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관리는 하면서 마음 관리는 왜 안 할까?
여러분은 혹시 이런 경험이 있나요? 새해 목표를 세울 때는 플래너를 사고, 앱을 다운받고, 온갖 도구를 동원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려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마음상태에 대해서는 그저 ‘기분이 좋다’, ‘나쁘다’ 정도로만 넘어가는 경우 말입니다.
우리는 목표 관리를 위해서라면 다이어리, 간트 차트, 메모장, 가계부 등 다양한 도구를 찾아 헤맵니다. 현황을 기록하고 세부 실행 방안을 세우며, 각 계획의 마감일을 정하고 진척률을 모니터링하죠. 이 모든 복잡한 과정을 단순히 머릿속 계산만으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것을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 관리는 어떨까요?
우리가 놓치고 있는 마음 관리의 중요성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 관리를 위해 별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도구는 언감생심이고, 오늘 하루 내가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 되돌아보는 사람들은 정말 드뭅니다. 앞으로 10년 후, 20년 후 어떻게 행복해질지, 어떻게 더 긍정적인 기분을 누릴지, 어떻게 자존감을 높일지에 대한 목표를 세우는 사람은 더욱 찾아보기 어렵죠.
이런 현상은 다음과 같은 고정관념에서 비롯됩니다:
- “마음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느끼는 것이다”
- “감정은 저절로 좋아질 것이다”
- “내 마음은 내가 가장 잘 안다”
하지만 단언컨대, 여러분은 자신의 마음을 생각보다 잘 알지 못합니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필자는 나 자신조차도 내 마음을 완전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나서야 깨닫는 진실
심리상담이나 심리검사, 전문 코칭을 받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알게 됐어요”
- “나한테 이런 면이 숨겨져 있을 줄 몰랐어요”
- “잊고 있던 나 자신을 기억해 냈어요”
이들은 비로소 자신에게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자신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죠.
복잡한 마음의 세계를 이해하기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마음은 복잡합니다. 수십 년 동안 누적된 방대한 장기기억 데이터베이스는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자각조차 할 수 없는 다양한 생각, 신념, 가치관, 감정들이 의식 위에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한 가지 생각만 하고 있다고, 기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착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무수한 생각과 감정의 파편들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괴롭히는 반복되는 고민들
다음과 같은 고민들이 여러분을 괴롭히고 있지는 않나요?
- 고민되는 것이 있어요 –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 자꾸 부정적인 생각이 떠올라요 – 통제할 수 없는 부정적 사고의 반복
-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어요 – 정체성에 대한 혼란
- 계속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요 – 패턴을 벗어나지 못하는 답답함
- 화를 통제하기가 힘들어요 – 감정 조절의 어려움
- 인생이 무미건조해요 – 의미와 목적의 부재
- 자존감이 낮아요 – 자기 가치에 대한 의심
해결의 첫 단계: 빈 종이와 펜
만약 여러분이 이런 심리적 문제들로 고민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빈 종이와 펜을 드는 것입니다. 사실 모든 문제에 대한 단서는 여러분 자신의 머릿속에 있습니다.
단지 앞서 설명했듯이 부정적인 생각을 만들어내는 생각과 감정의 파편들이 자꾸 생겼다 없어졌다 하기 때문에, 그것을 미처 인지하거나 대처하지 못해서 관련 문제가 계속 되풀이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식의 명명화, 즉 여러분의 머릿속에 흘러가는 온갖 잡생각과 기분들을 포착하여 종이에 늘어놓아야 합니다.
마음을 치유하는 다양한 글쓰기 방법
심리학자들이 강조하는 다양한 글쓰기 방법들이 있습니다:
- 감사의 글쓰기 – 일상의 소중함을 재발견하는 과정
- 치유의 글쓰기 –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간
- 자기자비 글쓰기 – 자신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연습
- 정체성 글쓰기 – 진정한 나 자신을 탐구하는 여정
- 성장 글쓰기 – 발전과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간
- 자기 가치 확인 글쓰기 – 내재된 가치를 발견하고 인정하는 과정
- 성찰적 글쓰기 – 경험을 통해 지혜를 얻는 활동
심리학자들이 괜히 목청 높여 ‘글쓰기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내 마음속에 일어나는 일들을 글로 표현해보는 과정은 여러분의 생각보다 훨씬 더 여러분의 삶을 바꿔줄 수 있습니다.
작업기억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
그렇다면 마음을 글로 적어보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그 원인은 바로 우리의 작업기억(working memory) 용량의 한계 때문입니다.
심리학에는 ‘매직 넘버 7’이라는 매우 유명한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작업기억의 용량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한 번에 기억하고 처리할 수 있는 정보가 숫자 7개 정도에 그친다는 이론입니다. 전화번호가 7자리로 구성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고민거리들을 종이에 토해내지 않고 단지 머릿속으로만 궁리하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작업기억에만 의존하는 꼴이 되어, 용량 한계상 별다른 비판이나 고찰, 반성이나 해결책을 낼 수 없을 것입니다.
그저 잊어먹지 않기 위해 계속 작업기억 안에서 같은 고민만 반복하게 됩니다. 잠자리에서도, 일어나서도, 하루 종일 같은 생각만 맴돌게 되죠.
글쓰기로 작업기억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하지만 종이에 적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비로소 ‘작업기억의 저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이제 7개든 100개든 상관없습니다. 여러분 대신 종이가 기억해줄 테니까요.
실천 방법은 간단합니다:
- 먼저 고민거리를 적으세요 – 마음에 들지 않는 생각이나 감정들을 여과 없이 적어보세요
- 다음 줄부터 차례로 분석해보세요 – ‘내가 생각하는 원인’, ‘대안’, ‘실천 방법’을 나열해보세요
- 자유롭게 의견을 덧붙이세요 – 더 적고 싶다면 분량과 관계없이 이런저런 자기 의견들을 적어도 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최선의 견해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종이 위에 무엇이든 나열해야 냉정한 상황 판단이 가능하고 합리적인 대책도 세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해결법을 시행하다가 더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면 얼마든지 방향을 수정해도 좋습니다.
마음 다이어리는 훌륭한 자기계발 도구
혹자는 ‘말랑말랑’해서 왠지 거부감이 든다며, 감성 에세이나 수필 같은 것 아니냐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음을 적는 다이어리’는 훌륭한 자기계발 수단 중 하나입니다.
모든 고민이나 실천은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됩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내가 주로 어떤 생각과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성숙과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해보세요
마음 관리도 결코 우습게 볼 것이 아닙니다. 목표 관리하듯 ‘마음 관리’에도 도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마음은 복잡하고 섬세합니다.
오늘 밤, 잠자리에 들기 전 5분만 시간을 내어 빈 종이에 오늘 하루 느꼈던 감정들을 적어보세요. 그것이 여러분을 끝없는 고민의 늪에서 벗어나게 해줄 첫 번째 열쇠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마음 관리 방법을 시도해보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