하는 것을 낯설어하거나 꺼려합니다. 또 콘텐츠에 돈을 쓰더라도 뉴스미디어의 콘텐츠를 위해 소비하는 경우는 매우 적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구독경제를 만들 수 있을까요? 성공적인 구독경제를 위한 5가지의 체크 포인트를 제시해드리겠습니다. 이 5가지의 체크 포인트로 현재의 상황을 체크하고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첫번째, 정말 볼거리가 많은지 확인해 보세요.

콘텐츠 구독 상품을 설계하는 뉴스미디어라면 스스로가 보유한 콘텐츠들의 가치에 대해 ‘와, 이 정도면 진짜 싼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구독 상품을 고려할 정도의 미디어라면 그 미디어만의 오리지널 콘텐츠의 볼륨이 상당하기 때문이죠. 거기에 매일, 또는 일정한 주기로 업데이트되는 새로운 콘텐츠까지 생각하면 소비자에게 정말 합리적인 가격으로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뉴스미디어의 기대와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과는 달리 소비자는 해당 구독 상품을 꺼리거나, 효용성이 높지 않다고 느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는 개별 언론사나 미디어가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의 볼륨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고, 데이터베이스에 쌓여 있는 콘텐츠 중의 상당 부분은 이미 ‘철’이 지나 더 이상 독자가 찾지 않거나 관심이 떨어지는 콘텐츠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런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라면 독자를 유인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철이 지난 콘텐츠를 제대로 기능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가공’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재가공까지 신경쓸 인력이나 여유가 없는 것이 대부분의 미디어 회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결국 소비자는 그 미디어가 ‘정말로, 볼 게 없어서’
 구독하지 않는 상황이 되버리고 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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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경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뉴스미디어라면 구독 상품의 타겟으로 삼은
독자가 해당 콘텐츠를 얼마나 샅샅이 읽을지 시나리오를 작성해보거나, 인터뷰를 진행하여 상품의 실제 효용을 측정해봐야 합니다.

구독자가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수십만건의 기사를 매일 뒤져가면서 찾아 읽는 것을 주요 행동 패턴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면, 프로그램이나 인력을 통해 적절한 큐레이션을 제공해주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만약 적절한 큐레이션을 제공할 수 없다면, 아무리 수십 만건에 달하는 기사라도 그 가치는 구독자에게 있어서 0에 수렴하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의 성공도 뛰어난 큐레이션과 제안 기능 덕분이었다고 하죠.

두 번째, 경쟁자를 확인해 보세요.

첫번째 문제를 체크해 본 결과, 볼 것도 많고, 타겟 독자가 매일 들어와서 계속 체크하거나 즐길만한 콘텐츠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독자들은 여전히 구독을 주저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다른 경쟁자들의 영향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뉴스미디어의 경쟁자들의 다른 뉴스미디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닙니다. 사실 뉴스미디어의 경쟁자들은 전혀 다른 의외의 경쟁자들이죠. 바로 왓챠,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등 이미 구독 경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업계의 강자들입니다.

만약 정기 구독료를 4,900원 이상으로 정하고 싶다면, 수십 만 편의 VOD를 제공하는 왓챠는 물론이고, 스포티파이와 같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합니다.

게다가 구독 경제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 조차도 뉴스 구독에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죠. 로이터 인스티튜트의
디지털 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딱 한 가지의 미디어만 구독 할 수 있다면 무엇을 구독하겠느냐는 질문에 45세 이하의 성인 중 단 7%
 만이 뉴스를 골랐다고 합니다.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 응답은 역시나 동영상 스트리밍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였죠. 그렇다면 뉴스미디어에게 구독 경제는 희망이 없는 걸까요? 다음의 두 가지의 방법을 고려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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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대규모로,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의 경우처럼 한 달에 0.5달러
 등의 프로모션을 수시로 진행하거나, 프로모션이 없더라도 정기구독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죠. 즉 반드시 필요하진 않아도 일종의 교양 소비로 인식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앞서와는 반대의 방법입니다. 즉 매우 소규모의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죠. 이 방법은 확장성은 떨어져도 안정적인 수입을 추구한다면 시도해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라면 앞에서 살펴본 체크 리스트의
첫 번째 조건을 훨씬 까다롭게 충족해야 하고, 다음에 살펴 볼 체크리스트의
세 번째 조건도 훨씬 까다롭게 충족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 콘텐츠의 목표를 확인하세요.

‘달콤한 속삭임’은 언론사의 핵심 딜레마입니다. 즉 언론사가 제공하는 구독 상품이 “구독자가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구독자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주지 않는다면 구독 서비스를 통해 돈을 벌 수 없는 것이죠.

최근 극단적인 정치 성향을 보거나, 편향된 시각으로 뉴스를 전하는 유튜버가 크게 흥행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해당 채널의 크리에이터들이 얘기하는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수많은 시청자들이 이들을 후원했는데, 이와 같은 사례들은 구독자들이 그들이 구독하는 구독 콘텐츠에 대해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듭니다.

