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만들어도 괜찮습니다.
이 말을 할리우드 정상급 감독의 입에서 듣게 될 줄 상상이나 하셨나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슈퍼맨’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제임스 건 감독이 최근 어도비 맥스 2025 무대에서 던진 이 한 마디는, 창의력과 완벽주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자기 검열, 창의력을 죽이는 가장 큰 적
건 감독은 명확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스스로를 심판하는 습관은 창의력의 적입니다.
우리는 종종 무언가를 만들기도 전에 스스로를 검열합니다. ‘이게 괜찮을까?’, ‘남들이 뭐라고 할까?’, ‘충분히 좋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죠.
하지만 진짜 창의력은 이런 자기 검열을 끄는 순간 나온다고 그는 강조합니다. 완벽한 첫 시도를 기대하는 대신, 일단 만들어보고 수정하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창작의 시작입니다. B급 영화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DC 스튜디오의 공동 CEO까지 오른 그의 여정이 이를 증명합니다.
꿈을 따르지 말라는 파격적 조언
‘꿈을 따르라’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건 감독의 이 발언은 우리가 흔히 듣는 자기계발 조언과 정반대입니다. 그는 꿈을 쫓는 것은 “지금 당장이 아닌 외부의 것을 쫓는 것”이라며, 대신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동시에 사랑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발견’입니다. 그는 음악을 사랑했지만 자신이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고, 대신 영화 제작에서 자신의 진짜 재능을 발견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건너뛰는 이 단계, 즉 자신의 능력을 솔직하게 평가하고 무엇을 진정으로 즐기는지 찾아내는 과정이야말로 성공의 출발점이라는 것이죠.
재능 + 2배의 노력
성공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건 감독은 지루할 정도로 단순한 답을 내놓습니다. 바로 ‘노력’입니다.
나는 재능이 있지만 나와 똑같이 재능 있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그 사람보다 두 배 더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이 말 속에는 겸손과 동시에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재능은 출발점일 뿐, 결승선까지 가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작업량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인식이죠. 실제로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슈퍼맨’, ‘피스메이커’, ‘크리처 코만도스’ 각본을 합쳐 총 650페이지를 썼습니다. 이는 단순한 재능이 아닌, 끈질긴 실행력의 결과물입니다.
완벽주의를 극복하는 단 하나의 원칙
건 감독의 인생을 바꾼 결심이 있습니다.
시작한 것은 무조건 끝낸다.
젊은 시절 그는 완벽주의 때문에 수많은 프로젝트를 중도에 포기했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이 원칙을 세운 순간,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끝까지 완성하는 습관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실력을 키우고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완벽을 추구하다 아무것도 완성하지 못하는 것보다, 일단 끝까지 만들고 개선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뜻이죠.
기술은 도구다, 변명이 아니다
CG 기술에 대한 그의 관점도 명확합니다. ‘슈퍼맨’의 CG 테스트에 감탄하면서도, 그는 많은 감독들이 “어차피 CG로 만들면 돼”라며 철저한 계획 없이 촬영에 임하는 것을 비판합니다.
CG는 엉성한 계획의 덮개가 아니라 스토리를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기술은 창작자의 비전을 실현하는 수단이지, 미숙한 준비를 감추는 도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는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최신 툴이나 기술에 의존하기 전에, 먼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메시지죠.
배우마다 다른 ‘학습 곡선’을 파악하라
건 감독은 배우를 ‘포토샵’에 비유합니다. 강력한 도구지만 제대로 활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촬영 당시 크리스 프랫은 초반 테이크에서, 조이 살다나는 후반 테이크에서 최고의 연기가 나온다는 것을 파악하고 촬영 순서를 조정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영화 제작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팀을 이끄는 리더라면, 각 구성원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선택은 항상 스토리텔링에 기반한다
‘가디언즈’에서 70년대 음악이 중요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건 감독은 개인적 취향이 아닌 기능적 이유를 듭니다.
우주라는 낯선 배경에서 관객을 붙잡아두는 ‘닻’ 역할”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창작적 선택은 스토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원칙. 이는 우리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멋져 보이는 요소를 넣기 전에, 그것이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리스크를 감수하라
건 감독의 아버지는 변호사였습니다. 22살 청년이 변호사가 될까 고민할 때,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계약서를 사랑해서 변호사를 하는 것이다.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성공이 따라올 것.
건 감독은 이 조언이 없었다면 두려움 때문에 안정적인 길을 택했을 것이라고 회상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같은 조언을 건넵니다.
리스크를 감수하세요. 최악의 경우는 상처받고 실망하는 것이지만, 적어도 스스로에 대해 기분 좋게 느낄 수는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쓰레기’가 걸작이 될 수 있다
제임스 건의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완벽을 기다리지 말고, 자기 검열을 끄고, 일단 시작하고, 끝까지 완성하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고 잘하는 것을 발견하라.
여러분이 지금 미루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완벽하지 않을까 봐 시작조차 못 하고 있는 아이디어가 있나요? 이제 스스로에게 허락하십시오. 쓰레기를 만들어도 괜찮다고. 그 ‘쓰레기’가 언젠가 여러분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