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이야기는 언제나 낭만적입니다.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초기 멤버들, 특히 공동창업자들에 대한 깊은 감사와 유대감을 보면 부러움을 자아냅니다. 이들은 아무것도 없던 시절부터 서로를 믿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온 사이죠. 하지만, 현실은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예비창업팀의 코파운더가 된다는 것은 어쩌면 그저 재능을 투자받는 것과 다름없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같지만 끝은 다른 이야기
이런 스토리를 한번 생각해볼까요? 한 개발자가 예비창업자의 비전 어린 연설에 감명받아 함께 일하기로 합니다. 무급노동을 이어가며 서류상 공백기는 길어지고, 통장 잔고는 바닥을 보입니다. 언젠가 사업이 빛을 볼 거라는 생각으로 불안감을 떨치며 일을 계속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공동창업자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고, 창업자는 걱정하는 말은 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개발자는 창업자가 자신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창업자는 사업을 지켜내는 것이 목표일 뿐, 함께 하는 사람들을 책임지고 돌보는 것에 대해서는 그의 책임으로 크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개발자는 팀을 떠나며, 자신이 제공한 시간과 노동력은 대가 없이 팀에 바쳐졌다는 것을 깨닫게 될 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드문 이야기일까요?
물론 모든 창업자가 이런 식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공짜 직원’을 구하려고 ‘공동창업자’라는 타이틀을 남발하는 경우도 실제로 존재합니다. 즉, 예비창업팀의 코파운더로 영입을 제안받는 입장이라면 ‘나는 이런 상황이 생기더라도 감수할 수 있을 것인가?’를 꼼꼼히 점검해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예비 창업자가 되어야 할까요?
재능을 투자받기 위해서는 믿을만한 지표를 보여주고, 이후 가져갈 수 있는 이득과 보장받을 수 있는 안전에 대한 계약서를 쓰는 것이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혼자서 회사를 키워보려는 노력은 이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먼저 서로 주고 받는 신뢰가 더 안전하고 단단하다는 믿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예비창업팀에 코파운더를 영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나의 꿈과 이상, 나라는 사람 하나로도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능력이겠지만, 상대방을 위하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혼자서 일을 할 수는 없겠지만, 법인을 설립하여 실제로 지분을 나누고, 정당한 연봉을 제공할 수 있을 때까지는 혼자서 최선을 다해보는 것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과연 여러분은 사업 초기에 재능을 투자해줄 수 있는 인재가 객관적인 지표를 검토하고도 들어오고 싶어할만한 수준으로 혼자 사업을 키울 수 있을까요? 어쩌면 창업을 하고 사업을 키워나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일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도 한번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