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재정 고문을 찾아가는 사람들, 투자 상담사에게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객관적인 전문가의 시각을 얻기 위해 조언을 구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알렉시스 고든과 모리스 슈바이처가 진행한 연구는 우리에게 불편한 진실을 보여줍니다.
사실 사람들은 조언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미 내린 결론에 대한 확인을 원하고 있었다는 것이죠.
실험이 밝혀낸 인간 심리의 민낯
연구진은 과학 실험 플랫폼 프롤리픽(Prolific)을 통해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다섯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 설계는 교묘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인생의 중요한 딜레마 상황을 제시하고, 그들이 아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한다고 상상하게 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타이밍입니다. 연구진은 조언에 대한 평가를 요청하기 전에, 참가자들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질문들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자연스럽게 참가자들이 딜레마에 대해 선호하는 옵션을 먼저 평가하도록 유도했습니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은 A 옵션 또는 B 옵션을 추천하는 조언을 받았다고 가정하고, 그 조언을 평가해야 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이미 선호하는 선택지와 일치하는 조언을 훨씬 더 높게 평가했고, 자신의 예감을 뒷받침하는 조언을 받았을 때 더 큰 자신감을 느꼈습니다.

연구진이 제시한 데이터를 보면, 일치하는 조언을 받았을 때의 만족도는 불일치하는 조언보다 현저히 높았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실험실의 인위적인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연구진이 실제 상황에서 실험을 반복했을 때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누구에게 조언을 구할까?
더 흥미로운 실험이 있습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두 사람을 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사람은 A 옵션을, 두 번째 사람은 B 옵션을 추천할 것이라고 상상하게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누구에게 조언을 구할 가능성이 더 높았을까요? 결과는 예상 가능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과 의견이 일치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을 압도적으로 선호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우리는 조언을 구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린 상태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 결정에 대한 외부의 승인, 확인, 정당화인 것입니다.
재정 상담사가 직면한 딜레마
이 연구 결과는 재정 상담, 투자 자문, 그리고 모든 형태의 전문 조언 서비스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사람들은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언을 얻기 위해 전문가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만의 틀, 자신만의 신념 체계에 갇혀 있고, 전문가가 그들의 초기 선호도를 확인해주기를 바라며 찾아옵니다.
여기서 전문가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합니다.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줄 것인가, 아니면 객관적인 진실을 말할 것인가? 후자를 선택하면 좋은 조언만 제공하고 고객은 한 명도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진실’이 아니라 ‘자신의 진실’을 듣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재정 상담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인간 본성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확증 편향의 노예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믿음에 도전하는 정보보다 자신의 믿음을 강화하는 정보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의사결정의 질을 떨어뜨리고, 때로는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이끕니다.
진정한 조언의 가치를 이해하기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사업 전략을 수립할 때,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할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정말로 조언을 구하는 것인가, 아니면 확인을 구하는 것인가?
만약 여러분이 재정 고문이나 투자 상담사를 찾아간다면, 그들이 여러분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은 그들의 반대 의견을 진지하게 고려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아니면 여러분은 이미 결정을 내렸고, 단지 그 결정에 대한 외부의 승인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까?
진정한 조언의 가치는 우리가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해주는 데 있지 않습니다. 진정한 조언의 가치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맹점을 지적하고, 우리가 간과한 위험을 경고하고, 우리의 확신에 도전하는 데 있습니다.
여러분은 다음 번에 조언을 구할 때, 정말로 열린 마음으로 다른 관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아니면 여러분은 단지 자신의 에코 챔버를 찾고 있는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