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직급의 공무원 자리를 위해 목숨걸지 말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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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0대 9급 공무원이 1년을 못 견디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젊은 30대 공무원은 안타깝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도대체 왜 그는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요?

그 원인은 바로 악성 민원인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다음은 해당 뉴스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경기 구리시 교문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던 30대 9급 공무원이 4일 오후, 민원인의 과도한 요구에 대응하다가 이를 견디지 못해 인근 K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구리시 공무원 S씨는 미혼으로 지난해 공무원 임용시험에 합격해 6개월의 공무원 시보기간(수습기간)을 마치고 며칠 전 정식 공무원이 되었기에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재 구리시 인창동에 위치한 W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한 S씨의 유가족들은 빈소를 찾아간 기자에게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조용히 보내드리고 싶다”라며 말을 아꼈다.

S씨는 행정복지센터에서 ‘인감, 취학, 어디서나민원’을 담당하던 공무원으로 일하며 악성 민원인들에게 시달림을 당했으며 이로 인해 우울증 약까지 복용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료 공무원들은 “악성 민원인들로부터 폭언을 당하면 경력이 많은 공무원들도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공무원 경력이 일천한 젊은 사람이 그것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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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이 낮은 9급 공무원이 힘든 것은 바로 이런 악성 민원인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렇게 극단적인 악성 민원인들은 보통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즉, 이들의 인생은 이미 바닥을 쳤기 때문에 더이상 바닥 칠 것을 염려하지도 않고, 사실상 짐승과 다름없거나 짐승보다 못한 사고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이들처럼 바닥을 친 인생을 무기로 싸우는 사람들은 하위 99%의 인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하위 99%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죠. 바로 ‘호의를 권리로 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낮은 직급의 공무원이 이들과 상대할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는, 정작 본인들은 세금을 내지도 않으면서 공무원은 자신의 아랫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나라의 세금으로 일하는 공공노예라는 천박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살이를 하면서 한 번도 갑이 되어보지 못한 비참한 인생일 수록 공무원을 무시하고, 갑질하고, 괴롭힙니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도 비슷합니다. 한번도 갑이 되어 보지 못한 구차한 인생이어서, 각종 민원을 넣을 수 있는 모든 곳에서 항상 갑질을 일상화합니다. 때문에 이런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9급 공무원이 된다는 것은 자괴감과 허탈감, 절망감의 구렁텅이에 스스로 빠지겠다는 것과 같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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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9급 공무원의 급여는 매우 낮은 박봉입니다. 이런 박봉을 견디면서 해야 하는 일이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몰상식한 사람을 상대하고 그들의 똥을 치우는 일이라면, 아무리 강한 멘탈을 가졌다 하더라도 결국 좌절과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국가 역시 이런 낮은 직급의 공무원들의 대우를 높여주지 못합니다. 국가는 국가대로 낮은 곳까지 두루 살필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과거에는 공무원이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성과 철밥통, 공무원 연금 등의 이유로 가장 선호되는 직업 중에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길게 보세요. 과연 이런 사소한 것들 때문에 한창 젊고 빛나는 시절을, 열심히 재테크하고 부를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는 것이 정말 바람직한 것일까요? 더구나 최저생계비에 불과한 박봉을 받으며 오랜 시간 고통을 감내하며 연명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잘 생각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사회 경험이 부족하고 나이가 어린 사람은 절대로 악성민원인들을 제대로 상대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9급 공무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이 9급 공무원을 기피하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9급 공무원의 일은 누군가가 해야겠죠. 그래서 만약, 정말로 만약에 굳이 공무원을 해야 겠다고 생각한다면, 공부 머리는 되지만, 4년제 대학을 가기 어렵거나, 또는 대학을 갈 이유가 없는 사람, 또는 어떻게든 먹고는 살아야겠지만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하기 싫은 사람들이 지원해 볼만 할 겁니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20대의 시기에 밑바닥 인생들의 똥이나 치우면서 세상을 경험하고, 사회의 무서움을 온 몸으로 경험하는 길은 사실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가야 한다면, 또는 이미 가고 있다면 현명하게 스스로를 잘 다독이며 생활해 나가길 바랍니다. 그 안에서 겸손함을 배우고, 그 겸손함과 인내심으로 새롭게 전진할 수 있는 힘을 기르세요.

어쨌든, 부디, 어떤 경우에도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만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밑바닥 인생들을 경험해 본 만큼 더 나빠질 것도 없을 겁니다. 정말 최악의 선택을 해야 겠다면, 그냥 모두 때려치우고, 새롭게 시작해보세요. 생각보다 인생이 별거 아니라고 느껴질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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