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무엇일까요? 바로 Forward Deployed Engineer(FDE) 모델입니다. OpenAI에서 ChatGPT와 GPT-4 개발을 이끌었던 Bob McGrew가 직접 공개한 이 비밀 전략을 통해, 100개 이상의 YC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기업 성장 전략은 과연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기존의 ‘규모의 경제’ 논리를 뛰어넘어,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내는 FDE 모델의 핵심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존 성장 공식에 반기를 든 팔란티어의 혁신
전통적인 스타트업 성장 모델의 한계
기존 스타트업들의 성장 공식은 명확했습니다. ‘확장 불가능한 일(Things that don’t scale)’을 통해 제품 시장 적합성(PMF)을 찾고, 일단 PMF를 확보하면 고객과의 거리를 벌리며 효율성에 집중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팔란티어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그들의 초기 고객층이 특수했기 때문입니다. ‘스파이’라는 극도로 보안에 민감한 고객들에게는 “무슨 일을 하십니까?”라고 묻는 것조차 불가능했습니다. 더욱이 각 기관마다 처리하는 정보의 성격과 업무 프로세스가 미묘하게 달랐죠.
FDE 모델의 탄생: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다
이런 상황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Forward Deployed Engineer 모델입니다. FDE는 단순히 고객사에 파견되는 엔지니어가 아닙니다. 그들은 ‘제품이 해주는 것’과 ‘고객이 실제로 필요한 것’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핵심 역할을 담당합니다.
팔란티어의 혁신은 PMF 달성 이후에도 고객과의 긴밀함을 유지하며 ‘확장 불가능한 일을 규모 있게(Doing things that don’t scale, at scale)’ 해낸다는 점입니다. 이는 기존 비즈니스 상식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역발상이었죠.
FDE의 진정한 가치: 컨설팅을 넘어선 제품 진화 엔진
단순 컨설팅과의 차별점
많은 사람들이 FDE를 “비싼 컨설팅”으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이는 FDE 모델의 핵심을 완전히 놓치는 관점입니다. Bob McGrew는 FDE의 역할을 ‘자갈길 깔기’에 비유했습니다.
FDE가 고객사 내부에서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자갈길’을 놓으면, 본사의 제품팀은 이 자갈길들을 분석해 다음 10개, 100개의 고객사에도 적용될 수 있는 ‘포장된 고속도로’로 발전시킵니다.
제품 발견의 최강 엔진
이는 FDE가 단순한 문제 해결사를 넘어, 회사의 핵심 자산인 ‘제품’을 진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발견 엔진’ 역할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초기에는 FDE 모델이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제품이 고도화되고 계약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를 가집니다. 이것이 바로 FDE 모델의 진정한 경제적 가치입니다.
AI 시대, FDE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
완전히 새로운 시장의 등장
과거 SaaS 시대와 달리, 현재 AI 에이전트 스타트업들이 FDE 모델을 앞다투어 도입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첫째, AI 에이전트는 ‘대체할 기존 제품’이 없는 완전한 신대륙입니다. 기존 솔루션을 개선하거나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고객사 내부에서 새로 ‘발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둘째, AI가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의 문제들은 산업과 회사마다 극도로 다릅니다. 제조업의 품질 관리와 금융업의 리스크 분석, 그리고 소매업의 고객 서비스는 각각 완전히 다른 AI 솔루션을 요구합니다.
고객 내부에서 찾는 진정한 기회
결국 지금의 AI 시장 상황은 팔란티어의 초기 환경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진정한 기회는 고객사 ‘외부’에서 표준화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깊숙이 들어가 그들의 진짜 문제를 AI로 풀어내는 과정 속에 숨어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우수성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고객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며, 실제 업무 환경에서 AI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FDE 모델의 핵심: 가격이 아닌 가치를 팔아라
결과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Bob McGrew의 핵심 메시지는 강력합니다. FDE 모델의 본질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나 사용량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결과(Outcome)’를 파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공 지표도 달라집니다. ‘고객당 비용 절감’이 아니라 ‘고객당 계약 규모 증대’가 핵심 KPI가 됩니다. 더 크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주며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죠.
AI 도입 간극을 메우는 핵심 전략
현재 AI의 기술적 능력은 이미 세상을 바꾸고도 남을 만큼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현실 세계의 ‘도입’ 속도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간극을 메우는 것이 바로 FDE 모델의 존재 이유입니다.
고객사 안으로 직접 들어가 AI의 진정한 가치를 증명해내는 기업이 다음 시대의 승자가 될 것입니다. 기술적 우월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AI가 창출하는 가치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성공하는 AI 스타트업의 새로운 기준
내부 vs 외부: 어디서 가치를 창출하는가
이제 스스로에게 핵심 질문을 던져볼 시간입니다. “나는 고객의 ‘외부’에서 제품을 팔고 있는가, 아니면 ‘내부’에서 가치를 만들고 있는가?”
FDE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 우위는 더 이상 기술 자체에 있지 않습니다. 그 기술을 고객의 실제 문제 해결에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의 비밀
100개 이상의 YC 스타트업들이 FDE 모델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 모델은 단순한 성장 전략을 넘어, AI 시대에 적합한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고객과의 깊은 파트너십을 통해 진정한 문제를 발견하고, 그 해결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제품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하는 것. 이것이 바로 FDE 모델이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입니다.
AI 혁명의 다음 단계는 기술의 완성도가 아니라 실용성에서 결정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AI 비즈니스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