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직접 하다가 지치는 창업자들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입니다. 제품 개발, 마케팅, 영업, 고객 응대, 회계까지 모든 것을 직접 처리하다 보면 번아웃이 찾아오죠. 그래서 많은 창업자들이 “빨리 사람을 뽑아서 업무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치명적인 함정이 있습니다. 위임은 분명 필요하지만, 절대 넘겨서는 안 되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벤처투자자 Naval Ravikant는 창업자가 반드시 직접 수행해야 하는 네 가지 핵심 임무를 강조합니다. 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순간, 회사는 창업자의 손을 떠나게 됩니다.
비즈니스는 결국 ‘인재 영입 게임’이다
벤처투자자 Vinod Khosla는 “당신이 꾸리는 팀이 곧 당신이 만드는 회사다”라고 말했습니다. 겉으로는 기술과 제품의 경쟁처럼 보이지만, 비즈니스의 본질은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이 승부를 결정지을 네 가지 핵심 임무가 있습니다:
1. 채용: 회사의 DNA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임무
채용은 단순히 빈자리를 채우는 일이 아닙니다. 초창기 멤버는 회사의 DNA 그 자체입니다. 이상적인 초기 팀은 천재적인 역량을 갖추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며, 자의식이 낮고, 근면하며,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채용을 외부에 맡기거나 다른 사람이 최종 결정을 내리게 하는 순간, 회사는 창업자의 통제에서 벗어납니다. 중간 관리 계층이 생겨나 창업자의 의도가 간접적으로 전달되면, 창업자는 회사를 ‘무에서 유로’ 이끌어갈 제품팀을 직접 지휘할 능력을 잃게 됩니다.
회사의 성격이 바뀌는 중요한 순간은 단순한 직원 수가 아닙니다. 창업자가 더 이상 모든 멤버를 직접 뽑고 관리하지 못하게 되는 바로 그 시점입니다.
최고의 인재는 오직 최고의 인재와만 일한다
채용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최고의 인재는 자신과 수준이 맞는 사람들과만 함께 일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입니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주변에 실력이 부족한 사람이 많으면, 자신이 이 조직이 아닌 다른 곳에 속해야 한다고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반면 최고의 팀은 서로에게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고, 서로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하며 시너지를 창출합니다. 따라서 창업자는 조직의 수준을 타협하지 않는 엄격한 기준을 유지해야 합니다.
채용 후보자에게 “팀원 중 아무나 무작위로 만나보고, 만약 그들에게 감명을 받지 못한다면 합류하지 말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이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마음에 걸리는 팀원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 팀에서 내보내야 할 약한 연결고리입니다.
낮은 자의식을 가진 사람을 찾아라
창업자가 직접 관리할 초기 멤버에게 필요한 자질은 지성, 에너지, 진실성에 더해 ‘낮은 자의식’입니다. 자의식이 낮은 사람들은 정치적인 다툼이나 공로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 대신 일 자체에 집중하며, 관리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그 결과 당신은 자의식이 높은 다섯 명을 관리하는 데 쏟을 에너지를, 자의식이 낮은 수십 명을 관리하며 회사 규모를 확장하는 데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2. 자금 조달: 투자자는 회사가 아닌 창업자에게 투자한다
자금 조달 역시 창업자가 직접 나서야 합니다. 투자자들은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창업자의 잠재력에 베팅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금 조달을 대리인에게 맡긴다면, 투자자들은 그 대리인을 실제 경영자로 인식할 것입니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 금융가를 고용하는 행위는 회사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는 신호로 간주됩니다.
3. 전략: 회사의 항로를 결정하는 나침반
전략은 회사의 항로를 결정하는 나침반과 같습니다. 창업자는 명확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팀 전체에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전략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회사의 방향성 자체를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4. 제품 비전: 복잡한 전체 그림을 통합하는 힘
제품 비전은 한 사람이 그 복잡한 전체 그림을 머릿속에 온전히 담고 통합해야 합니다. 회사가 가진 최고의 에너지를 완벽한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비전의 통일성이 필수적입니다.
종종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처럼 한 사람이 이 모든 것을 해내기도 하지만, 보통은 영업에 능숙한 ‘판매자’ 역할과 개발에 능숙한 ‘제작자’ 역할로 나누어 이 비전을 공유하는 두 명의 창업팀을 통해 실현됩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나보다 나은 사람’을 고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흔히 “당신보다 나은 사람을 고용하라”는 조언을 듣지만, 이는 초기 스타트업 단계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창업자보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은 그 아래에서 오래 일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초기에 스타트업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창업자 당신의 역량뿐입니다. 따라서 당신의 자질은 조직에 합류시킬 수 있는 모든 인재의 최고 수준을 결정하는 상한선이 됩니다.
초기 투자자들이 창업팀 자체를 가장 중요하게 보는 이유
이것이 초기 단계 투자자들이 창업팀 자체를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이유입니다. 그들은 화려한 초기 성과 대신 창업자 개인이 얼마나 뛰어난 사람인지 확인하려 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능력을 가장 확실하게 입증하는 방법은 바로 최고의 인재들을 당신의 회사로 끌어오는 것입니다.
창업자가 직접 수행해야 하는 네 가지 임무, 특히 채용은 회사의 성패와 수준을 결정짓는 핵심 DNA입니다. 이를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는 순간, 회사는 당신의 손을 떠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