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이 성장 지표에 집착하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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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가 놓치고 있는 본질적 질문

여러분은 혹시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있나요? 갓 시작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제품의 방향성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간 성장률 목표부터 세우고, 엑셀 시트에 숫자를 채워 넣는 모습을요. OpenAI 창업자 Sam Altman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실리콘밸리가 건강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빠른 성장.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이보다 더 자주 반복되는 주문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 조언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만들고 있는가?”, “왜 만드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사용자들이 정말 이 제품을 사랑하는가?”

성장의 환상이 만들어내는 평범한 제품들

초기 단계에서 성장 목표를 성급하게 설정한 스타트업들이 빠지는 함정은 명확합니다. 대다수에게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의 모호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이들은 본질적인 가치 창출보다는 ‘그로스 해킹’이라는 화려한 기법으로 성장 곡선을 포장하려 합니다.

물론 이런 전략은 단기적으로 통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리텐션, 재방문율, 실제 사용자 만족도 같은 핵심 지표를 깊이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말이죠. 하지만 결국 이 성장의 환상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사용자들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냅니다.

진짜 성공 기업들이 통과한 애정도 테스트

그렇다면 초기 스타트업이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지표는 무엇일까요? Sam Altman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제품을 너무 좋아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발적으로 추천하는 사용자가 있는가?

이것이 바로 ‘Love Test’, 애정도 테스트입니다. 이 질문에 확실한 ‘그렇다’는 답이 나오기 전까지는, 맹목적인 성장 수치 추구는 의미가 없습니다.

실제로 지금 우리가 위대하다고 평가하는 기술 기업들을 살펴보세요. Airbnb는 초기에 뉴욕의 몇 개 숙소 호스트들이 열광적으로 서비스를 사랑하고 추천하기 전까지 대규모 확장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Dropbox는 소수의 얼리어답터들이 “이거 정말 편해!”라며 주변에 자발적으로 퍼뜨리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본격적인 성장 전략을 펼쳤죠.**

이들의 공통점은 명확합니다. 방향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릴지언정, 확신이 서면 반드시 애정도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것입니다. 이 확신 없이는 아무리 화려한 그로스 해킹을 동원해도 위대한 회사로 거듭날 수 없습니다.

사명감 없는 제품은 사랑받을 수 없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사용자들에게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한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뚜렷한 사명감(Mission)이 부재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왜 이것을 만드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다면, 제품은 그저 기능의 나열에 불과합니다. 반면 강력한 사명감을 가진 팀은 그 열정이 제품 곳곳에 스며들고, 사용자들은 그것을 느낍니다. Tesla가 단순히 전기차를 파는 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사명을 실현하듯이 말이죠.

스타트업 초기, 진짜 집중해야 할 것들

그렇다면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정말로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 첫째,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세요. 이것이 모든 것의 출발점입니다. 명확한 정의 없이는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 둘째, 소수의 사용자라도 진심으로 사랑할 만한 제품을 만드는 데 온 힘을 쏟으세요. 천 명의 무관심한 사용자보다 열 명의 열광적인 팬이 훨씬 가치 있습니다.
  • 셋째, 이 단계들을 성공적으로 거친 후에야 비로소 성장에 모든 것을 집중하세요. 순서가 중요합니다. 기초 없이 쌓은 탑은 결국 무너집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의 시작점

결국 진정한 성장은 사용자의 사랑에서 시작됩니다.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추천하고, 재방문하고,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을 때, 그때 비로소 의미 있는 성장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스타트업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나요? 성장 수치에 집착하고 있다면, 한번 멈춰서 물어보세요.

우리 제품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용자가 있는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 때, 그때가 진짜 성장을 시작할 때입니다.

참고 자료: Sam Altman, “Before 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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