공정하고 높은 퀄리티로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취재한 기획취재나 르포 기사의 정기구독보다 근거도 명확하지 않은 음모론을 퍼뜨리는 유튜버가 더 많은 구독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슬픈 사실이지만, 지켜야 할 최소한의 가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은 명확합니다. 결국 이것은 “누구를 위해 이 콘텐츠를 만드는가?”
 또는 “이 콘텐츠는 어떤 집단을 대변하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극단적인 콘텐츠에 대한 독자의 호응이 높은 것은 국내에서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세계 각국에 존재하는 극우 언론의 인지도와 해당 극우 언론을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뉴스 매체로 꼽는 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부분에서 보면 적은 숫자에 불과하지만, 들어야 할 메시지 보다, 듣고 싶은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콘텐츠를 통한 수익에 훨씬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존의 뉴스미디어는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렇지만 뉴스미디어는 뉴스미디어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뉴스미디어는 오히려 구독 모델을 정밀하게 설계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즉 구독 상품으로 구성하고자 하는 콘텐츠가 어떤 독자에게 가장 잘 어필할지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해당 독자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핵심 가치를 지키고 전달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나
가디언
 등의 뉴스미디어는 언론사로서의 가치와 구독자가 요구하는 가치가 거의 충돌하지 않는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독자는 해당 뉴스미디어에게 공정한 보도를 요구하고 해당 언론사는 이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충실히 쌓아올립니다. 또 콘텐츠의 색깔을 잘 확립하고 이에 딱 맞는 구독자를 확보한 사례로는
와이어드를 꼽을 수 있습니다. 독자는 와이어드에 자신들만의 특별한 콘텐츠를 기대하며 와이어드의 구독자라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의 브랜드를 어느 정도 확립합니다. 이는 마치
애플의 사용자들과도 같죠. 와이어드는 이런 ‘
힙스터‘스러운 감성을 적극적으로 어필함으로써 프린트를 중단하는 수많은 매거진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꿋꿋하게 프린트 버전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생산자들에게는 이전의 그 어느 시대와도 비교할 수 없이
VoC
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에, 콘텐츠 자체의 생산 관행을 바꿀 수 없다면 최소한 독자들이 원하는 언어와 형태로 재가공 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죠. 다만 보유한 브랜드의 가치와 맞지 않는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라면 목표로 한 독자들에게 브랜드의 가치를 전파하기는커녕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음에 주의할 필요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미 동영상 촬영의 편집 노하우와 인력이 축적되어 있는 방송사가 유튜브에 진출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 가능한 일이지만, 텍스트로 이루어진 콘텐츠를 주로 발행하는 언론사들의 무리한 유튜브 진출로 인한 콘텐츠의 퀄리티는 당연히 보장할 수 없습니다. 낮은 퀄리티의 콘텐츠는 낮은 시청자 유입으로 이어지고, 낮은 시청를 유의미한 지표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조직의 내부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콘텐츠 제작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콘텐츠의 적절한 퀄리티가 담보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그 예산을 다른 적합한 활용처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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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겟 구독자를 구체화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조금 더 광범위한 구독자들에게 콘텐츠를 끊임없이 어필하여 구독의 필요성을 납득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구독 상품을 구매한 독자에게 곧바로 워싱턴 포스트가 제공하는 70여종의 뉴스레터를 소개하는데, 구독자는 이중에서 관심있는 주제나 브리핑 뉴스레터를 선택하여 구독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구독 안의 구독인 셈인데, 이는 광범위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에 그 중의 일부 콘텐츠만 추출하여 관심있는 구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리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워싱턴 포스트

넷째. 정서적인 가치를 확인하세요.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는 콘텐츠 자체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을 해보았다면, 다음은 구독 서비스의 정서적인 부분의 가치에 대해서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구독자들은 실제로 콘텐츠를 향유하거나 콘텐츠에 쓰는 시간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그 상황의 ‘기분’에 따라 구독자가 되거나,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 않다고요? 넷플릭스, 왓챠, 애플 뮤직, 플로, 유튜브 프리미엄 등의 서비스를 생각해보세요. 우리들 대부분은 해당 서비스를 자주 활용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계속 볼 거니까, 구독을 끊었다가 다시 가입하기 귀찮아서, 없으면 왠지 허전하니까, 또는 그냥 해당 서비스의 사용자라는 사실이 만족스러워서 등등의 이유로 구독을 지속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유료 구독자 중에서도 최고의 고객은 바로 굳이 콘텐츠를 사용하지 않아도 구독을 유지하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경제적으로는 대단히 비합리적인 선택입니다. 하지만 구독을 유지하도록 선택하는 힘은 결국 브랜드의 이미지에서 발생합니다. 즉 해당 브랜드를 구독한다는 사실이 개인의 이미지에 더 나은 인상을 더해주거나, 브랜드의 좋은 이미지가 변질되지 않고 오래 가는 구독 서비스라면, 실제로 제공하는 콘텐츠의 퀄리티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충분히 오랫동안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오랫동안 유지하다보면 언젠가는 해당 필드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즉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브랜드 또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의 프로모션과 정체성의 확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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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뉴욕타임스 정기구독하는 사람이야.”라고 했을 때, 그 사람에게 어떤 이미지가 느껴지시나요? 왠지 그 사람은 실제의 모습이 어떤지와는 상관없이 진보적이고 시사 문제에 관심이 있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지 않나요? 이렇게 브랜드의 이미지는 그 사람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만약 현재 가지고 있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확립되지 않았거나, 브랜드의 인상을 강화하고 싶다면 이미 쌓아온 브랜드의 인지도를 활용하거나, 적극적인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재정립하는 방법을 사용해 보세요. 지금 당장 브랜드가 가진 뚜렷한 이미지가 없다면 꾸준히 브랜드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쌓아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째.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세요.

