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활동을 위한 필수 자금
운전자본은 회사를 운영할 때 영업활동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말합니다. 즉, 운전자본은 회사가 영업을 위해 외상판매를 하거나, 적정재고를 보유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자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면 적정량의 재고를 쌓아놓고 주문이 들어왔을 때, 구매자에게 외상 거래를 통해 납품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이렇게 외상 거래를 하게 되면 외상매출 채권이 발생하게 되고, 일정 기간동안 회사의 자금이 묶이게 됩니다. 그래서 회사는 영업활동 등을 위한 적정 수준의 운전자본이 꼭 필요한 것이죠.
회사의 입장에서 외상매출은 물건을 사는 소비자에게, 회사가 이자를 받지 않고 돈을 빌려주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여유자금이 없는 회사라면 외상매출 만큼의 돈을 다른 곳에서 빌려야 합니다. 만약 이 돈을 금융기관에서 빌리게 되면, 회사는 외상매출로 인해 부담해야 할 이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회사가 열심히 매출을 올려도 과도한 외상매출이 발생하게 되면, 회사의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하게 됩니다.
회사는 소비자의 갑자스런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항상 적정 수준의 재고를 미리 확보해야 하죠. 주문을 받은 후 생산에 들어가는 주문생산 방식이 사업 모델인 회사라도, 주문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부품이나 원재료 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재고를 쌓아두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도 회사가 적정 수준보다 많은 재고를 보유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회사가 적정 수준보다 많은 재고를 보유하게 되면, 회사는 재고를 구매하는데 많은 돈을 사용하게 되는 만큼 자금이 묶이게 되고, 둔화된 현금흐름으로 인해 유동성위기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회사가 영업을 위해 일정수준의 외상매출과 재고자산을 유지하기 위한 자금을 운전자본이라고 합니다.
운전자본 분석하기
회사의 운전자본을 파악해야 하는 이유는, 회사가 가진 운전자본의 규모가 금융비용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인데, 만약 매출규모가 비슷한 두 회사가 있다면, 운전자본을 더 적게 사용하는 회사가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이 더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규모의 다른 기업보다 더 유리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재무상태표에서 운전자본은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을 합한 금액을 말합니다. 또 운전자본에서 매입채무를 빼면 순운전자본이 되는데, 매입채무는 회사가 외상으로 구매한 원재료 등의 총액으로, 당장 현금으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구매대금의 결제를 나중으로 미뤄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본 = 재고자산 + 매출채권
순운전자본 = 운전자본 – 매입채무
매입채무와 매출채권은 서로 반대의 성격을 가집니다. 매입채무는 회사가 매입채무에 대한 지불을 미루는 만큼, 돈을 이자 등의 비용없이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출채권은 회사의 돈을 고객에게 이자없이 빌려주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회사는 고객에게 물건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을’의 입장에서 외상을 주게 되고, 회사가 원재료를 구매하는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갑’의 입장이 되어 외상매입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례: 아미코젠
연결 재무상태표 |
제 23 기 반기말 2022.06.30 현재 |
제 22 기말 2021.12.31 현재 |
(단위 : 원) |
제 23 기 반기말 |
제 22 기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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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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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자산 |
127,113,201,820 |
123,658,944,129 |
현금및현금성자산 |
28,744,954,470 |
26,916,069,133 |
단기금융상품 |
10,744,644,998 |
15,629,688,718 |
단기기타금융자산 |
1,456,041,752 |
2,987,318,506 |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 |
33,512,732,287 |
33,474,773,180 |
재고자산 |
47,086,338,538 |
38,710,791,302 |
기타유동자산 |
5,382,926,750 |
5,795,643,392 |
당기법인세자산 |
185,563,025 |
144,659,898 |
… |
||
부채 |
||
유동부채 |
160,154,977,367 |
160,470,364,463 |
매입채무 및 기타유동채무 |
46,371,976,081 |
47,615,524,055 |
단기차입금 |
41,549,000,000 |
41,949,198,299 |
… |
DART(전자공시시스템)
아미코젠의 경우 운전자본은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
33,512,732,287원과 재고자산
47,086,338,538원을 합한
80,599,070,825원이고, 매입채무
46,371,976,081원을
차감한 순운전자본은 34,227,094,744원입니다. 그렇지만 운전자본의 경우 단순히
수치만 확인하는 것 보다는 다음의 3가지를 고려하면서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
운전자본 분석 시 고려할 요소들
- 전년대비 증감율
- 매출액 대비 운전자본의 비율
- 경쟁사 대비 증감율
운전자본이 전년과 대비해서 올해의 매출액 보다 크게 증가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물론 회사의 매출액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운전자본의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매출이 크게 증가하지도 않았는데 운전자본이 더 빠르게 증가한 경우라면, 회사가 재고를 크게 늘렸거나, 외상매출대금이 제대로 회수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운전자본이 전년 보다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회사에 그만큼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게 된 상황이란 의미입니다. 또 운전자본이 크게 증가하면, 증가한 운전자본 만큼 영업활동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재무상태표의 원칙상 자산이 증가한 만큼, 부채나 자본이 증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전년 보다 100억원 정도 증가했다면, 재무상태표의 원칙상 자산이 증가한 만큼 부채나 자본이 증가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는 어디에선가 자금을 끌어와야 합니다. 여기서 운전자본은 영업활동과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운전자본의 증가는 곧 영업활동현금흐름의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것이죠. 현금흐름표에서는 이것을 영업활동 자산부채의 증감으로 표시합니다.
