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문화는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습니다. 작은 타협들이 쌓이고, 기준이 조금씩 낮아지며, 책임감이 서서히 희석되죠. 그렇게 어느 순간 ‘평범함’이 조직의 새로운 기준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건 새로운 미션 선언문이 아닙니다. 과감하고 신속한 리셋, 그것만이 유일한 해법입니다.
조직 문화 붕괴의 징후: 숫자보다 먼저 나타나는 신호들
문제는 매출 지표나 KPI가 떨어지기 훨씬 전에 시작됩니다. 여러분이 누구를 채용하고, 어떤 행동을 용인하는지 – 바로 그 순간부터 경고등이 켜지는 거죠.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를 모으겠다”고 선언하면서도, 정작 형편없는 결과물을 내놓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을 계속 팀에 두고 있다면? 팀원들은 금세 눈치챕니다.
아, 여기서는 평범해도 괜찮구나.
결국 최악의 성과자가 모두의 벤치마크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더 심각한 건, 이런 문화의 흐트러짐은 항상 최고 경영진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CEO가 일정과 품질에 대한 높은 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팀은 방향을 잃게 됩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초기에 이런 고민을 합니다. “인재 구하기도 어려운데, 너무 엄격하게 대하면 사람들이 떠나지 않을까?” 하지만 어려운 대화를 피하다 보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하게 되죠.
리셋의 원칙: 한 번에, 깊게, 예외 없이
진정으로 무너진 문화를 복구하는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깊이 있는 정리와 함께하는 완전한 리셋이죠. 그 필요성을 깨달았다면, 지금 당장 그리고 제대로 실행해야 합니다.
모든 구성원을 검토하세요.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편안하게 느껴지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더 깊고 과감한 정리를 각오해야 합니다. 왜냐고요? 여러 차례에 걸친 점진적 정리는 오히려 조직의 사기를 완전히 망가뜨리기 때문입니다.
리셋을 경험한 창업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후회가 있습니다.
더 일찍, 더 깊게 자르지 못한 것.
그들의 경험에서 배워야 합니다.
모든 정리는 하루 안에 마쳐야 합니다. 법적 절차를 처리하고, 퇴사 패키지를 전달한 뒤, 남은 팀원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하세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것이 의미하는 바와 의미하지 않는 바를 분명히 알려야 합니다. 애매모호함은 독과 같습니다. 명확함이 핵심이죠.
그날은 회의를 모두 취소하고 직원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여유를 주세요. 그리고 다음 날 아침부터 다시 업무를 시작하게 하는 겁니다.
리셋 이후: 48시간의 골든타임
리셋이 끝나면 인센티브와 기준을 다시 정립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게 있습니다.
48시간 안에 남아 있는 모든 직원과 1:1로 만나야 한다는 것.
문화가 흔들리면 사람들은 더 이상 주인의식을 갖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역할은 핵심 가치를 재확인하고, 변화하는 기대치를 명확히 하여 소유자 마인드로 돌아가도록 커뮤니케이션하는 겁니다.
각 팀원에게 정확히 말해주세요. 왜 그들이 아직 조직에 남아 있는지를요. 그리고 책임과 권한을 더 많이 부여하세요. 보통은 지분도 더 많이 주면서 위험과 기대를 동시에 높이는 겁니다.
문화의 재건: 창업자 모드로의 회귀
문화는 하룻밤 사이에 바뀌지 않습니다. 시간과 지속적인 강화가 필요하죠. 여러분이 새로운 기대치를 직접 몸소 보여줘야 합니다.
매일 새로운 품질 기준이 무엇인지, 진정한 긴급함이 무엇인지 직접 보여주세요. 중요한 일에 깊게 관여하는 겁니다. 이게 바로 ‘창업자 모드’입니다.
모든 소통은 직설적이고 솔직해야 합니다. 직접적이면서도 존중이 깃든 피드백, 그것이 가장 순수한 형태의 존중입니다. 돌려 말하는 건 상대방을 존중하는 게 아니라, 불편한 진실을 회피하는 겁니다.
리셋의 대가와 보상: 고통 뒤에 찾아오는 변화
리셋 당일은 매우 힘든 날입니다. 회사를 함께 만들어 온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일은 마음 아프죠. 하지만 제대로 실행되면 모든 게 달라집니다.
업무 속도가 빨라지고, 생각은 더 날카로워지며, 고객을 감탄하게 만드는 제품을 다시 선보일 수 있게 됩니다. 더 단호하게 결단할수록 고통은 크지만, 그만큼 효과도 큽니다.
리셋을 경험한 창업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또 다른 말이 있습니다. “첫 시도 때 더 깊이 자르지 않은 걸 후회한다”고요.
문화가 곧 회사다
조직 문화는 곧 회사 자체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완전히 고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서서히 무너질 겁니다. 중간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요? 높은 기준과 책임감이 살아 숨 쉬고 있나요, 아니면 평범함이 새로운 기준이 되어버렸나요? 만약 후자라면, 망설이지 마세요. 과감한 리셋만이 조직을 살릴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Pascal Unger, “How to reset a broke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