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회사는 지금 몇 명이 일하고 있나요?
최근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JP모건 체이스, 골드만삭스, 월마트처럼 누구나 아는 거대 기업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사람을 늘리지 않겠습니다.
심지어 매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말이죠.
이것은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닙니다. 2025년 현재, 기업들은 완전히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인력 증가 없는 성장”이라는 대담한 도전이죠.
왜 기업들은 채용을 멈추었을까?
첫 번째 이유: AI에 대한 강력한 믿음
기업들이 채용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경영진들은 AI가 부족한 인력을 메우고 더 많은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에어비앤비의 CEO 브라이언 체스키의 말은 이러한 믿음을 잘 보여줍니다. 현재 7천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에어비앤비는 내년에도 직원 수를 크게 늘리지 않을 계획입니다. 체스키는 “사람들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면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할 필요가 없다”며, AI의 도움으로 기존 팀이 훨씬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알파센스의 분석 결과를 보면, 기업 실적 발표에서 ‘AI 투자 수익률(ROI)’에 대한 언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는 경영진들이 AI에 쏟아붓는 수백만 달러의 투자가 반드시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이유: 불확실한 경제 전망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경제 상황을 불확실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인력 채용은 큰 리스크입니다. 직원을 고용하는 것은 단순히 한 달 급여만 지불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인건비 부담과 조직 구조의 복잡성을 함께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JP모건 체이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투자자들에게 “은행이 어떤 필요에도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하는 반추적 대응에 대해 매우 강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이는 과거처럼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사람부터 뽑던 방식을 완전히 버리겠다는 선언입니다.
초경량 채용 모델: 새로운 기업 운영의 표준
기업들이 도입하는 새로운 전략을 ‘초경량 채용 모델’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 모델의 핵심 원칙은 명확합니다.
채용은 최후의 수단이다.
인튜이트의 CFO 샌딥 아우즐라는 이 원칙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인튜이트에서는 채용 공고가 날 때마다 관리자들이 왜 그 자리를 채워야 하는지 정당화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누군가 퇴사하면 자동으로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제는 “정말 새로운 사람이 필요한가?”를 먼저 질문합니다.
아우즐라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과거에는 누군가 떠나면 당연히 누군가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식의 전형적인 행동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제 누군가 그만두면 회사는 ‘인력 채용 방식을 재고할 기회가 있을까?’라고 묻습니다.
실제로 인튜이트는 재무, 법률, 고객 지원 부서의 특정 직책을 아예 대체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결과는 놀랍습니다. 지난 회계연도에 직원 수는 변동이 없었지만 매출은 16%나 증가했습니다.
실제 사례로 본 인력 감축 전략
월마트: 매출 증가, 직원 수 동결
미국 최대 민간 고용주인 월마트는 향후 3년간 직원 수를 거의 그대로 유지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이 계속 증가하더라도 말입니다. 이는 소매업계의 거인이 더 이상 규모의 경제를 ‘사람’으로 추구하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골드만삭스: AI로 대체 가능한 직무 축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더 직접적인 접근을 취했습니다. 이달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연말까지 직원 수 증가를 제한하고 AI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직무를 줄일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금융 서비스의 많은 부분이 데이터 처리와 분석인 만큼, AI가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 광범위하다는 판단입니다.
메타: 600명 감원으로 관료주의 타파
메타 플랫폼은 지난주 AI 부문에서 600명의 직원을 감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경영진이 이를 관료주의 완화를 위한 긍정적 조치로 환영했다는 사실입니다.
메타의 최고 AI 책임자인 알렉산드르 왕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팀 규모를 줄임으로써 의사결정에 필요한 대화 횟수가 줄어들고, 각 직원이 더 많은 업무 부담을 지고 업무 범위와 영향력이 커질 것입니다.
메타의 이런 접근은 조직이 커질수록 의사결정이 느려지고 혁신이 둔화된다는 오래된 경영 이론을 실천에 옮긴 것입니다.
타겟: 1,800개 일자리 정리
소매업체 타겟은 더 과감했습니다. 약 1,000명의 직원을 감원하고 800개의 공석을 정리했습니다. 이는 본사 직원의 약 8%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타겟의 신임 CEO 마이클 피델케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감원의 이유를 솔직하게 밝혔습니다.
너무 많은 계층과 중복된 업무로 인해 의사결정이 지연되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 전략의 숨겨진 위험
하지만 모든 것이 장밋빛은 아닙니다. 경영진과 경제학자들은 더 적은 인원으로 운영하는 전략이 여러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직원 번아웃과 생산성 저하
기존 직원들에게 더 많은 업무가 집중되면서 번아웃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은 AI와 효율성 개선으로 버틸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직원들의 동기 부여와 창의성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많은 직원들이 승진이나 새로운 역할 수행 기회를 얻지 못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조직 내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우수한 인재들은 결국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미래 리더 양성의 실패
현재의 인력 감축 전략은 미래 리더를 양성하는 파이프라인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젊은 인재들이 조직에 들어와 경험을 쌓고 성장할 기회가 줄어들면, 10년 후 회사를 이끌 리더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경제학자 매튜 마틴은 이렇게 경고합니다.
이것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지금은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도 고려해야 합니다.
HR의 새로운 도전
많은 대기업의 HR 책임자들은 기술이 더 많은 업무를 담당함에 따라 필요한 직원 수를 예측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AI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실제로 얼마나 될지, 그것이 언제 실현될지 정확히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준비되어 있나요?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인력 감축 트렌드가 아닙니다. 이것은 AI 시대에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완전히 새로운 운영 모델의 탄생입니다.
기업들은 ‘작지만 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고, 더 빠르게 의사결정하며, 더 날렵하게 움직이는 조직 말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직원들의 웰빙, 미래 리더 양성, 조직의 지속가능성입니다.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보다는, 기술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롭게 협력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여러분의 회사는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그리고 여러분 자신은 이 흐름 속에서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할까요? 답은 명확합니다. AI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 더 적은 자원으로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참고 자료: The Wall Street Journal, “More Big Companies Bet They Can Still Grow Without Hi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