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혹시 성격 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나요?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StrengthsFinder나 MBTI 같은 검사를 통해 자신의 ‘강점’을 확인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과연 ‘경쟁심’은 강점일까요, 약점일까요?
WP Engine에서 수년간 신입 직원들에게 실시한 StrengthsFinder 검사에서 한 CEO의 3번째 강점은 ‘경쟁심(Competitive)’으로 나타났습니다. 항상 이기고 싶어하고, 특히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성향이죠.
하지만 이것이 정말 ‘강점’일까요? 영업 미팅에서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팀원들과 협력해야 하는 회의에서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게임이나 취미 생활에서는 즐거움을 해칠 수도 있고, 타인의 성취와 자신을 비교하며 자존감을 깎아내릴 수도 있습니다.
강점도 약점도 아닌, 그냥 ‘사실’
이런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혁신적인 관점이 바로 피벗 포인트(Pivot Points)라는 개념입니다. 피벗 포인트는 ‘제약’도, ‘약점’도, 심지어 ‘강점’도 아닙니다. 그저 평가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로 인정하는 것이죠.
농구나 라크로스에서 ‘피벗 풋(pivot foot)’을 생각해보세요. 한 발은 그 자리에 고정되어 있지만, 다른 발과 몸은 그 제약 조건 하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인생과 전략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피벗 포인트는 우리가 그 주변으로 전략을 구축해야 하는 고정점인 것이죠.
피벗 포인트의 핵심 특징
- 상황에 따른 변화: 같은 특성이 어떤 상황에서는 강점이 되고, 다른 상황에서는 약점이 되며, 때로는 전혀 관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 전략적 활용 가능성: 이를 중심으로 인생과 사업의 방향을 선회할 수 있기 때문에 ‘피벗’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 변화 가능하지만 신중해야 함: 피벗 포인트는 노력과 투자로 바꿀 수 있지만, 쉽게 변하지 않으며 변화에는 상당한 비용과 리스크가 따릅니다.
개인의 피벗 포인트 찾기: 나를 아는 것의 어려움
“너 자신을 알라”는 고대 그리스의 격언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문제에 너무 가깝고, 편향되어 있으며, 자기 성찰에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들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통해 자신의 피벗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어릴 때부터 이끌렸던 것은 무엇인가?
- 오랜 휴가 중에도 못 참고 하게 되는 일은?
- 열정적으로 이야기할 때 주제는 무엇인가?
- 일에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순간은?
한 스타트업 창업자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정리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대학 시절에도 친구들의 과제를 도와주며 복잡한 개념을 쉽게 설명하는 데 재미를 느꼈죠.
직장에서도 동료들이 그의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이제야 이해했다”며 감탄했습니다. 이는 그의 중요한 피벗 포인트였고, 결국 복잡한 B2B 소프트웨어를 직관적으로 만드는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나를 방해하는 것들
때로는 싫어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보다 쉬울 때가 있습니다:
- 절대 꺼려지는 일은 무엇인가?
- 10%의 시간만 할애해도 직업을 바꿀까 고려하게 되는 일은?
- 잘하고 싶지만 절대 잘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은?
조직의 피벗 포인트 발견하기
개인보다 더 복잡한 것이 조직의 피벗 포인트를 찾는 일입니다. 각자 서로 다른 영역에 대해 다른 지식을 가지고 있고, 내부 사람들의 생각과 실제 현실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체계적인 관찰 방법
- 부인할 수 없는 비교 우위: 고객이 여러 선택지 중에서 우리를 선택하는 이유, 심지어 경쟁사도 인정하는 강점
- 일관된 불만: 자주 반복되는 고객 불만, 데이터가 없어도 모두가 아는 약점
- 고객의 자발적 옹호: 고객이 스스로 소셜미디어에 올리거나 브랜드를 자랑하는 부분
한 테크 스타트업의 경우,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경쟁사와의 속도 비교 스크린샷을 SNS에 올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압도적인 성능’이라는 피벗 포인트를 확인해주었고, 이후 모든 마케팅 전략을 이 포인트 중심으로 재편했습니다.
피벗 포인트를 활용한 전략 수립
개인 차원의 활용
- 경쟁심이 강한 사람의 경우: 정체된 대규모 시장에서 10배 더 나은 제품을 만들고 마케팅과 영업에서 이기는 전략이 적합합니다.
- 영업을 싫어하는 사람의 경우: 영업팀이 필요 없는 단순한 니치 제품을 만들고, 1인 브랜드로 완벽하게 특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전략이 어울립니다.
- 사람을 좋아하지만 영업은 싫어하는 사람: 장기적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컨설팅 회사나 특정 부서를 전담하는 형태의 비즈니스가 더 적합합니다.
조직 차원의 전략 수립
- 현재 전략과의 매핑: 기존 전략이 피벗 포인트와 일치하는지, 모순되는 부분은 없는지 점검
- 다중 피벗 포인트 활용: 여러 피벗 포인트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을 늘려 경쟁사와의 자연스러운 차별화 달성
- 부정적 영향 최소화: 피벗 포인트의 부정적 측면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자체 한계에 갇히지 않도록 설계
피벗 포인트 변화: 신중한 투자 결정
피벗 포인트는 변할 수 있지만,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됩니다. 팀 페리스가 책 출간에 대해 한 조언을 빌리면, “기대했던 보상의 1/4만 얻고, 예상보다 2배 오래 걸려도 여전히 당연히 해야 할 일인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을 때만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한 글로벌 컨설팅 회사는 ‘대면 소통을 중시하는’ 피벗 포인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원격 근무가 필수가 되자, 이들은 VR 기술과 고품질 화상회의 시스템에 대규모 투자를 했습니다. 기존 피벗 포인트를 완전히 버리는 대신, 새로운 환경에서 같은 가치를 구현할 방법을 찾아낸 것이죠.
피벗 포인트가 만드는 마법
피벗 포인트를 중심으로 인생이나 전략을 설계하면, 마치 자신의 소명을 따르는 것과 같습니다.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며, 높은 품질을 내고, 자신만의 차별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더 많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피벗 포인트 활용
- 아마존의 경우: ‘고객 집착’과 ‘장기적 사고’라는 피벗 포인트를 중심으로 단기 수익성을 포기하면서도 시장 지배력을 구축했습니다.
- 애플의 경우: ‘디자인에 대한 완벽주의’와 ‘사용자 경험 우선’이라는 피벗 포인트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했습니다.
결론: 피벗 포인트와 함께 춤추기
인생은 짧고 조직 운영은 어렵습니다. 피벗 포인트와 싸우지 말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피벗 포인트는 약점이 아닙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세상에서 독특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고유한 출발점입니다.
자신의 피벗 포인트를 정직하게 파악하고, 이를 중심으로 전략을 설계할 때 비로소 경쟁사와 차별화되고 더 효율적으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피벗 포인트를 가지고 있나요?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여 더 나은 인생과 비즈니스를 만들어가고 계신가요?
참고 자료: A Smart Bear, “Pivot Poi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