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결론이 뭔가요?
밤새 준비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상사에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순간 당황스럽죠. 머릿속에는 분명 완벽한 논리가 있었는데, 막상 설명하려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런 경험, 여러분도 한 번쯤은 있으시죠?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 진짜 이유
문제는 정보 부족이나 노력 부족이 아닙니다. 넘쳐나는 정보와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꿰어낼 ‘생각의 뼈대’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치 좋은 재료들을 가지고 있지만 요리법을 모르는 것과 같은 상황이죠.
일잘러들은 다릅니다. 그들은 복잡한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하고, 설득력 있는 메시지로 전달하는 특별한 도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SCQA 프레임워크입니다.
SCQA: 맥킨지가 사용하는 최강의 사고 도구
SCQA는 Situation(상황), Complication(문제), Question(질문), Answer(답변)의 앞글자를 딴 프레임워크입니다. 단순히 보고서를 멋지게 작성하는 기술이 아니라, 복잡한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고법 그 자체입니다.
세계 최고의 컨설팅 회사들이 문제 해결의 표준으로 사용하는 이 도구를 통해, 여러분도 생각의 실타래를 논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배달 앱 문제 해결하기
가상의 상황을 통해 SCQA를 어떻게 적용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음식 배달 앱의 고객 불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따라가보죠.
1단계: Situation – 공감대 형성의 출발점
우리 회사의 배달 앱은 출시 이후 매년 20%씩 성장하며, 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습니다. 특히 ‘신속하고 정확한 배달’은 고객들이 우리 앱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자 핵심 경쟁력이었습니다.
첫 번째 단계의 핵심은 ‘객관적 사실 제시’입니다. 누구나 반박할 수 없는 명확한 현실을 보여주어 상대방의 공감대를 이끌어냅니다. 개인적 의견이나 주관적 해석은 배제하고, 데이터와 수치로 뒷받침된 사실만을 간결하게 전달합니다.
이 단계가 중요한 이유는 듣는 사람을 “그래, 맞아”라는 긍정적 상태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는 다음 단계에서 제시할 문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심리적 토대를 마련해줍니다.
2단계: Complication – 균열을 일으키는 문제 제기
하지만, 올해 3분기부터 고객센터에 접수되는 ‘배달 지연’ 관련 불만 건수가 전 분기 대비 50%나 급증했습니다. 이로 인해 앱스토어 평점 또한 4.5점에서 3.8점으로 크게 하락하며, 핵심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긴장감 유발’이 목적입니다. 안정적인 상황에 균열을 일으키는 변화나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이를 통해 상대방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그래서 뭐?”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유발합니다.
좋은 문제 제기는 구체적이고 핵심적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문제가 다음 단계의 날카로운 질문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3단계: Question –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 정의
그렇다면, 우리는 ‘배달 지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하락한 고객 만족도와 앱 평점을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세 번째 단계는 ‘생각의 방향을 하나로 모으는 것’입니다. 앞서 제시된 상황과 문제로부터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단 하나의 핵심 질문을 명확히 정의합니다. 이 질문이 앞으로 논의할 모든 내용의 방향을 결정하는 이정표 역할을 합니다.
명확한 질문 없이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해결책을 상상하며 초점이 흩어집니다. 질문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해결책도 명확해집니다.
4단계: Answer – 명쾌한 결론과 해결책 제시
결론적으로, ‘AI 기반 최적 배차 시스템’을 즉시 도입하여 배달 효율을 높이고, 지연 발생 시 고객에게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자동 보상 정책’을 함께 시행해야 합니다.
네 번째 단계는 ‘두괄식 구성을 통한 효율적 설득’입니다. 핵심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변을 먼저 제시합니다. 바쁜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들은 결론부터 듣고 싶어합니다. 최종 목적지를 먼저 알려주면, 듣는 사람은 안정적인 관점에서 근거를 평가하며 따라올 수 있습니다.
이후 본문 내용은 이 답변이 왜 최선인지를 증명하는 근거들로 채워나가면 됩니다.
일상 업무에서 SCQA 활용법
SCQA의 진정한 힘은 보고서 작성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업무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만능 도구입니다.
- 회의 발언 시: “지금 우리는 예산안을 논의 중입니다(S). 그런데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했습니다(C). 비용 구조를 어떻게 해결할까요(Q)? 저는 A 항목의 예산을 B로 돌릴 것을 제안합니다(A).”
- 상사 보고 시: 문제만 들고 가기보다는 SCQA 구조로 정리해서 해결책까지 함께 제시합니다. 이는 단순한 보고자가 아닌 문제 해결사로서의 역량을 보여줍니다.
- 이메일 작성 시: 복잡한 요청 사항도 SCQA 순서로 작성하면, 수신자가 배경과 문제,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바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습관
SCQA는 단순히 순서에 맞춰 글을 쓰는 기술이 아닙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며, 해결할 과제를 명확히 한 뒤, 최적의 해결책을 도출하는 논리적 사고 과정 그 자체입니다.
중요한 것은 SCQA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누구나 훈련과 연습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라는 점입니다. 업무 보고나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있다면, 백지를 꺼내 S, C, Q, A 네 가지 항목을 먼저 채워보세요.
논리적 사고의 시작점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지 막막할 때, SCQA는 우리의 생각을 담을 수 있는 튼튼한 뼈대가 되어줍니다. 이 작은 습관이 우리의 생각을 명쾌하게 만들고, 논리를 날카롭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동료와 상사를 설득하는 강력한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여러분도 ‘정리되지 않는 생각’의 덫에서 벗어나 생각을 논리로 만들어낼 줄 아는 진정한 문제 해결사가 되어보세요. SCQA라는 강력한 무기가 여러분의 업무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