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투자자 피터 린치. 1980년대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를 이끌며 13년간 연평균 29.2%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한 그가 최근 팟캐스트에서 흥미로운 고백을 했습니다. 모두가 AI 주식에 열광하는 지금, 그는 단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이죠.
저는 AI 관련 주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8개월 전까지만 해도 엔비디아라는 단어를 발음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이 솔직한 고백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걸까요? 시장이 AI 열풍으로 들끓는 지금, 린치의 투자 철학과 그가 전하는 메시지를 살펴보겠습니다.
투자의 첫 번째 원칙: 이해하지 못하면 투자하지 마라
린치가 AI 투자를 방관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는 자신이 기술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인정합니다.
저는 기술에 대한 지식이 가장 부족한 사람입니다. 컴퓨터로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냥 노란색 패드만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이는 그의 저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서 강조한 핵심 원칙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 알라.
린치는 사람들이 항공권을 예약할 때는 몇 시간씩 최저가를 찾아 헤매면서도, 투자할 때는 “버스에서 들은 말도 안 되는 주식에 1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지적합니다.
이 말이 여러분에게 익숙하게 느껴진다면, 아마도 우리 모두 한 번쯤은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일 겁니다. 누군가 “이거 대박 난다”는 말 한마디에 흔들린 경험 말이죠.
“시장에서 플레이하라”는 위험천만한 조언
린치는 “시장에서 플레이 하라”는 표현을 “끔찍하고” “위험하다”라고 단호하게 비판합니다. 그가 보기에 좋은 투자는 단순한 거래가 아닙니다. 기업의 사업 모델을 이해하고, 그 회사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알며, 경쟁 우위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뉴욕 증권 거래소의 일반적인 주식 변동률은 매년 평균 100%에 달합니다. 이는 주식 가격이 크게 오르내릴 수 있다는 의미죠. 린치는 투자자들이 이런 큰 변동이 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여러분도 포트폴리오가 하루아침에 20% 하락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세요. 그때 여러분은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패닉에 빠져 전부 팔아버릴까요, 아니면 침착하게 보유하거나 오히려 더 매수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분이 그 기업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첫 이닝을 놓쳤다고?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이 이미 많이 올랐다는 이유로 투자 기회를 포기합니다. 하지만 린치는 “때로는 첫 이닝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맥도날드를 완벽한 사례로 제시합니다. 1970년대 중반, 많은 사람들이 맥도날드가 미국 내에서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맥도날드는 끝났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왔죠. 하지만 이 햄버거 체인은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며 엄청난 성장을 이어갔습니다. 사람들은 “그냥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거죠”라고 린치는 회상합니다.
이는 AI 투자에도 적용될 수 있는 통찰입니다. 엔비디아가 이미 많이 올랐다고 해서 AI 관련 투자 기회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과 현재 가치를 냉철하게 평가하는 것이죠.
오늘날 투자자들이 가진 특별한 이점
린치는 현재 투자자들이 과거보다 훨씬 유리한 환경에 있다고 말합니다. 대공황과 뉴딜 정책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여러 “완충 장치”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실업 보험, 사회 보장 제도, 증권 거래 위원회(SEC)의 설립, 그리고 무엇보다 연방준비제도의 적극적인 역할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들은 2008-2009년 세계 금융 위기와 같은 대규모 경제 충격에서도 시장이 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완전한 붕괴를 피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큰 위기’를 맞을 기회는 많았습니다. 아마도 형편없는 대통령도 있었고, 형편없는 의회도 있었고, 형편없는 경제학자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그 위기를 잘 헤쳐나갔습니다.
이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입니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급격히 하락할 수 있지만, 제도적 안전망 덕분에 회복력은 과거보다 훨씬 강해졌습니다.
AI가 일자리를 빼앗을까? 린치의 낙관적 전망
많은 사람들이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합니다. 하지만 린치는 역사적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봅니다.
1980년대 초, 미국 전체 노동 인구가 약 1억 명이었을 때 AT&T에서만 약 100만 명이 일했습니다. 기술 발전과 자동화로 통신 부문의 고용은 크게 줄어 현재는 주요 기업들을 합쳐도 약 40만 명 수준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전체 노동 인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1억 6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기술이 일부 부문의 일자리를 감소시켰지만, 동시에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것이 린치의 논지입니다.
미국은 훌륭한 나라입니다. 우리는 창의적입니다. 미국은 창조하고, 중국은 복제하며, 유럽은 법률을 제정합니다.
린치가 우리에게 남긴 투자 교훈
피터 린치의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시장의 열풍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이 이해하는 것에 투자하라는 것이죠. AI가 미래의 핵심 기술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AI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이 만약 AI 기술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면, 그리고 특정 기업의 경쟁 우위와 미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다면 투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AI가 대세”라는 이유만으로 투자한다면, 그것은 린치가 경고하는 “버스에서 들은 말도 안 되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투자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좋은 기업을 찾고, 그 기업을 이해하며, 합리적인 가격에 사서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 이것이 피터 린치가 13년간 시장을 압도하며 증명한 진리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투자를 하고 계신가요? 그 기업에 대해 진정으로 이해하고 계신가요?
참고 자료: CNBC, “Peter Lynch on why he isn’t in the AI trade: ‘I literally couldn’t pronounce Nvidia until about 8 month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