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이해하는 경험의 가치

0

여러분은 혹시 “나라면 그런 실수는 안 할 텐데”라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아니면 “그 정도 상황이면 나는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자신감을 느낀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경험하는 이런 생각들은 사실 인간의 가장 큰 착각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모건 하우절의 통찰력 있는 글에서 드러나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어떤 것들은 반드시 직접 경험해봐야만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쟁터에서 배우는 현실의 무게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작가이자 역사가인 스테판 앰브로스가 묘사한 2차 세계대전의 병사들을 떠올려보세요. 기본 훈련만 받고도 허세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전선에 합류하기를 열망했던 젊은 병사들. 하지만 실제로 총에 맞는 순간, 모든 것이 바뀝니다.

훈련장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총 쏘는 법과 명령 따르는 법은 교육받을 수 있지만, “기관총의 십자포화가 쏟아지는 들판에서 속수무책으로 누워있는 방법”은 그 누구도 가르쳐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전쟁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일상 속 수많은 영역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론과 현실 사이의 거대한 간극

대부분의 인간 행동에는 두 가지 측면이 존재합니다. 기술적 지식과 실제 행동, 즉 이론 속 사실과 그 순간의 진짜 느낌 말이죠. 이 둘 사이의 간격은 상상 이상으로 클 수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공감 능력과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실제 감정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는 없습니다. 교과서와 강의실로는 진정한 두려움, 아드레날린의 분비, 그리고 불확실성이 주는 압박감을 체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분야를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그 분야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경험해보면 완전히 다른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게 되죠.

첫 번째 깨달음: 30% 이상의 손실이 주는 충격

투자의 이론과 현실

“투자 자산이 30% 줄어도 잘 견딜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 “물론이죠. 월급도 들어오고 생활비도 충분하니까 장부상 손실 정도야”라고 답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신적 타격은 어떨까요? 큰 손실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파괴적입니다.

실제로 30%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이 가지고 있던 확신이 생각보다 훨씬 연약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스스로 새로운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결정하거나, 때로는 배우자에 의해 강제로 전략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손실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함정

더 중요한 것은 손실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무엇이 그 손실을 일으킬지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주식 시장이 30% 떨어지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라는 가정적 질문을 받으면, 우리는 모든 것이 지금과 똑같은데 주가만 30% 저렴해진 세상을 상상합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기회’라고 느껴지겠죠.

하지만 현실에서 주식 시장을 30% 하락시키는 요인들은 전혀 다릅니다:

  • 생명을 위협하는 전염병
  • 일자리를 빼앗아갈 수 있는 경기침체
  • 안전을 위협하는 테러 공격
  • 끝이 보이지 않는 인플레이션

이런 위험 요소들이 현실화된 세상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집니다.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 나는 탐욕스러워야지”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는 자신도 그 ‘두려워하는 다른 사람들’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과거와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

투자에서 가장 큰 아이러니 중 하나는 과거의 모든 하락은 기회처럼 보이고, 미래의 모든 하락은 위험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역사를 공부할 때 우리는 결말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바라볼 때는 천 갈래 만 갈래의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죠. 이것이 바로 경험하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투자의 본질입니다.

두 번째 깨달음: 성공의 실체

달에 간 사람들이 느낀 공허함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취 중 하나인 달 착륙. 누구나 엄청난 감동과 성취감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달 궤도를 돌고 있던 마이클 콜린스는 동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빨리 적응하다니 놀랍군요. 밖을 내다보고 달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3개월 후, 아폴로 12호의 버즈 올드린은 달 표면을 걸으며 “마치 ‘이게 전부일까?’라는 노래 같네요”라고 말했습니다. 함께 있던 피트 콘래드도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죠. 자신들이 달 위를 걷는 것이 화려한 쇼처럼 느껴질 뿐, 그리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도파민의 작동 원리

대부분의 정신적 쾌감은 기대하는 과정에서 나옵니다. 실제 경험은 기대와 완전히 다른 경향이 있고, 우리 뇌는 재빨리 다음 목표를 향한 기대로 넘어갑니다. 이것이 바로 도파민의 작동 방식입니다.

또한 기대치는 끊임없이 변하고, 목표점은 상상보다 빠르게 움직입니다. 콜린스의 관찰에 따르면 올드린은 “달에 두 번째로 간 것에 감사하기보다는 첫 번째로 가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고 합니다.

성공의 진짜 모습

짐 캐리의 말을 빌리면,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고 꿈꿔왔던 모든 것을 해보고 나서야, 그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성공을 상상할 때 우리는 화려함을 누리고 모든 것이 완벽한 미래를 그려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대저택에 살아도 독감에 걸리고, 스트레스를 받고, 인간관계로 고민하고, 정치 상황에 짜증을 낼 수 있습니다.

이런 일상의 고민들은 언제든 물질적 성공으로 얻은 기쁨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를 아무것도 없는 깨끗한 상태에서 상상하지만, 실제 삶은 언제나 좋음과 나쁨이 복잡하게 뒤섞여 나타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경험이 주는 진정한 교훈

여러분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어떤 느낌일지 알 것 같은데.” 그러다가 직접 경험해보고 나서야 깨닫게 되죠. “아,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달랐구나. 훨씬 복잡했구나.”

이것이 바로 경험의 힘입니다. 이론적 지식과 실제 경험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은 오직 시간과 직접적인 체험뿐입니다.

실용적 지혜: 경험을 통한 성장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깨달음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1. 겸손한 자세 유지하기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는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세요. 이론적 지식과 실제 경험은 다르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2. 다른 사람의 경험 존중하기

큰 손실이나 성공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단순히 판단하기보다는 그들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세요.

3. 점진적 경험 쌓기

가능하다면 작은 규모부터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경험의 폭을 넓혀나가는 것이 현명합니다. 특히 투자나 사업 같은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죠.

4. 실패와 성공 모두에서 배우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그것을 단순한 실패나 성공으로만 보지 말고 소중한 학습 경험으로 받아들이세요.

경험이라는 최고의 스승

결국 진정한 지혜는 책이나 강의가 아닌 직접적인 경험에서 나옵니다. 물론 이론적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현실의 복잡성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면, 이론적 준비와 함께 실제 경험이 가져올 예상치 못한 깨달음들을 받아들일 준비도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진짜 지혜야말로 여러분을 한 단계 더 성장시켜줄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서, 사실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 있지는 않나요?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 자체가 바로 성장의 시작일 것입니다.

참고 자료: Morgan Housel, “Now you get it”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