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얼마나 많은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나요? 수천 명의 SNS 팔로워, 수백 명의 연락처… 하지만 진짜 관계는 몇 개나 될까요? 영국의 심리학자 로빈 던바는 놀라운 발견을 했습니다. 우리 뇌가 유지할 수 있는 안정적인 관계의 수는 정확히 150명이라는 것입니다.
뇌의 진화: 사회적 존재로 태어나다
인간의 뇌는 체중의 단 2%에 불과하지만, 우리 몸이 소비하는 에너지의 20%를 홀로 차지합니다. 1.4kg의 이 놀라운 기관은 신체에서 가장 비싼 대사 비용을 요구하죠. 왜 이렇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까요?
답은 우리의 사회성에 있습니다. 뇌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신피질은 기억, 언어, 문제 해결, 자기 인식 같은 복잡한 인지 기능을 담당합니다. 이 능력들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목적을 향합니다. 바로 광범위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브리검 영 대학교의 줄리앤 홀트-룬스타드 교수는 명확하게 말합니다.
사회적으로 더 많이 연결될수록 생존율이 높아집니다. 심혈관 질환, 뇌졸중, 제2형 당뇨병, 우울증, 치매 위험이 모두 감소하죠.
인간은 태생부터 사회적 존재로 설계되었습니다.
영장류 연구가 밝힌 놀라운 패턴
던바는 독특한 방식으로 인간관계의 한계를 연구했습니다. 원숭이, 여우원숭이, 유인원 등 30종 이상의 영장류를 관찰한 결과, 명확한 패턴이 드러났습니다. 신피질의 크기와 사회 집단의 규모 사이에 정확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침팬지의 평균 사회 집단은 약 50마리입니다. 침팬지들은 그루밍(털 고르기)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고, 이는 안정감을 조성하며 사회적 위계를 촉진합니다. 이러한 관계는 개체와 자손의 생존율 향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던바는 이 데이터를 인간에게 적용했습니다. 영장류의 신피질 크기와 집단 규모의 관계식에 인간의 뇌 크기를 대입하자, 놀라운 숫자가 나왔습니다. 150명. 이것이 우리가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관계의 상한선이었습니다.
역사가 증명하는 던바의 수
더 흥미로운 건 이 숫자가 역사적으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던바는 다양한 시대와 문화를 조사했습니다.
- 수렵 채집인의 친족 관계 규모
- 청동기 시대 공동체의 크기
- 중세 유럽의 앵글로색슨 마을 인구
- 19세기 모르몬교 마차 행렬의 구성원 수
- 현대 독일의 트레일러 공원 거주자 수
놀랍게도 모든 집단이 약 150명 전후로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우연이 아닙니다. 우리 뇌의 인지적 한계가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관계의 계층 구조: 연못의 잔물결처럼
던바는 인간관계가 동심원 구조를 이룬다고 설명합니다. 마치 잔잔한 연못에 떨어진 돌이 만드는 잔물결처럼 말이죠.
- 가장 내밀한 원: 5명
-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연락하는 사람들입니다. 감정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죠. 여러분이 울음을 터뜨릴 때 어깨를 내어줄 사람들입니다.
- 좋은 친구들: 15명
- 한 달에 최소 한 번은 만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사회적 관심의 약 60%가 이 15명에게 집중됩니다.
- 바비큐 파티 모임: 50명
- 정기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포함한 50명입니다. 주말 뒷마당에서 바비큐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계죠.
- 던바의 수: 150명
- 결혼식처럼 평생 한 번뿐인 큰 행사에 초대할 사람들입니다. 던바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새벽 3시에 홍콩 공항 출국장에서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다가가 등을 두드려줄 사람들이죠.”
이 원들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접촉이 줄어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바깥 원으로 밀려납니다. 그리고 몇 년 후에는 완전히 태양계 밖으로 사라져 단순한 ‘아는 사람’이 됩니다.
소셜 미디어 시대의 역설
페이스북 친구가 500명,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000명이라면 던바의 수를 넘어선 걸까요? 던바는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답합니다.
2021년 스웨덴 연구진은 던바의 추정치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스톡홀름 대학교의 생물학자 요한 린드는 설명합니다.
비인간 영장류의 경우 자원 가용성과 포식 위험이 집단 규모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현대 인간은 더 이상 이런 생존 압박에 얽매이지 않죠. 우리는 대규모 콘서트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냉장고가 가득 차 있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던바는 자신의 이론을 고수합니다. 소셜 미디어 게시물 빈도, 전화 통화, 대면 접촉, 문자 메시지 빈도를 분석한 결과 동일한 계층 구조가 나타났습니다. SNS는 사람들을 더 오랫동안 관계의 층에 머물게 할 수 있지만, 진정한 관계의 질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사람들이 선택권이 주어지면 대면 접촉을 선호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육체적으로 붙잡고 껴안을 수 없는 사람에게서 정서적 지지를 얻는 건 정말 어렵죠. 완전히 똑같지 않습니다.
150명 바깥의 세계
던바는 150명 외에도 우리가 350명의 ‘아는 사람’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합니다. 동네 바리스타나 대부분의 직장 동료가 여기 속하죠. 가끔 맥주는 마실 수 있지만, 집에 초대하지는 않을 사람들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약 1,000명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여러분을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150명 이상의 관계는 본질적으로 일방적입니다. 진정한 호혜성은 150명 안쪽에서만 작동합니다.
인간관계의 본질: 여전히 유효한 진화의 설계
던바의 연구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디지털 시대에도 우리의 사회적 능력은 여전히 석기 시대의 뇌에 갇혀 있는 걸까요?
어쩌면 그것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수천 명의 온라인 친구보다 진짜 어깨를 내어줄 5명이 더 중요합니다. 매일 올라오는 수백 개의 게시물보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15명과의 시간이 더 가치 있습니다.
여러분의 150명은 누구인가요? 그리고 그들과의 관계를 얼마나 잘 유지하고 있나요? 우리의 뇌는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행동이 따라갈 차례입니다.
참고 자료: The Wall Street Journal, “Our Brains Evolved to Socialize—but Max Out at About 150 Fri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