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이 말하는 스타트업 실패의 3가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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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스타트업들이 화려한 시작에도 불구하고 결국 문을 닫는 현실에서,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팔란티어를 창업하고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자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스포티파이 등의 초기 투자자인 피터 틸의 통찰력은 특별한 가치를 지닙니다.

그의 베스트셀러 『제로 투 원』에 담긴 지혜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실패와 성공의 본질적인 차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글에서는 피터 틸이 말하는 스타트업 실패의 주요 원인과 모든 창업자가 자문해봐야 할 핵심 질문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피터 틸

‘성공의 방정식’을 다시 쓰는 투자자

피터 틸은 단순한 투자자를 넘어 실리콘밸리의 철학자라 불릴 만큼 독특한 관점을 가진 인물입니다. 페이팔 마피아의 핵심 멤버로, 페이스북의 첫 외부 투자자이자 에어비앤비, 링크드인, 스포티파이 등 수많은 유니콘 기업의 초기 투자자로 명성을 쌓았습니다.

그는 2024년에도 시가총액이 가장 큰 100개 기업으로 구성된 S&P 100에 편입된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의 공동 창업자로서, AI 기반 데이터 분석 솔루션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연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끌어내며 ‘제2의 엔비디아’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틸의 철학은 단순히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남들이 동의하지 않는 중요한 진실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사람들이 놓치거나 무시하고 있는 가치를 포착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그가 말하는 스타트업 실패의 근본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3가지 이유

1. 소모적인 경쟁에 뛰어들어 예정된 실패를 향해 간다

경쟁은 패배자들의 것이다.

피터 틸의 가장 논쟁적인 주장 중 하나입니다. 그는 이미 치열해진 레드오션 시장에 뚜렷한 이점 없이 뛰어드는 것을 가장 큰 실패 요인으로 지목합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수요가 검증된 시장을 찾아 비즈니스를 시작하지만, 틸은 이런 접근이 오히려 소모적인 경쟁으로 이어져 실패 확률을 높인다고 경고합니다.

예를 들어, 2010년대 초반 수많은 식사 배달 스타트업들이 등장했지만, 이들 대부분은 결국 가격 경쟁에 빠져 수익성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몇몇 생존 기업들만이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를 활용해 시장을 장악했죠.

틸은 경쟁보다는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합니다. 실패는 단순히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독창적 가치를 지니지 못하고 소모적인 싸움에 뛰어드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이죠.

물론 이 주장은 경쟁을 통해 성장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성공 사례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틸의 핵심 메시지는 승리해도 얻을 게 없는 소모적 싸움을 피하라는 점입니다. 경쟁의 압박 속에서도 독자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2. ’10배 혁신’의 부재

기존 솔루션보다 10배 이상 뛰어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지 못하면 스타트업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틸은 주장합니다. 점진적 개선으로는 시장을 재편할 만한 압도적인 차별점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죠.

틸에 따르면, 10% 정도의 미미한 개선은 경쟁사가 쉽게 따라잡을 수 있고, 2배 정도의 개선도 결국 가격 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처음부터 ’10배 혁신’을 목표로 하지 않으면 스타트업은 강력한 독점 이익에 도달하지 못하고 주변부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단순히 기존 자동차보다 연비가 좋은 전기차를 만든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의 접근으로 자동차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10배 혁신을 달성했습니다. 반면, 단순히 기존 서비스의 디지털 버전을 만드는 수준에 그친 많은 스타트업들은 소비자의 주목을 끌지 못하고 사라졌죠.

임팩터스와 같은 스타트업 로펌도 단순히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경영 리스크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스타트업이 법적 위험을 미리 점검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을 시도했습니다. 이처럼 혁신은 단순한 개선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식의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3. ‘비밀’의 부재

피터 틸은 제품 자체보다 ‘비밀(secret)’에 투자한다고 강조합니다. 여기서 ‘비밀’이란 다른 사람들이 모르거나 무시하고 있는, 당신만이 알고 있는 중요한 통찰을 의미합니다.

