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에 대해 알아야 할 몇 가지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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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린치는 기업의 순이익과 관련하여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주가가 순이익의 3배에서 6배에 불과한 주식에 투자해서 손해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국내 증시에서 금융주는 대표적인 가치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기업의 자산이나 실적에 비해 주가가 너무나 저렴한 상태이기 때문에 가치주로 분류되는 것이죠.

가치주로서의 적정
밸류에이션을 측정하는 지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는
PER

PBR
이 있습니다.

이 PER과 PBR을 기준으로 2020년의 국내 4대 은행의 평균 PER은 4.5, 평균 PBR은 0.35에 불과합니다. 이 지표를 KOSPI 지수와 비교해 볼까요? KOSPI 지수는 2021년의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PER 12.5, PBR 1.27입니다.

KOSPI와 4대 은행 평균 비교
 지표
4대 은행 평균
KOSPI
PER
4.5
12.5
PBR
0.35
1.27

표로 만들어보니 쉽게 비교가 되시죠? 국내 증시의 4대 은행주는 KOSPI에 편입되어 있는 모든 종목들의 평균에 비해서 PER은 약 3배, PBR은 약 4배 정도 싼 가격으로 할인되어서 거래가 되고 있다는 의미이고, 저평가 된 국내 증시에서도 은행 업종은 가장 저평가 되어 있는 업종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업종별 12개월 선행 PER 비교(데이터 출처: Fnguide,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업종별 12개월 선행 PER 비교 그래프를 보면 은행 업종이 얼마나 저평가 되어 있는지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은행이라는 업종 자체가 그냥 원래 저평가되는 업종일까요? 해외의 국가별 은행 PER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국가별 은행 PER 비교(데이터 출처: Thomson Reuters,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해외의 국가별 은행 PER과 비교해봐도 국내의 은행주들이 압도적으로 저평가
 되어 있습니다. 특히 독일과의 차이는 6배가 넘습니다. 그럼 왜 국내의 은행주는 이렇게 디스카운트되어서 거래되고 있을까요?

국내 은행주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는 대표적으로 2가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바로 은행은 성장하지 못하는 산업이라는 생각과 금융 당국의 지나친 규제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성장하지 못하는 금융산업?

일반적으로 은행은 성장하지 못하는 산업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은행이 사양산업인 걸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현재의 흐름을 고려할 때 은행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오히려 21세기의 성장산업이 될 수도 있을 걸로 생각됩니다.

그 이유로 최근 은행들의 비즈니스 행보를 들 수 있는데요, 시중의 대표적인 은행은 모두 증권, 보험, 카드, 인터넷 뱅킹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는 계속해서 제조업에서 금융업/서비스업으로, 현재는 IT로 이어지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뭔가 은행과 관련된 새로운 산업이 그려지지 않나요?

바로 핀테크 산업입니다. 핀테크야 말로 금융과 IT가 융합된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산업인 것이죠. 핀테크는 분명 지속적으로 성장할 산업입니다. 국내에서의 금융산업, 특히 은행은 현재 내수 위주의 극성숙 산업인건 맞지만 계속해서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진화해나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금융당국의 지나친 규제

국내에서 은행은 정부의 규제가 개입되는 대표적인 산업입니다. 이는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지만, 지나친 개입으로 인해 관치금융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관치란 국가의 행정 기관이 직접 맡아서 한다는 의미인데, 얼마전 금융당국이 코로나19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대응을 이유로 금융지주사에 배당 축소를 권한 것을 두고 ‘관치금융’이라는 논란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현대 자본주의의 근간이 되는 것은
주주자본주의

 또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인데, 우리나라는 은행들의 배당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죠. 결국 은행들이 배당을 자유롭게 할 수 없어 약한 배당을 할 수 밖에 없고 이로인해 주가가 지지부진할 수 밖에 없다는 해석입니다.

아시아 태평양 주요국 금융주의 PBR과 배당성향 산포도(데이터 출처: Bloomberg,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이미지와 같이 아시아 태평양 주요국 금융주의 PBR과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가장 왼쪽의 하단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시아의 주요국 중에서도 가장 뒤쳐져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은행의 배당을 제한하는 것은 다분히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더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이 외에도 금융주의 디스카운트 요인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더 많은 이유를 제시하지만, 그럼에도 너무 지나친 저평가인 것은 확실합니다. 가치투자자라면 주가는 본래의 가치를 찾아간다는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믿고 투자해도 좋은 상황이라고 판단됩니다.

금융주의 안전성

은행들의 성장성은 실적을 통해 확인되고 있고, 설사 실적이 다소 주춤한다고 해도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코로나로 인해 풀린 사상 최대의 유동성과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경기 사이클, 증가하는 백신 보급률, 더 내릴 곳이 없을 듯한 역사적 최저 금리,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FED에 선행하는 금리 인상 조치에 대한 기대감
 

 
 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이 모든 이유들이 모든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하방 경직성’을 충족시켜주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즉 은행주는 더 빠질 곳은 없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판단되는 것이죠. 은행주를 좋게 볼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방 은행주에 주목

왜 지방은행주에 주목해야 할까요? 현재 은행들은 은행업과 비은행업(카드, 증권 등)이 모두 잘 되고 있어 돈을 많이 벌고 있지만, 지방은행들은 다른 은행들에 비해 비즈니스 모델상 비은행업(카드, 증권 등)의 비율이 낮은 편입니다.

