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거품이 사회의 혁신을 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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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손실과 위험이 떠오르시나요? 지금까지 우리는 주식시장 거품을 피해야 할 재앙으로만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는 이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바꾸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줍니다.

거품의 역설: 개인의 손실, 사회의 이익

텍사스 A&M 대학과 벨기에 헨트 대학의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Two Centuries of Innovations and Stock Market Bubbles” 연구는 충격적인 결론을 제시합니다. 개인 투자자 수준에서는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거품 투자가, 거시경제적 관점에서는 혁신과 성장을 촉진하는 합리적 메커니즘이라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2018년 마케팅 사이언스 저널에 게재되었으며, 최근 자산운용사 버다드의 퀀트 금융 책임자 브라이언 칭고노가 자신의 연구 노트에서 재조명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거품이 혁신을 키우는 메커니즘

자본 접근성의 혁명

거품 시기에는 신생기업들이 평상시보다 훨씬 저렴하고 풍부한 지분 자본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혁신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평상시라면 위험부담 때문에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들이 거품 시기에는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게 됩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을 통해 “거품이 없다면 위험 감수와 혁신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워프 스피드 작전과의 유사성

이해를 돕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사례를 살펴볼까요?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워프 스피드 작전’은 여러 백신 기술에 동시 투자했습니다. 일부는 실패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말이죠.

이 전략의 핵심은 실패 비용보다 성공의 가치가 훨씬 크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주식시장 거품도 마찬가지입니다. 민간 투자자들이 다양한 혁신 프로젝트에 자금을 공급하고, 그 중 일부가 성공하면 전체 경제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줍니다.

그린스펀 독트린의 재조명

소련에는 버블이 없었다

전 연준 의장 앨런 그린스펀의 유명한 발언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는 거품 억제 정책에 반대하며 “소련에는 버블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제경제에서는 거품이 형성되지 않지만, 동시에 혁신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었죠.

이른바 ‘그린스펀 독트린’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핵심은 명확합니다. 거품으로 인한 단기적 혼란보다 장기적 기술 혁신의 가치가 더 크다는 것입니다.

AI 시대, 거품 논란의 새로운 의미

현재 AI 산업에 대한 시사점

여러분도 느끼고 계시겠지만, 현재 인공지능 관련 주식들의 밸류에이션은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 연구 결과를 적용해보면 흥미로운 관점이 나옵니다.

AI 거품이 터진다면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수많은 AI 기업들이 다양한 기술 상업화 방안을 탐색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일부 기업은 실패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과 경험은 전체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좋은 거품 vs 나쁜 거품

성장 촉진 거품의 조건

모든 거품이 긍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연구에 따르면 주식시장 거품만이 성장 촉진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그 이유는 주식시장 거품이 실물경제에서 사용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성장 저해 거품의 위험

반면 암호화폐 같은 자산의 거품은 다릅니다. 칭고노는 “암호화폐가 실물경제에서 어떻게 널리 사용되거나 성장을 촉진할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합니다. 스마트폰이 앱 산업을 탄생시킨 것처럼 명확한 파급효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투자자와 정책입안자를 위한 교훈

개인 투자자의 관점

투자 자문가들은 여전히 신중한 접근을 권할 것입니다. 거품에 참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위험은 현실이니까요.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 손실이 단순한 투기의 대가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혁신을 위한 ‘투자’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책적 시사점

정부와 중앙은행은 거품 억제보다는 창조적 파괴 과정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은 중요하지만, 혁신을 질식시키지 않는 선에서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거품에 대한 새로운 시각

여러분, 이제 주식시장 거품을 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지셨나요?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위험한 투자이지만, 사회적으로는 혁신의 동력일 수 있다는 역설적 진실을 우리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음번에 ‘거품’ 뉴스를 접하실 때는 이런 질문을 던져보세요.

이 거품이 터지면서 만들어질 혁신은 무엇일까?

어쩌면 우리가 보는 손실 뒤에 더 큰 가치가 창조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 자료: Mark Hulbert, “Why we should welcome stock-market bub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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