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시장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9가지 행동 편향

0

여러분은 최근 금융 시장의 롤러코스터를 느끼고 계신가요? 시장, 정부 정책, 무역 분쟁, 공급망 이슈 등에서 비롯된 변동성은 투자자들의 심리까지 크게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의 투자 결정을 방해하는 심리적 함정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주가가 하루에도 몇 퍼센트씩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심리적 편향을 인식하고 극복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pexels

1. 최신 편향(Recency Bias): 과거는 잊고 현재에만 집중하는 오류

최신 편향은 가장 최근에 발생한 사건에 과도한 중요성을 부여하는 심리적 경향을 말합니다. 주가가 며칠간 급등하면 “이제 조정은 끝났다!”라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며칠간 급락하면 “이 하락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라고 단정짓는 식이죠.

최신 편향의 위험한 결과

2023년 초, 테크 섹터가 몇 주간 강한 상승세를 보였을 때 많은 투자자들이 “테크 불황은 끝났다”고 선언했던 사례를 생각해 보세요. 이런 낙관론에 휩쓸려 대규모로 매수한 투자자들은 이후 발생한 추가 하락에서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최신 편향은 우리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장기적 관점에서 벗어나 근시안적 결정을 내리게 합니다. 시장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확실한 승리’나 ‘패배’를 선언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2. 손실 회피(Loss Aversion): 이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한 심리

행동경제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손실 회피는 인간이 이익을 얻는 기쁨보다 동일한 크기의 손실에서 느끼는 고통을 약 두 배 정도 크게 느낀다는 이론입니다.

현실 세계에서의 손실 회피

목요일과 금요일에 포트폴리오가 10% 하락했다면, 그 다음 주 10%의 상승에도 여전히 심리적으로는 회복되지 않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왜냐하면 손실의 고통이 이익의 기쁨보다 더 강렬하게 남기 때문이죠.

김철수 씨는 주식 하락을 견디지 못해 바닥에서 팔아버린 후, 시장이 회복되자 훨씬 높은 가격에 다시 매수하는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손실 회피 성향 때문에 그는 5년간 시장 수익률의 절반도 얻지 못했습니다.

이 편향을 극복하려면 포트폴리오를 너무 자주 확인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자산을 매일 들여다볼수록 감정적 롤러코스터를 더 자주 타게 되고, 이는 잘못된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내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수용하는 함정

확증 편향은 자신의 기존 신념이나 가설을 지지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증거는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확증 편향

24시간 뉴스 사이클, 소셜 미디어, 투자 포럼 등 현대 정보 환경은 확증 편향을 더욱 강화합니다.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뒷받침하는 기사나 전문가 의견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면, 그런 견해를 지지하는 정보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죠.

박지영 씨는 특정 기업에 투자한 후 해당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만 찾아 읽었습니다. 재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들을 무시한 결과, 주가가 50% 이상 폭락한 후에야 자신의 판단 오류를 깨달았습니다.

기억하세요. 시장은 우리의 의견이나 감정이 아닌 사실, 데이터, 추세에 반응합니다.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투자 논리에 반하는 정보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4. 앵커링(Anchoring): 특정 수치에 고정되는 심리적 덫

앵커링은 첫 번째로 제시된 정보나 숫자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후속 판단이 그 초기값에 ‘고정’되는 현상입니다. 투자에서는 주로 매수 가격, 최고점, 최저점 등의 숫자에 고정되는 경향으로 나타납니다.

앵커링의 실제 사례

  • “이 주식은 내가 산 가격인 5만원에 도달해야만 팔 수 있어.”
  • “저 주식은 지금 너무 비싸. 한 달 전에 30% 저렴할 때 살 걸 그랬어.”
  • “시장이 15% 하락했지만, 최소 30% 떨어질 때까지는 매수하지 않을 거야.”

이런 생각들은 모두 특정 숫자에 고정된 결과입니다.

이준호 씨는 자신이 매수한 가격보다 20% 하락한 주식을 원래 가격으로 회복될 때까지 고집스럽게 보유했습니다. 결국 그 기업은 경쟁력을 잃어 주가가 계속 하락했고, 그는 80%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자산에 대해 지불하는 가격은 물론 중요하지만, 투자 결정이 임의의 숫자에 지나치게 얽매여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기업의 가치와 미래 전망입니다.

5. 사후 확증 편향(Hindsight Bias): “나는 알고 있었어” 증후군

사후 확증 편향은 어떤 사건이 발생한 후 마치 그것을 예측할 수 있었던 것처럼 느끼는 경향을 말합니다. “나는 그럴 줄 알았어”라는 생각이죠.

금융 시장에서의 사후 확증

2008년 금융 위기나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같은 중대한 시장 사건 이후, 많은 사람들이 마치 그 사건을 예측했던 것처럼 말합니다. “부동산 버블이 터질 것이라는 건 명백했어.” 또는 “팬데믹이 오면 테크 주식이 급등할 것은 분명했지.”

홍혜민 씨는 특정 정치적 사건 이후 "시장이 급락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진정으로 예측했다면 포트폴리오를 조정했겠지만, 이는 단지 사후 확증 편향이었습니다.

