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CEO 닐 모한이 28분간의 인터뷰에서 AI 콘텐츠에 대한 플랫폼의 명확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전략과 함께, AI가 가져올 변화에 대한 유튜브의 구체적인 대응 방식을 공개했습니다.
AI 콘텐츠, 금지가 아닌 투명성으로
AI가 생성한 허위 정보, 이른바 ‘AI 슬롭(AI Slop)’이 급증하는 시대입니다. 플랫폼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닐 모한의 답은 단호합니다.
AI로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나쁘다고 구분하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닙니다.
유튜브는 콘텐츠의 생성 방식이 아닌, 내용 자체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면 사람이 만들든 AI가 만들든 동일하게 제재합니다. 생성 도구가 문제가 아니라, 그 결과물이 유해한지가 판단의 핵심입니다.
대신 유튜브는 사용자에게 판단 근거를 제공합니다. AI로 생성된 영상에는 ‘#AI generated’ 라벨을 명확히 표기하여, 시청자가 스스로 콘텐츠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합니다. 금지보다 투명성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는 시청자의 판단력을 존중하면서도, 플랫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균형 잡힌 접근입니다.
콘텐츠 ID를 넘어선 초상권 ID의 등장
딥페이크처럼 타인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요? 여기서 유튜브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등장합니다.
과거 ‘콘텐츠 ID’는 불법 복제된 음악과 영상으로부터 저작권자를 보호하며 크리에이터 경제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제 유튜브는 AI 시대를 위한 진화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바로 ‘초상권 탐지(Likeness Detection)’ 기술입니다.
이 기술의 작동 방식은 명확합니다. AI가 특정인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감지하면, 원본 인물에게 즉시 알림을 보냅니다. 그리고 선택권을 제공합니다. 해당 콘텐츠를 삭제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초상권을 활용한 콘텐츠로 인정하고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를 직접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해법을 넘어선 철학적 선택입니다.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산은 ‘개인의 정체성(Likeness)’입니다. 유튜브는 이를 보호하고 통제할 권한을 개인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입니다. 저작권 보호가 콘텐츠 산업을 살렸듯이, 초상권 보호는 AI 시대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의 역할, 중개자에서 보호자로
닐 모한의 인터뷰는 AI 시대 플랫폼의 새로운 역할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단순히 콘텐츠를 유통하는 중개자를 넘어, 크리에이터의 정체성과 권리를 보호하고 사용자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보호자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술 뒤에 숨은 플랫폼의 철학과 비전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이 소비하는 콘텐츠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누구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AI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파괴할 수도, 더 풍요롭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플랫폼의 선택입니다. 유튜브가 보여준 투명성과 보호의 원칙이, AI 시대 플랫폼의 새로운 기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