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연봉이 올라가면 상승하는 것들
(feat. 뇌피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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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인상과 경제와의 관계?

올해 연봉 많이 오르셨나요?
삼성전자는 올해 평균 연봉 7.5%의 임금 인상안에 합의했다고 합니다. 이는 최근 10년 내 최고 인상폭인데, 진원 전체 평균으로는 400만에서 500만원 가량이고
삼성전자의 임금 인상률이 결정됨에 따라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계열사들의 인상률도 확정될 것입니다.

지난해 호실적을 보인
LG전자
 역시 올해 9%의 임금 인상을 결정했는데, 이 역시 2000년 이후 최대치라고 합니다.

이렇게 실적이 좋은 기업들의 연봉 인상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마도 여러분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실 것 같습니다.

아, 부럽다.

라는 생각말이죠. 하지만 부러움을 잠시 접어두고 조금 더 생각을 확장해서 이런 사소한(?) 이벤트 하나가 대한민국의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나와는 상관없는 이벤트지만,
이 이벤트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고 나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지 고민해 보는 것도 우리의 투자 체력을 키운다는 관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수출 상승

우선 첫 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수출입니다. 우리나라는 수출을 통해 먹고 사는 국가입니다. 즉
기업의 실적이 좋다는 것은 수출이 늘어나 기업의 이익이 늘어났다는 의미가 됩니다.

기업은 이익이 늘어났기 때문에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인재 유치를 위해 연봉을 올리게 되고,
선두 기업이 연봉을 올리면 인재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 또는 인재 확보를 위해서 주변의 기업들도 연봉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수출이 늘고 기업의 실적이 좋아진 선두 기업이 연봉을 올리게 되면, 다른 주변의 기업들도 함께 연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릴 수 밖에 없게 되겠죠?

소득 상승

기업이 연봉을 올렸기 때문에 개인의 입장에서는 소득이 늘어납니다.
개인의 입장에서 소득이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전체적인 소득도 상승한다는 의미가 되겠죠? 이렇게
전체적인 소득이 상승하면 처분 가능한 소득인 가처분 소득이 증가합니다.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면 우리는 그 늘어난 소득을 어딘가에 사용하게 되겠죠? 아마도
누군가는 은행에 넣어둘 것이고, 누군가는 투자를, 누군가는 소비를 시작하게 되겠네요.

소비 상승

늘어난 소득은 최종적으로 은행이나 투자, 소비를 향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금리가 너무 낮죠? 금리가 낮기 때문에 은행의 이자율도 낮습니다. 금리가 너무 낮은 상황에서 저축은 그저 돈을 보관하는 의미
 외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재테크의 관점에서라면 투자를 위한 목돈 마련의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금융 시장입니다. 대부분의 개인들은 은행 보다는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금융 시장으로 들어갑니다. 최근에는 유동성이 풀리면서 개인 투자자의 비중도 급증한 상태로, 지금의 개인 투자자들이라면 이미 금융 자산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남은 곳은 소비입니다.
현재는 특히 여행, 화장품, 쇼핑 등에 쏟아져야 할 소비 심리가 코로나로 인해 억눌려 있는 상태죠. 소비 심리가 점점 풀리는 시점에서 코로나 델타 변이가 한번 더 소비 심리를 꽉 누르면서 압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언제가는 결국 폭발하지 않을까요?

물가 상승

그동안 억눌려 있던 소비가 폭발하면
 어떻게 될까요? 우선 제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전통적으로 제조업은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 생산량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소비는 갑자기 폭발한 상황이네요.

제품을 찾는 사람들은 많은데 물건이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여기서 바로 공급과 수요의 법칙이 작용하게 됩니다. 즉
수요가 폭발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물가 상승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가 또 하나 있습니다.