이는 금리인상과 관련이 있는데, 은행이 금리인상시기에 수혜를 입는 이유는 예대마진이 늘어나기 때문이고 비은행업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 금리인상의 수혜를 입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순이자마진
인데 금리가 인상되면 바로 이 순이자마진이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실적이 성장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배당 수익률

또 하나 지방 은행주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배당수익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식을 통해 버는 수익은 매매를 통한 차익과 배당으로 얻는 배당수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배당률이 높은 주식은 배당수익이 크기도 하지만 주가도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느낌이 오시나요? 맞습니다. 지방 금융주들의 배당률이 다른 은행들보다 높습니다.(물론 높은 배당성향을 자랑하는 대표 금융주도 있습니다.)

금융주들의 2021년 예측 주요 지표들
종목명 PBR PER ROE 시가총액
KOSPI 1.27 12.5 10.1 2,300조원
KB금융 0.46 5.2 9.4 21조 8천억원
신한지주 0.45 5.5 9.2 20조원
하나금융지주 0.39 4.2 9.7 13조 1천억원
우리금융지주 0.33 4.0 8.6 8조 2천억원
기업은행 0.32 4.3 7.0 7조 7천억원
BNK금융지주 0.27 3.8 7.3 2조 4천억원
DGB금융지주 0.29 3.9 7.6 1조 5천억원
JB금융지주 0.35 3.3 10.9 1조 4천억원

위의 표는 금융주 주요 지표들에 대한 2021년 예측치입니다. 여전히 매우 저평가 되어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는데, 아래의 주당 배당금과 시가배당률을 살펴보면 지방 금융주들의 배당률이 조금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21년에 실적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주는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BNK금융, DGB금융, JB금융이라고 합니다.

주당 배당금과 시가배당률
종목명 2018 2019 2020 2021(예측) 평균 배당성향
KB금융 1,920원(4.13%) 2,210
(4.64%)
1,770
(4.08%)
2,718원 23.6%
신한지주 1,600
(4.04%)
1,850
(4.27%)
1,500
(4.68%)
2,009원 24.5%
하나금융지주 1,900
(5.24%)
2,100
(5.69%)
1,850
(5.36%)
2,654원 23.9%
우리금융지주 700
(6.03%)
360
(3.70%)
719원 23.4%
기업은행 690
(4.91%)
670
(5.98%)
471
(5.33%)
590원 23.8%
BNK금융지주 300
(4.09%)
360
(4.7%)
320원 (5.63%) 443원 20.1%
DGB금융지주 360
(4.33%)
410
(5.76%)
390원 (5.74%) 527원 19.5%
JB금융지주 180
(3.16%)
300
(5.46%)
374원 (6.63%) 472원 17.2%

기업 위주의 대출 포트폴리오

각 은행들의 가계자금과 기업자금의 대출 내용을 살펴보면 지방 은행들이 다른 은행들에 비해 가계보다 기업에 빌려주는 돈이 더 많습니다. 이는 경기호황에서 확장으로 가는 국면에서 기업들의 대출이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가정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기업에 대출을 많이 해주는 은행이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가계부채는 현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만약 향후에 집값이 하락하게 되면 개인들의 부동산 투심도 함께 하락하게 되어 가계대출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가계보다는 기업에 대출을 더 많이 해주는 은행의 수익성이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슈 브리핑: 구조조정

현재는 5대 시중은행에서 구조조정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디지털 금융으로 전환하면서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4050 세대를 내보내고, 전체적으로 인력을 줄이려는 걸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은행이 지출한 비용도 상당히 컸다고 합니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에서 희망퇴직으로 지출한 비용만 1조 194억원으로 2019년 대비 9% 늘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겼는데, 이는 은행에서 희망퇴직자를 받으며 퇴직급여 외에 각종 보상을 지급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들어간 돈이 상당했던 것이죠.

앞으로도 희망퇴직은 계속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정 수준까지 인력 감축이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이는데 당분간은 매년 조 단위의 지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은행들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은행의 디지털 금융과 함께 핀테크로의 전환도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되네요.

현재 금융산업의 채널은 빠르게 디지털 플랫폼화하고 있고, 이는 곧 금융산업 시장의 주도권이 기존 금융회사에서 금융 플랫폼 회사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상 업의 본질이 재정의되는 과정인데, 가장 금융 플랫폼에 가까워 보이는 회사는 카카오뱅크, 토스 등입니다. 이에 반해 기존의 금융 회사는 아직 충분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죠.

향후에는 카카오뱅크가 금융 플랫폼의 관점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에 따라 플랫폼에 대한 가중치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마찬가지로 기존의 은행들도 금융 플랫폼이라는 관점에서 어떤 성과를 보이느냐에 따라 추가적인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직은 기존의 은행들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조금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안전성과 성장성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은행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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