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자신감은 위험하다
여러분은 얼마나 자주 “자신감을 가져라”라는 조언을 들으시나요? 자기계발서마다 자신감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어떤 자신감이 진짜인지 알려주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술 한 잔만 마셔도 자신감은 올라갑니다. 하지만 그런 자신감으로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예전 산악 가이드 한 분이 했던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겁이 있는 사람만 가르친다”는 것이었습니다. 두려워할 줄 아는 사람이 자신의 한계를 차분히 인지하면서 위험을 다스리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반면 무조건 용맹한 사람은 어디선가 큰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감도 마찬가지입니다. 경험과 메타인지에 근거하지 않은 자신감은 오히려 독이 됩니다.
진짜 자신감은 전문성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건강한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답은 명확합니다. 깊이 있는 연구와 반복된 실험에서 나옵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바쁩니다. 하나의 영역을 깊게 공부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솔루션은 사실 깊은 연구가 부족합니다. 여기에 기회가 있습니다. 한 가지 가치 있는 영역에서 일개 범인이 깊게 파헤친다면, 여러 개의 솔루션을 연구하는 전문가들보다 훨씬 깊이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무한 경쟁이 아닙니다. 좁게 볼수록 여러분이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100시간을 투자한다면 하나의 분야에서 대체로 근방에서 최고가 됩니다.
100시간의 힘
예를 들어볼까요? 맛있는 떡볶이를 만드는 시장은 분명 포화 상태입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한국에서 떡볶이 맛을 상세히 비교하고 조리법을 시험해보는 데 100시간을 쓴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것입니다.
재료를 50만 원 어치 사서 300가지 배리에이션을 차분히 실험해보는 데 100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1주일에 10시간씩 10주를 투자하는 것입니다. 떡볶이 집 100개 중에 이렇게 한 사람이 하나도 안 될 것입니다. 떡볶이 집의 흥망성쇠가 걸려 있는데도,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떡볶이 맛에 시간을 잘 투자하지 않습니다. 바쁘기 때문입니다.
떡볶이 집을 성공시키는 데는 10개가 넘는 기술이 필요하겠지만, 최소한 4~5개는 차분하게 앉아서 연구하면 경지에 오를 수 있는 분야입니다. 떡볶이 맛에 대해 자신감이 아니라 그저 “맛있었으면 하는 희망”만 존재한다면, 넓은 계곡을 희망만 가지고 점프하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자신감이 곧 최고의 상품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적 가치는 대부분 남을 설득해내는 데서 이뤄집니다. 설득의 기반에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도움이 될 것으로 자신하는 솔루션을 찾아서 조리 있게 설득하는 것이 결국 경제 활동의 대부분입니다.
도움이 안 되는 솔루션은 설득할 가치도 없거니와, 설득하기도 몹시 어렵고, 설득하고 나서도 감당이 안 됩니다. 속임수일 테니까요. 설득할 가치를 찾고, 설득해내는 것이 사업입니다. 이 기반에는 여러분의 확신이 중요합니다.
설득의 과정에서 가장 첫 번째로 설득하는 것이 바로 ‘나의 자신감’입니다. 사람들은 바쁘기 때문에 여러분의 솔루션을 다 살펴보기 전에 우선 첫 번째로 여러분을 봅니다. 여러분의 확신이 믿을 만한 정도인지를 봅니다. 여러분의 자신감에 설득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 데서나 아무 이야기로 자신감을 내비칠 필요도 없습니다. 여러분의 자신감이 최고의 상품이고, 연구개발에 목을 매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신 있는 걸 찾을 자신이 있다면, 자신 없는 것에 연연할 필요도 없습니다.
빠르게 전문가가 되는 비결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빠르게 전문성을 쌓을 수 있을까요? 비결은 “분할해서 단순하게 반복 연습”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남들은 ABCDE라는 문장을 배우면 그 문장을 통째로 익히는 데 1시간을 씁니다. 중간에 과부하가 와서 지치기 때문에 4~50번 해보다가 끝냅니다. 하지만 A만 50번, B만 50번 이런 식으로 하면 한 시간에 250번 해볼 수 있습니다.
쪼개면 쉽습니다.
숙달도 쉽고, 조립도 쉽고, 덜 지칩니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이 배웁니다. 후라이팬으로 빈대떡을 뒤집는 것도 한 자리에서 100번 연습하면 쉽습니다. 기회될 때 한 번씩 실험하는 식으로는 평생 가도 못 뒤집는 사람이 많습니다.
쪼개서 연습하고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 진도가 나아갑니다. 진도가 나아가면 점차 응용이 됩니다. 응용을 하다 보면 남들은 그렇게 깊게 파고들지 못한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바쁘기 때문에” 말입니다. 바쁘기 때문에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해집니다. 그것을 설득합니다. 언제? 자신감이 생길 때.
여러분만의 영역을 찾으세요
주위를 둘러서 백 명을 보세요. 누구나 여러 스킬을 조합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바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특정 스킬을 할 일이 없어서 괜히 숙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분야에 열정을 느꼈다면, 여러분만이 느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고드세요. 남들이 필요로 할 것입니다. 절로 설득이 될 것입니다.
한 분야를 깊게 알다 보면 다른 사람들의 자신감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인지 느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사실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전문가들의 자신감에 의존해서 삶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비록 조금 틀렸더라도 자신 있는 사람을 믿습니다. 더 나아가면 노력하는 사람을 믿습니다. 한 분야에서 노력하는 사람이 되세요. 전문가란 그런 사소한 디테일까지도 스스로 대신 공부해주는 사람입니다. 고객이 스스로 학습하는 것보다 더 나은 길을 빠르고 안전하게 제시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지식의 창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진짜 자신감은 근거 없는 용기가 아니라 100시간 혹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 깊이 있는 연구에서 나옵니다. 좁은 분야에서 분할 연습을 통해 전문성을 쌓으면, 여러분의 자신감 그 자체가 최고의 상품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