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법칙들이 존재합니다. 특히 투자 세계에서는 ‘더 큰 위험 없이 더 큰 보상은 없다’는 불변의 진리가 항상 작용하고 있죠. 오늘은 자연계부터 금융시장까지 관통하는 이 보편적인 법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자연계의 불변 법칙: 심장 박동과 수명의 관계
여러분은 모든 포유류의 심장이 일생 동안 약 10억~15억 번 정도 뛴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놀랍게도 이 법칙은 1.8g에 불과한 에트루리아 땃쥐부터 100톤이나 되는 북극 고래까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런데 이 둘의 수명은 천차만별입니다. 에트루리아 땃쥐는 겨우 2년 정도 살지만, 북극 고래는 무려 200년까지 살 수 있습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바로 심박수입니다. 땃쥐의 심장은 분당 1,000번 이상 뛰는 반면, 북극 고래는 단 10번 정도만 뛰어요.
현대 의학과 위생 기술 덕분에 인간의 심장은 약 22억 번 정도 뛸 수 있게 되었지만, 과거에는 약 10억 번 정도였죠. 이처럼 생명체의 크기와 수명은 다르지만, 심장 박동 총량은 거의 동일한 ‘척도 불변성(scale invariance)’이라는 현상이 존재합니다.

비즈니스 세계의 척도 불변성: FAANGM 기업 사례
이러한 법칙은 생물학을 넘어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관찰됩니다. FAANGM(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기업들의 임직원 수와 매출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드러납니다.
임직원 수가 두 배(100% 증가)가 될 때마다 매출은 112%(두 배 이상) 증가하는 초선형적 성장을 보입니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관계가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히 다른 기업들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 넷플릭스는 저비용 고효율 운영을 추구합니다
- 아마존은 대규모 창고 인력을 고용합니다
- 애플은 글로벌 소매 네트워크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임직원 수와 매출 사이에 비슷한 기울기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더 나아가 임직원 수와 총자산을 비교해도 기울기 1.25로 유사한 패턴이 나타납니다.
제프리 웨스트의 책 ‘스케일(Scale)’에서 분석한 28,853개 기업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는 복잡한 시스템도 자연의 질서를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투자 세계의 불변 법칙: 위험과 보상의 관계
이제 투자 세계로 시선을 돌려봅시다. 시장은 공포와 탐욕이라는 인간의 본성에 의해 움직입니다. 또한 운의 작용도 무시할 수 없죠. 그리고 모든 투자 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격언이 있습니다.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이 법칙은 오늘도, 내일도, 천 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적용될 것입니다. 시장의 모든 기업이 바뀌어도, 마지막 인간이 마지막 숨을 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시공간을 초월한 불변의 진리입니다.
물론 가끔은 시장의 가격 책정 오류를 발견해 위험 부담 없이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차익거래 기회는 극히 드물고, 발생하더라도 금세 사라집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불변 법칙에 저항하지 말고 수용하기
그럼에도 많은 투자자들은 위험 없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리지 못합니다. 이는 바뀌지 않는 법칙과 싸우는 것과 같습니다.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더 큰 보상을 원한다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법칙은 우리가 바꿀 수 없으므로, 이에 저항하기보다는 수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마찬가지로 투자 결과에서 운이 차지하는 역할이나 인간 행동의 기본적인 패턴도 바꿀 수 없습니다. 이는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현실입니다.

인생의 불변 법칙: 유한성의 수용
추가로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더 말씀드리자면, ‘스케일’에 따르면 모든 심장 질환과 심혈관 질환이 완치될 수 있게 되더라도 출생 시 기대 수명은 약 6년 증가할 뿐이라고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모든 암이 완치 가능해져도 평균 수명은 고작 3년 정도만 늘어난다는 것이죠.
물론 이러한 질병 치료는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고귀한 목표입니다. 하지만 삶이 결국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불변의 진리는 바뀌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평생 22억 번의 심장 박동을 어떻게 의미 있게 사용할지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결론: 불변의 법칙을 수용하고 현명하게 대응하기
자연계의 심장 박동 법칙부터 금융시장의 위험-보상 관계까지, 우리는 피할 수 없는 불변의 법칙 속에서 살아갑니다. 이러한 법칙들과 싸우기보다는 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그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이자 현명한 삶의 태도일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바꿀 수 없는 것과 싸우기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소에 집중해야 합니다. 투자에서는 위험과 보상의 관계를 인정하고, 자신의 위험 감수 성향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생에서는 유한성을 받아들이고, 주어진 시간을 의미 있게 사용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
- Of Dollars And Data, “What Will Always Be True”
- Scale: The Universal Laws of Life, Growth, and Death in Organisms, Cities, and Companies by Geoffrey W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