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콘텐츠 홍수 속에서 여러분의 글이 묻혀버리고 있다면, 그 이유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수많은 브랜드와 개인이 매일 콘텐츠를 쏟아내지만, 정작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글은 드물죠. 오늘은 텍스트 콘텐츠가 실패하는 핵심적인 이유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텍스트 콘텐츠, 여전히 마케팅의 중심축
유튜브와 틱톡이 대세인 시대에도 텍스트의 힘은 여전합니다. 인스타그램의 캡션, 뉴스레터의 본문, 브랜드 스토리까지 – 모든 디지털 마케팅의 근간에는 텍스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쓰는’ 것과 ‘잘 팔리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이죠.
박창선 대표의 『터지는 콘텐츠는 이렇게 만듭니다』는 바로 이런 현실적 고민에서 출발합니다. 애프터모멘트를 운영하며 실제 브랜드 텍스트를 다뤄온 그의 경험은 단순한 이론이 아닌 현장의 생생한 노하우를 담고 있습니다.
실패하는 콘텐츠의 10가지 치명적 패턴
1. 독자 중심이 아닌 작성자 중심의 글쓰기
가장 흔한 실수는 독자가 원하는 정보가 아닌, 작성자가 쓰고 싶은 내용을 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맛집 리뷰를 쓰면서 “맛집에 가기 전 들른 산의 풍경이 수채화 같았고, 유채꽃의 품종에 대해 설명하자면…” 같은 불필요한 서술로 글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독자는 맛, 분위기, 가격, 위치 정보를 원하는데, 작성자의 개인적 경험담에 매몰되어 핵심 정보를 놓치게 됩니다.
2. 콘텐츠 방향성의 혼재
병원 리뷰에 장난스러운 이모티콘을 남발하거나, 진지한 사회 이슈를 다루면서 갑자기 브랜드 광고를 삽입하는 실수들을 자주 목격합니다. 특히 비극적 사건을 다루며 브랜드 마케팅을 시도하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례들이 그 대표적 예입니다.
콘텐츠의 목적과 톤앤매너가 일치하지 않으면, 독자는 혼란을 느끼며 신뢰를 잃게 됩니다. 브랜드 이미지 손상은 물론, 심각한 경우 사과문까지 발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3. 트렌드와 밈의 잘못된 활용
트렌드를 ‘딱 일주일 앞서’ 소개하는 것은 효과적인 콘텐츠 전략입니다. 하지만 밈을 잘못 이해하고 활용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습니다.
최근 한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벤 다이어그램 밈을 사용하면서 자사 제품을 “비싸고 맛없고 매장도 먼” 것으로 표현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밈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유행에만 편승하려다 자충수를 둔 것이죠.
4. 과도한 완벽주의로 인한 경직성
마케팅 목적의 글은 여러 관계자의 의견이 반영되면서 점점 ‘안전하고’, ‘완벽한’ 형태로 변모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글의 생동감과 자연스러움이 사라지게 됩니다.
전달하고 싶은 정보를 모두 담으려는 욕심이 글을 부담스럽게 만듭니다. 독자의 상상력과 공감을 유도하는 ‘빈 공간’이 사라지면서, 글은 딱딱한 브로슈어처럼 변해버립니다.
5. 추상적 표현에 매몰된 텍스트
“실시간 개인 재무관리 서비스”나 “원터치 모바일 AI 업스케일링 테크놀로지 스타트업” 같은 표현은 정확하지만 독자에게 구체적인 이미지를 전달하지 못합니다.
기술적 용어의 나열보다는 일상적인 언어로 서비스의 가치를 설명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복잡한 개념도 친숙한 단어와 상황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6. 불분명한 타겟 독자 설정
우리는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으로,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고…
이런 식의 포괄적인 메시지는 누구에게나 좋게 들리지만, 실제로는 아무에게도 어필하지 못합니다. “오늘도 은행 업무 때문에 반차를 낸 당신에게”처럼 구체적인 상황의 독자를 설정해야 메시지가 명확해집니다.
7. 최적화되지 않은 글의 길이
온라인 환경에서 너무 긴 글은 독자의 관심을 잃기 쉽습니다. 일반적으로 1,000~3,000자 정도가 적당한 호흡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글자 수가 아니라 ‘호흡’입니다. “~에 대해”, “~를 통해”, “~것”, “~의” 같은 불필요한 표현들이 글의 리듬을 깨뜨리고, 독자로 하여금 글이 길게 느껴지게 만듭니다.
8. 정독을 전제로 한 구조
온라인 독자들은 대부분 콘텐츠를 ‘스캔’하듯 훑어봅니다. 따라서 제목만 봐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고, 중간중간 건너뛰어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영상 제작 제반 사항을 모두 제공하되, 스탠다드 계약은 스튜디오 B 사용 제한”보다는 “프리미엄: 스튜디오 A,B 사용 가능 / 스탠다드: 스튜디오 A만 사용 가능”이 훨씬 명확합니다.
9. 업계 특성을 무시한 톤앤매너
각 업계와 상황에 따라 적절한 톤은 다릅니다. 사회적 기업의 경우 신념을 표현하려다 보면 추상적이고 장황한 표현에 빠지기 쉽습니다.
“집이 사는 곳이 아니라 사는 곳이 될 수 있도록”보다는 “내 방 안에 예쁜 화장실이 생겼습니다. 박스를 꺼내지 않아도 옷을 고를 수 있습니다”가 훨씬 구체적이고 와닿습니다.
10. 퇴고 과정에서 드러나는 나쁜 습관들
특히 사과문에서 자주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 “직원의 개인적 일탈”, “오해가 있었다” 같은 핑계성 표현
- “~것 같습니다”, “어쨌든” 같은 진정성 없는 표현
- “안전상 문제는 없었다” 같은 면피성 표현
이런 습관들은 브랜드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독자의 신뢰를 잃게 만듭니다.
성공하는 콘텐츠로의 전환점
텍스트 콘텐츠의 실패 요인들을 파악하는 것은 곧 성공 요인을 찾는 출발점입니다. 독자 중심의 사고, 명확한 방향성, 적절한 톤앤매너, 그리고 끊임없는 퇴고 과정을 통해 여러분의 콘텐츠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핵심은 기교가 아닌 독자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여러분의 텍스트가 독자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 먼저 이 10가지 체크포인트를 점검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