콘텐츠 구독 경제 모델은 절대로 단기으로 성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 구독 경제 모델에 대해 가장 크게 착각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즉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런칭하기만 하면 매달 일정한 수입이 확보되고 지속적으로 유기적인 성장이 가능할 거라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죠.

하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콘텐츠 자체에 대해 보이는 호의와 사용하는 시간과는 별개로, 지갑은 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뉴스미디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콘텐츠 구독 경제 모델은 바로 그런 회의적인 시선과의 싸움입니다. 꾸준히 사람들이 구독할 만한 콘텐츠를 누적하고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큰 규모의 구독자는 유치하지 못하더라도 결국엔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레진코믹스는 유료 웹툰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대표적인 콘텐츠 구독 서비스이지만, 처음 7년 동안은 지속적인 적자를 보고 있었다고 하죠.

출처:
레진코믹스

레진코믹스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성공적인 구독 서비스로의 안착을 위해서는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운영 기간은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기에는 너무 짧을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다고 접어버린다면 서비스를 시작하는 의미가 없겠죠?

또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바로 디지털 구독 매체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뤘다고 평가받는 뉴욕타임스입니다. 뉴욕타임스조차도 디지털 구독 수익이 전체 수익의 40% 가량을 차지할 때까지 거의 8년이 걸렸습니다.

체크하기

성공적인 서비스 안착을 위해서는 브랜드와 톤앤매너를 명확히 확립하고, 원하는 방향을 설정한 후에 이를 꾸준히 운영 할 수 있는 고정적인 인원도 필요합니다. 동시에 구독 경제 모델을 통해 곧바로 유의미한 수입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접는 것이 좋습니다.

성공적인 구독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포맷을 시도하고,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상당히 오랫동안 채워나가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구독 서비스를 고려하는 미디어라면 각자 머리가 터져나갈만큼 고민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콘텐츠가 너무 많이 누적돼 있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거나, 콘텐츠가 너무 없거나, 콘텐츠를 꾸준히 새로 생산하고 재가공 할 의지는 있지만 어떻게 브랜드화 시켜야 하는지를 모른다거나 하는 등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런 미디어의 고민은 당연히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게다가, 뉴스미디어들은 국내의 특수한 미디어 환경도 고려해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뉴스가 네이버와 다음을 통해 소비되고, 언론사들에 대한 신뢰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최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뉴스리포트 2020,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아무런 장벽이 없는 환경에서도 구독 서비스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데, 포털을 통해 대부분의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들에게는 개별 미디어의 사이트에 접속하는 행동 자체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습니다.

결국 구독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방법은 돈과 시간, 사람을 쏟아붓는 방법 뿐일지도 모릅니다. 즉 콘텐츠를 돈 주고 보고 싶은 생각이 없는 독자들로 하여금 지갑을 열어 구독하게 만들고, 구독을 종료하지 않도록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하고, 브랜드의 지향점에 맞는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진행하고, 정기적으로 독자/구독자의 피드백을 체크해 반영하는 지루하고 정석적인 길만이 결국 구독서비스를 성공시킬 수 있는 방법일 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오랫동안 공을 들이고 성장 시킨 구독 서비스라면, 분명 머지않은 미래에 회사를 먹여살리는 주요 수입원이 되어 줄 것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성장한 구독 서비스는 불안정하고 예측할 수 없는 다른 수입원과는 달리,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수입원이기 때문에 회사의 발전과 안정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미디어 구독 서비스의 경우, 미국에서의 유료구독자 중 절반 이상은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중 하나, 혹은 둘 다를 구독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절반 이상이
더타임스
텔레그래프를 구독하고 있어 현 상황에서 구독 서비스 시장은 승자독식의 형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게다가 유료구독 의사가 있는 독자라면 대부분 단 하나의 미디어에 대해서만 유료구독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 명 한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큰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막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여는 소규모의 사업체라면, 처음에는 그저 일반적인 결혼식의 하객 수 정도의 구독자를 목표로 전략을 짜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확실한 가치 전달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만이 콘텐츠 구독 서비스의 견고한 미래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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