이런 편향은 투자자가 실제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과신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합니다. 시장은 본질적으로 불확실하며, 과거의 명백함이 미래의 예측 가능성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6. 소유 편향(Endowment Bias): 내 것은 더 가치 있다고 믿는 경향

소유 편향은 자신이 소유한 것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심리적 경향입니다. 투자에서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나 자산에 대해 객관적인 가치보다 더 높은 가치를 매기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소유 편향의 현실적 영향

  • “내가 보유한 이 주식들은 모두 저평가되어 있어. 곧 오를 거야.”
  • “내 집은 특별해. 주변 집들보다 최소 20% 더 가치가 있어.”
이수민 씨는 자신이 2년간 보유한 주식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거부했습니다. 회사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에도 "시장이 이 회사의 진정한 가치를 아직 알아보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결국 큰 손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소유 편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투자를 정기적으로 재평가하고, “오늘 처음 이 자산을 본다면 여전히 매수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7.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 패턴을 찾으려는 인간의 본능

도박사의 오류는 무작위적인 사건들 사이에 존재하지 않는 패턴을 발견하려는 경향을 말합니다. 룰렛에서 빨간색이 여러 번 연속해서 나왔을 때 다음에는 검은색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투자에서의 도박사의 오류

  • “주식 시장이 3일 연속 하락했으니 내일은 반등할 확률이 높아.”
  • “이 종목이 5개월 연속 상승했어. 이제 하락할 때가 됐어.”
최민준 씨는 특정 패턴을 발견했다고 믿고 단기 트레이딩을 시도했습니다. "월요일에 상승하면 화요일에는 항상 하락한다"는 자신만의 '법칙'을 따랐지만, 결국 이런 패턴은 우연의 일치였을 뿐 지속적인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주식 시장에는 모멘텀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단기 움직임은 무작위적이거나 예측하기 극히 어렵습니다. 패턴을 찾으려는 노력이 오히려 잘못된 확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기억하세요.

8.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불확실성 속의 허상

통제 착각은 실제로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나 결과를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을 말합니다. 투자에서는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있다는 과신으로 나타납니다.

통제 착각의 현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스스로 숫자를 선택할 수 있을 때 무작위로 선택된 번호보다 로또 티켓에 4배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합니다. 두 경우 모두 당첨 확률은 동일하지만, 선택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통제감을 느껴 더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죠.

정다영 씨는 복잡한 차트 분석과 기술적 지표를 사용해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예측이 맞았을 때는 자신의 분석 능력 덕분이라고 생각했고, 틀렸을 때는 '예상치 못한 외부 요인'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런 통제 착각은 그가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시장이 불안정할 때 투자자들은 종종 더 많은 ‘통제’를 원하며 더 자주 거래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서 더 많이 행동할수록 결과는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9. 매몰 비용 오류(Sunk Cost Fallacy): 이미 투자한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심리

매몰 비용 오류는 이미 회수할 수 없는 비용(시간, 돈, 노력)에 기반하여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향을 말합니다. “이미 이만큼 투자했으니 계속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죠.

투자에서의 매몰 비용 오류

  • “이 주식에 이미 많은 돈을 투자했으니 팔 수 없어. 언젠가는 회복될 거야.”
  • “내가 이 투자 전략을 연구하는 데 몇 년을 보냈어. 지금 실패하더라도 계속해야 해.”
강유진 씨는 친구의 사업에 큰 금액을 투자했습니다. 사업이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이미 너무 많이 투자했기 때문에" 추가 자금을 계속 투입했고, 결국 원금의 90%를 잃게 되었습니다.

매몰 비용 오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늘 처음부터 시작한다면, 전체 포트폴리오가 현금이라면 여전히 같은 투자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투자 심리 극복을 위한 실천 전략

이런 행동 편향들은 모든 투자자가 겪는 보편적인 심리적 함정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 손실을 보고 있는 주식은 원래 가격으로 회복되기를 바라며 너무 오래 보유합니다.
  • 이익을 보고 있는 주식은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놓치며 너무 일찍 매도합니다.
  • 최근 결과에 과도하게 영향을 받아 초기에는 뉴스나 사건에 과소 반응하다가, 상황이 명확해지면 군중 심리에 이끌려 과잉 반응합니다.

변동성 시장에서 심리적 함정을 피하는 방법

  • 투자 계획 수립하기: 감정이 아닌 계획에 따라 행동하세요. 목표, 시간 지평, 위험 허용 범위를 명확히 정의한 투자 계획을 작성하고 따르세요.
  • 자동화된 투자 활용하기: 정기적인 자동 투자는 감정적 의사결정을 배제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달러 코스트 애버리징(Dollar Cost Averaging)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특히 효과적입니다.
  • 포트폴리오 점검 빈도 줄이기: 매일 또는 매시간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는 것은 감정적 롤러코스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주간 또는 월간 점검으로 전환해 보세요.
  • 반대 의견 찾기: 자신의 투자 논리에 도전하는 정보를 의도적으로 찾아보세요. 이는 확증 편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투자 일지 작성하기: 투자 결정과 그 근거를 기록하고, 정기적으로 검토하세요. 이는 사후 확증 편향을 줄이고 자신의 판단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자신의 편향 인식하기: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취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편향에 더 취약한지 인식하는 것이 첫 번째 방어선입니다.

결론: 인간 본성을 이해하고 극복하기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는 비결은 높은 수익률이나 완벽한 타이밍이 아니라, 자신의 심리적 편향을 인식하고 극복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투자는 결국 인간 심리와의 싸움이며,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투자자가 장기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행동 편향에 가장 취약한가요?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하고 있나요? 변동성 시장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투자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자기 자신을 아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참고 자료: Ben Carlson, “Misbehaving in a Volatile Market”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