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 속의 찬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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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함을 찬양하는 사회에서의 도전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위인전을 읽으며 자라왔습니다. 그 책 속의 인물들은 뛰어난 업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남겼고, 우리는 그들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동시대에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 즉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어떨까요?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비범한 주인공들이 모든 서사의 중심에 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렇게 특별함을 동경하고 평범함을 하찮게 여기는 시각이 우리 무의식 속에 자리 잡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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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과 특별함, 과연 구분이 필요한가?

평범함과 특별함이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일까요? 무엇이 평범하고 특별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가치관, 경험, 환경 등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한국에서 평범한 것이 타국에서는 특별한 것이 되고, 10년 전에 평범했던 것이 지금은 특별하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사실, 평범과 특별을 구분하고 좋고 나쁨을 편 가르는 것은 오래된 이분법적 사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평범하다고 여기는 것 속에서도 비범하고 특별한 가치와 의미가 담겨 있을 수 있고, 특별해 보이는 것 속에서도 보편적인 속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분법적 사고의 문제점

우리가 평범과 특별을 구분하며 판단할 때, 그 대상이 가지고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속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하게 평가하게 됩니다. 철학자 레비나스는 우리가 타인을 섣불리 판단함으로써 복잡한 윤리적 책임을 회피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누군가를 좋고 나쁨으로 평면적으로 판단하면, 타인은 통제되기 쉬운 평면적인 인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죠. 더 나아가,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는 자신의 삶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을 높입니다. 이들은 특별하고 성공한 삶과 평범한 삶만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삶에 실망하고 비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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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을 넘어서 나다움을 찾아가기

평범함과 특별함을 구분하지 말라는 것은 미지근하게 대충 편하게 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세상의 기준에 따라 이분법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멈추면, 우리가 가진 고유한 가치와 다양성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때 우리는 삶에서 펼쳐지는 모든 경험을 열린 마음으로 관찰하며, 나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갈 수 있습니다. 가치 평가에서 자유롭게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노력하지 않아도 열정을 쏟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으며, 더 깊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평범함 속의 찬란함을 발견하기

마리나 반 주일렌의 책 <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는 우리가 자연스럽게 놓치고 있는 평범한 삶 속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줍니다. 이 책은 철학자들과 문학 속 이야기들을 통해 평범함 속에서 발견한 특별한 순간들을 이야기합니다. 완벽주의와 이분법적인 구분에서 벗어나, 충분히 만족스러운 평범함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삶의 다양한 측면을 재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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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여러분은 어떤 기준으로 특별함과 평범함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있었나요? 혹시 특별하고 성공한 삶을 쫓으며, 매일 똑같은 것 같은 평범하고 지루한 내 삶을 평가 절하하고 있지는 않았나요? 모든 것에 좋고 나쁨, 특별과 평범, 성공과 실패라는 꼬리표를 붙이며 판단하고 있었다면, 이제 꼬리표를 떼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이분법의 세상에서 벗어나 나답게 살아가는 행복과 만족이 저절로 따라올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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