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의 시대와 우리가 잃어버린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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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혹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흥미롭게도,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절반 가까이가 인터넷이 없던 시절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에 대한 이 강렬한 향수는 단순한 낭만적 그리움이 아닙니다. 이는 현재 우리가 느끼는 깊은 결핍과 단절에 대한 반응입니다.

잃어버린 진정성: 2003년의 먼지 낀 광장

2003년 코네티컷 웨슬리언 대학교의 먼지 낀 광장. MGMT가 되기 전, 두 명의 대학생이 또래 친구들 앞에서 ‘Kids’를 연주하는 영상이 있습니다. 이 영상 속 사람들은 멋지게 차려입지 않았고, 카메라는 흔들리며 어색하게 춤추는 군중을 포착합니다. 그 누구도 휴대폰을 들고 있지 않습니다.

이 장면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거기엔 ‘보여주기 위한 존재’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그저 그 순간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구부러진 어깨, 리듬에 맞지 않는 춤, 그리고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잃어버린 진정성의 모습입니다.

소셜 미디어가 만든 일률적인 세상

소셜 미디어는 트렌드의 주기를 가속화시켰고, 그 결과 우리는 이상할 정도로 일률적인 사회를 만들어냈습니다. 같은 제품을 사고,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며, 같은 밈을 참조합니다. 심지어 ‘독특함’조차도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렸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의 관계마저 상품화되었다는 점입니다. 친구와 보내는 시간은 더 이상 그 자체로 온전히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기록되고, 편집되고, 얼굴 없는 관객에게 보여지는 콘텐츠가 됩니다. “오늘 카페에서 찍은 사진 인스타에 올려야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러워진 순간, 우리의 경험은 이미 반쪽이 되어버립니다.

결핍의 상실: 우리가 놓친 가치

작가 마이클 해리스는 이를 ‘결핍의 상실(loss of lack)’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과거에는 좋은 음악을 찾고, 하위문화에 참여하고, 의미 있는 사회적 교류를 하기 위해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1980~90년대 사람들은 Ceefax라는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축구 점수가 한 자리 숫자로 텔레비전 화면에 표시되는 것을 보며, 오후 내내 소파에 앉아 그 숫자가 바뀌기를 기다렸습니다. 지루했을까요? 아마도 그랬을 겁니다. 하지만 그 지루함 속에서 그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상상하고, 존재했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어떤가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30초도 견디지 못하고 휴대폰을 꺼냅니다. 우리는 외부 자극 없이 내부 자원만으로 자신을 즐겁게 하는 능력을 잃어버렸습니다.

향수의 아이러니: 인터넷이 보여준 인터넷 이전 시대

흥미로운 역설이 있습니다. 우리가 인터넷 이전 시대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만든 것은 바로 인터넷 자체입니다.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과거의 영상들, 수십 년 전 사람들이 무심하게 자유롭게 활동하던 모습들은 모두 이 디지털 기계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인터넷은 우리가 버리고 싶어 하는 동시에 포기할 수 없는 엄청난 자원입니다. 이전 세대의 음악, 지식, 생활 방식에 대한 비할 데 없는 접근성을 제공하며, 본질적으로 민주적입니다. 전통적인 미디어에 도전하고, 세계 정세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통제된 연결: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말처럼 “지금은 모든 것이 컴퓨터”인 시대입니다. 완전히 인터넷을 끄는 것도 더 이상 불가능합니다.

해답은 MGMT의 가사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통제하고, 필요한 것만 취하라.

진정성이란 원하는 때에 선택하거나 포기할 수 있는 자유입니다.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되, 그것에 지배당하지 않는 것. 연결되되, 단절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 트렌드를 알되,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 것.

여러분은 오늘 친구와 만났을 때, 카메라가 아닌 눈으로 그 순간을 기억할 수 있나요? 지루함을 느낄 때, 휴대폰 대신 자신의 생각과 마주할 수 있나요? 바로 이런 작은 선택들이 우리가 잃어버린 진정성을 되찾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참고 자료: The Guardian, “Why am I filled with nostalgia for a pre-internet age I never k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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