물가 상승의 사이클은 보통 제조업의 가장 앞단에 위치한 원자재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원자재의 가격이 급등한다면 물가 역시 상승할 수 밖에 없겠죠?
원자재는 공업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철강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식자재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올해에는 라면의 가격을 인상한다는 슬픈 뉴스가 있었죠? 계란, 밀가루, 옥수수 등의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경우에는 철강 기업이나 식자재 기업들의 주가 역시 함께 오르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주가만 봐도 원자재의 가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투자 상승

물가가 오르면 기업의 경영자나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투자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가격이 상승하는데 열심히 제품을 만들어서 하나라도 더 팔아야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을테니까요.

자본주의는 아주 기본적이고 심플한 원리로 작동합니다.
공급대비 수요가 커서 가격이 상승하면 자본가들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공급을 늘리려 할 것이고,
공급을 늘렸는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버리면 가격은 다시 내려가게 될 것입니다. 시소 게임 같지 않나요?

현재는 어떤가요? 금리는 거의 역대 최저점까지 떨어져 있고,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고 물가는 들썩거리고, 막대한 유동성이 풀려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역대급의 장기적 소비 억제로 인해 소비 심리까지 들썩이고 있습니다.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이라면 투자를 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생각되지 않을까요?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미래의 희망을 가지고 전기차, 반도체, 바이오와 관련된 기업들이 앞다퉈 증설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제는 사이클이라고 합니다. 즉 수출 상승 → 소득 상승 → 소비 상승 → 투자 상승 그리고 다시 수출 상승으로
 이어지며 끊임없이 순환을 하고 있는 것이죠.

저의 짧은 판단으로는 지금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익이 증가하는 선순환 사이클의 초입에 놓여있는 상황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실제로 선순환 사이클의 초입에 놓여있다면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고 소득이 커지게 되겠죠. 그러면 자연히 투자도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코스피와 코스닥도 꾸준히 상승하겠죠. 그리고 저의 금융 자산도 꾸준히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후기: POSCO 이야기

최근
POSCO가 10년 만에 최대 분기 영업이익인 1조 5,520억 원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1조원이라니 감도 오지 않는 금액이네요. 사실
POSCO는 매우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한 글로벌 철강기업입니다. 철강은 전통적인 제조산업으로 볼 수 있는데 이미 성숙한 산업이자 중국의 견제가 심한 산업이라 이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아 POSCO도 오랫동안 침체기에 놓여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10년 만의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올린 배경은 감이 오실것 같습니다.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원자재, 즉 철강의 가격 상승에 의한 결과입니다. 같은 양의 철강을 판매하더라도 가격이 오르면 매출과 이익은 늘어나겠죠?

철강의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급격한 수요의 상승 때문입니다. 결국 철강과 같은 원자재 역시도 “공급과 수용의 법칙”을 따르는 것입니다.

POSCO와 같이 해운업도 수출이 부족해서 파산 직전까지 가기도 했을 만큼 오랫동안 경기 침체를 겪어오던 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화물 물량이 급증하면서 배가 없어서 물건을 팔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POSCO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되었습니다.

POSCO가 공급하는 철강 제품은 배, 자동차, 건축자재 그리고 아이폰에 들어가는 스테인리스 스틸 등 광범위하고 다양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는 철강이기 때문에 철강을 원재료로 삼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의 주문이 쇄도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즉 기업 고객의 제품 수요가 급증한 것이죠.

21세기 ‘산업의 쌀’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바로 반도체입니다. 그런데 반도체가 ‘산업의 쌀’ 역할을 이어받기 전에는 철강이 20세기 까지 ‘산업의 쌀’ 역할을 맡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중요하고 광범위한 사용처를 가진 철강은 미래에도 여전히 다양한 산업에서의 중요한 원자재로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 철강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경기 상승 사이클의 신호는 아닐까요?

완벽하지는 않아도 이런 식으로 생활 속의 다양한 뉴스에서 돈의 흐름을 포착하고 그 흐름을 연결시켜 나가는 연습을 한다면, 우리의 투자 체력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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