연결 현금흐름표 |
제 23 기 반기 2022.01.01 부터 2022.06.30 까지 |
제 22 기 반기 2021.01.01 부터 2021.06.30 까지 |
(단위 : 원) |
제 23 기 반기 |
제 22 기 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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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활동현금흐름 |
(14,261,794,786) |
12,706,911,616 |
당기순이익(손실) |
(19,504,483,624) |
46,141,703,201 |
당기순이익에 대한 조정 |
22,991,290,705 |
(37,978,893,416) |
영업활동으로인한자산ㆍ부채의증감 |
(9,353,211,654) |
7,259,553,576 |
이자수취 |
212,674,232 |
148,059,230 |
이자지급 |
(695,140,249) |
(701,133,339) |
법인세납부(환급) |
(7,912,924,196) |
(2,162,377,636) |
DART(전자공시시스템)
위 현금흐름표와 같이 영업활동 자산부채의 증감에 있는
재고자산이 증가하면 증가한 금액만큼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가 됩니다.
즉, 전년도에 50억원 이었던 재고가 올해 100억원으로 늘었다면 50억원 만큼의 재고가 회사에 쌓여 있다는 뜻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 됩니다.
반대로, 전년도에 100억원 이었던 재고가 올해는 50억원으로 줄었다면, 50억원 만큼의 재고가 현금화되어 회사에 들어온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는 플러스 요인이 됩니다.
매입채무는 앞에서 말한 것 처럼 영업활동과 관련된 부채로, 매입채무의 증가는 결국 부채의 증가를 의미합니다. ‘부채’는 회사에 돈이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고, 작년에 가지고 있던 100억원의 매입채무가 올해 150억원이 되었다면, 50억원 만큼의 재고를 ‘외상으로’ 추가 매입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외상으로 매입한 만큼의 돈이 회사에 유입된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영업활동에 관련된 자산과 부채가 변하면 회사에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현금흐름도 변합니다.
워런 버핏과 운전자본
워런 버핏은 회사를 주주의 이익을 증가시켜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정의했고, 이 때문에 주주이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워런 버핏은 매년 주주이익을 크게 증가시켜주는 회사가 장기적으로도 상승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합니다.
주주이익 = 순이익 + 감가상각비 – 유형자산투자 – 운전자본증가
참고로, 워런 버핏이 정의한 주주이익은 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와 유형자산투자, 운전자본증가를 차감한 것인데, 이는 회사의 순이익을 주주의 이익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워런 버핏은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에 따라 운전자금이 증가하는 것은 비용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주주이익을 영업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인 유형자산투자와 운전자본증가액을 뺀 것으로 본 것입니다.
회사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형자산 투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만약 회사가 투자를 오랫동안 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상실하고 도태될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이런 유형자산에 대한 자본적 지출을, 회사의 입장에서는 인건비나 수도광열비처럼 필수적인 비용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유형자산에 대한 투자는 회사의 영속적인 이익창출을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인 만큼 주주이익에서 차감하는 것이 옳다고 본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워런 버핏은 유형자산 투자를 많이 하지 않고도 꾸준히 경쟁력이 유지되는 기업이 주주가치를 더 크게 증가시켜 준다고 생각한 반면, 운전자본의 증가는 설비투자와 마찬가지로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워런 버핏의 이런 판단의 근거는 운전자본이 기업의 매출 증가와 비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데, 매출채권의 회수기간이 짧고, 재고자산도 많지 않아 운전자본의 증가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가, 운전자본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회사의 경영환경이 악화되었거나, 경쟁력이 저하되어 거래관계에서의 이점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