당신만 알고 있는 중요한 진실은 무엇인가?

어떻게 경쟁에서 벗어날 것인가?

당신의 시장 안에서 마지막 주자가 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이런 근본적인 질문에 충분히 답하지 못하면, 그 스타트업은 언젠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틸은 경고합니다.

뉴욕 출신의 송 라론과 데이브 살반트가 창업한 스콰이어는 ‘비밀’을 찾아 성공한 좋은 예입니다. 두 창업자는 수십 년간 이발소를 이용하며 전화 예약, 긴 대기 시간, 현금 결제 위주의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경험했습니다. 처음에는 고객 대상(B2C) 예약 앱을 구상했지만, 이발소 운영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발소 운영에 특화된 포괄적인 관리 플랫폼으로 피벗했습니다.

그 결과 스콰이어는 2024년 거래액 7억 4,100만 달러를 달성하며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에서 3,000개 이상의 이발소에서 활용되는 서비스로 성장했습니다.

‘비밀’을 찾는 과정은 기존의 린 스타트업 방법론과 상충될 수 있습니다. 최소 기능 제품(MVP)을 빠르게 출시하고 시장의 반응을 점검하는 방식은 효율적이지만, 깊은 통찰과 장기적 비전을 놓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틸은 자신만의 강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깊이 탐구하여 비밀을 찾아내는 것이 독보적인 성과를 이루는 열쇠라고 믿습니다.

모든 스타트업이 답해야 할 7가지 질문

피터 틸은 『제로 투 원』에서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창업자가 답해야 할 질문들을 제시합니다. 이 질문들은 그의 책 전반에 걸쳐 등장하며, 스타트업의 핵심 성공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 점진적 개선이 아닌, 획기적인 기술을 만들 수 있는가? 기존 대비 10배 뛰어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 지금이 이 사업을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점인가? 시장 성숙도, 기술적 실현 가능성, 경쟁 환경이 지금 창업하기에 적절한지 판단해야 합니다.
  • 작은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로 시작하는가? 거대한 시장을 공략하기보다 작은 틈새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먼저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 적합한 팀을 갖추고 있는가? 공동창업자와 초기 팀은 상호 보완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강한 유대감이 필요합니다.
  • 제품을 만들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전달할 방법이 있는가? 뛰어난 제품이라도 유통과 마케팅 전략이 부재하면 실패할 수 있습니다.
  • 당신의 시장 지위는 10년, 20년 후에도 방어 가능할 것인가? 일시적인 우위가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합니다.
  • 사업의 근본적인 통찰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독특한 비밀을 발견했는가? 남들이 모르는 당신만의 중요한 통찰이 있어야 합니다.

이 질문들에 모두 긍정적인 답을 할 필요는 없지만, 새로운 관점에서 팀과 서비스의 개선점을 찾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 이 질문들을 통해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전략적인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전략적 실패

모든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폐업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패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위한 준비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피터 틸 자신도 초기 스타트업 Confinity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페이팔을 성공시켰습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폐업 과정에서 대표자가 입을 수 있는 개인적, 법적 타격을 최소화하고 추후 법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법인을 안전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폐업 절차를 대충 처리하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패를 딛고 새로운 도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폐업 절차와 창업자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미리 대비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현명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결론: 제로 투 원의 여정

피터 틸의 철학은 단순히 비즈니스 성공 비결이 아니라, 혁신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그의 “0에서 1로의 도약”이라는 개념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복제하는 ‘1에서 n’으로의 성장이 아닌,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스타트업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소모적인 경쟁을 피하고, 10배 혁신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비밀을 발견하는 과정은 많은 도전과 좌절을 동반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들을 명심하고 피터 틸의 7가지 질문에 진지하게 답하는 과정은 창업자들에게 귀중한 통찰을 제공할 것입니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계속 진화하는 가운데, 피터 틸의 지혜는 창업자들에게 단순한 트렌드를 쫓기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독창적인 가치 창출에 집중할 것을 상기시킵니다. 그의 말처럼, “진정한 혁신은 모두가 옳다고 믿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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