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것
여러분은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완벽한 아이디어? 충분한 자금? 놀랍게도 세계 최대 커뮤니티 플랫폼 중 하나인 Reddit의 창업 스토리는 우리가 믿어왔던 상식을 완전히 뒤집습니다.
버지니아 대학교 4학년이던 스티브 호프만과 알렉시스 오하니안은 2005년, 휴대폰으로 패스트푸드를 주문하는 서비스를 구상했습니다. 당시 Y Combinator 창업자 폴 그레이엄은 이 아이디어에 투자를 거절했습니다.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 이동통신사와 패스트푸드 체인 모두와 복잡한 계약을 맺어야 하는 이 사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레이엄은 이 두 청년에게서 비범한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아이디어는 미숙했지만 팀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강연을 듣기 위해 버지니아에서 보스턴까지 기차를 타고 왔고, 프로그래밍 언어 Lisp에 관심을 가질 만큼 지적 호기심이 넘쳤습니다. 그레이엄은 결단을 내렸습니다.
아이디어는 나쁘지만 팀이 좋으니, 다른 것을 하겠다면 투자하겠다.
기차에서 탄생한 세계적인 플랫폼
전화를 받은 두 청년은 이미 버지니아로 돌아가는 기차 안이었습니다. 그들은 다음 역에서 내려 즉시 북쪽으로 향하는 기차를 다시 탔습니다. 그리고 그날 하루가 끝나기 전에 지금의 Reddit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시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 인기 있던 Delicious라는 링크 저장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del.icio.us/popular’ 페이지에서 인기 링크를 확인했는데, 그레이엄은 여기서 기회를 봤습니다. 링크 ‘저장’의 부산물이 아닌, 처음부터 링크 ‘공유’를 위해 설계된 플랫폼이 필요했습니다.
Reddit의 경쟁자는 Slashdot이었습니다. 두 서비스는 비슷해 보였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습니다. Slashdot은 운영자가 직접 기사를 선별했지만, Reddit은 사용자들의 투표로 콘텐츠가 결정되었습니다. 이 작은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Reddit은 항상 최신 뉴스를 가장 빠르게 제공했고, 사람들은 가장 새로운 소식이 있는 곳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스타트업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3가지
1. 피봇은 실패가 아니라 학습이다
Reddit의 원래 아이디어는 휴대폰 음식 주문 서비스였습니다. 19년이 지난 지금도 그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Reddit은 세계 10대 웹사이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피봇의 힘입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자신의 첫 아이디어에 집착합니다. 시장이 원하지 않는다는 신호가 명확해도 방향을 바꾸지 못합니다. Reddit 창업자들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아이디어보다 실행에, 고집보다 학습에 집중했습니다. 기차에서 내려 방향을 바꾼 그 순간이 Reddit의 진짜 시작이었습니다.
2. 창업자와 제품은 완벽하게 일치해야 한다
폴 그레이엄은 “정말로 위대한 모든 스타트업은 회사와 창업자가 소름 끼칠 정도로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Reddit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호프만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Reddit은 호기심이 많고, 세상의 이면을 의심하며, 재미있는 일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것은 스티브의 성격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 같은’ 호기심의 소유자였고, 권위주의를 싫어했습니다. 편집자 없이 운영되는 플랫폼이라는 Reddit의 핵심 철학은 그의 가치관과 완벽하게 일치했습니다.
여러분의 비즈니스는 여러분의 본질과 일치합니까?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 여러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반영하는 사업입니까?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을 때, 지속 가능한 성장이 시작됩니다.
3. 완벽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출시하라
그레이엄은 Reddit 창업자들에게 최대한 빨리 출시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첫 버전은 코드가 몇백 줄만 넘지 않아도 됩니다. 그걸 만드는 데 2주 이상이 걸릴 이유가 없죠.
Reddit은 Y Combinator 첫 기수가 시작된 지 약 3주 만에 사이트를 열었습니다. 초기 사용자는 창업자들과 그들의 친구들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사용자당 여러 계정을 사용하면, 괜찮은 품질의 링크 목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트래픽이 너무 적어서 주변 잡음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자 꾸준히 사이트를 찾는 핵심 사용자층이 형성되었습니다. 그 후로 Reddit은 단 한 번도 성장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려고 1년을 준비하는 것보다, 불완전한 버전을 3주 만에 출시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받는 것이 훨씬 가치 있습니다. 시장은 여러분의 가정을 깨뜨리고, 실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줄 것입니다.
Y Combinator가 탄생한 이유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Reddit 창업자들은 Y Combinator 설립의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그레이엄은 하버드 컴퓨터 동아리 강연에서 스티브와 알렉시스를 만난 후, 그들 같은 인재에게 자금을 지원할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들은 당시 별명이 “셀 푸드 머핀(Cell food muffins)”이었습니다. 그레이엄의 아내 제시카는 어린 강아지나 두 살배기 아기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에게 ‘머핀’이라는 애칭을 사용했는데, 이 별명만으로도 그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호감 가는 인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결국 Y Combinator는 그들을 탈락시켰다가 다시 받아들였고, 이는 YC 역사상 최고의 결정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지금 Y Combinator는 Airbnb, Dropbox, Stripe 등을 배출한 세계 최고의 액셀러레이터가 되었습니다.
당신의 기차는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까?
Reddit 이야기가 주는 가장 강력한 교훈은 이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처음 탄 기차의 방향이 아니라, 잘못된 방향임을 깨달았을 때 다음 역에서 내릴 용기입니다.
여러분의 비즈니스는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까? 시장의 신호를 무시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완벽한 제품을 만들겠다며 출시를 미루고 있지는 않습니까?
스티브와 알렉시스는 기차에서 내려 방향을 바꿨고, 그 결정이 세계를 바꿨습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행동할 용기일지도 모릅니다.
참고 자료: Paul Graham, “The Reddi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