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한 수준의 계산된 위험만 감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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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Collaborative Fund의
“Take Calculated Risks”라는
글을 참고했습니다.


계산된 위험

2022년 12월 7일은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한 후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지 8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많은 미국인들은 더글러스 맥아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조지 마셜, 조지 패튼 같은 장군들을 떠올리겠지만, 체스터 니미츠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체스터 니미츠는 태평양 함대 전체를 지휘하면서, 연합군이 도쿄만에서 일본의 항복을 이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한 미해군의 뛰어난 제독이었습니다.

당시 연합군의 모든 장군들은 모두 엄청난 압박을 받았지만, 작가 크레이그 사이먼의 책 “Nimitz at War”에 따르면, 니미츠가 직면한 압박은 임무의 수행 시기와 범위를 고려할 때 독특한 것이었습니다.

진주만이 공습을 받은 이후, 니미츠가 바로 일본군에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그에게는 휘하 장병들의 사기를 회복시키는 것이 먼저였다. 그는 독단적인 부하들을 한곳으로 모으고, 공통된 목표에 집중하도록 해야 했다. 비협조적인 상대였던 더글러스 맥아더뿐만 아니라 상관들과의 관계도 유지해야 했다. 복수와 승리를 갈망하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했고, 가공할 만한 적 일본 해군과 맞서 싸워야 했다.

가장 특별했던 것은 함대가 미국 본토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고, 일본군이 대부분의 통신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니미츠는 ‘극도로’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했다는 점입니다.

종종 니미츠는 며칠, 심지어는 몇 주 동안이나 부하들로부터 소식을 듣지 못할 때도 있었는데, 이는 전투 전에, 적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결정을 내려야 했다는 의미입니다. 또 어느 한쪽이 얼마나 많은 배나 장병을 잃었는지도 알지 못한 채 명령을 내려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숫자가 보고되면 예상했던 것보다 숫자가 너무 많거나, 적은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니미츠는 그렇게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도, 미드웨이와 산호해에서 승리를 이끈 결정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니미츠는 어떻게 이런 어려운 상황을 헤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다음과 같은 정신 때문이었습니다.

가능하다면, 타당한 수준의 계산된 위험만 감수하라.

계산된 위험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개념이지만, 오늘날에 특히 과소평가되고 있는 정신입니다.

진주만 공습 이후 80년이 지난 현재의 우리는 ‘아주’ 다른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정보는 지연되거나 제한되는 일이 없고, 즉각적이고 무한히 쏟아져 나오고 있죠. 하지만, 이런 오늘날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의사 결정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은 아마도, 오늘날과 같은 정보의 홍수가 사람들에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잘못된 확신을 심어주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타당한 수준의 계산된 위험’ 대신 ‘타당하지 않은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최근에 일어난 몇 가지 분명한 사례가 있습니다.

  • FTX의 미래 전망과 설립자 샘 뱅크먼-프리드에게 빠져 수억 달러를 투자했다가 모두 날리게 된 세쿼이아, 인사이트, NEA, 타이거 글로벌과 같은 기관들
  • 2022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큰 차이’로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한 ‘전문’ 여론조사 기관
  • 2년 전만 해도 에너지 부문이 더 이상 투자할 곳이 아니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나머지 주식시장보다 120% 이상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는 것

투자와 균형

“타당한 수준의 계산된 위험만 감수한다.”라는 철학을 통한 리더십과 지혜를 통한 접근 방식은 훨씬 더 확장될 수 있습니다. 우선 니미츠는 균형이라는 문제에 집착했는데, 그는 항상 군사 작전을 준비하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작전에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했습니다.

더 밀고 나간다면, 적군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우리 배를 잃을 가능성 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니미츠는 자신의 항모 전단이 태평양 전쟁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항모 전단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신중했습니다. 이와 비숫하게 워런 버핏은 그의 투자경력 내내 비슷한 입장을 취해왔고 종종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습니다.

가지고 있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위해서, 가지고 있고 필요한 것을 절대 위험에 빠뜨리지 말아라.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투자라는 세계에서는 이 논리가 의사 결정에 거의 적용되지 않는것 처럼 보입니다. 그 증거 중에 하나가 바로 ESG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입니다. 물론 지구를 구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은 의심할 여지없이 중요한 일이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너무 빠르게 움직일 때 수반될 수 있는 너무 높아지는 가격, 에너지 부족, 증가하는 지정학적 갈등과 같은 위험을 모두 무시하고 있습니다.

금리의 경우 저축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금리를 더 높이라고 요구해왔지만, 막상 금리가 치솟자 채권 포트폴리오의 원금 손실, 긴축된 신용 여건, 얼어붙은 주택 담보 대출 시장을 경험하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균형의 개념은 이보다 훨씬 더 확장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세계를 더 가깝게 만들고 무역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은 중국을 점점 더 세계 경제에 통합시키면서 다국적 조직에 끌어들였고, 이 과정에서 중국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전 세계적으로 상품의 가격이 낮아지는 등 많은 긍정적인 결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경제가 더 커지고 강해지면서, 새로운 냉전 2.0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모든 일은 밀고 나가는 것이 맞을 때가 있고, 그러지 말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스스로에게 항상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밀고 나간다면, 잠재적인 수익이 예상치 못한 손실 위험보다 높은가?

이 질문을 하면 다음과 같이 각각의 상황에 반대되는 위험을 평가할 수 있고, 위험이 더 높다면 경고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직원들을 재택 근무하도록 하고 사무실 공간을 줄여 단기적인 예산 절감을 하려는 기업들
장기적으로 기업 문화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실업률이 4% 미만임을 감안할 때, 자신의 영향력이 지금이 최대라고 느끼는 직원들
실업률이 높아지면 가장 먼저 실직할 위험이 있다.
현금 비중을 유지하기 보다 전부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경제가 더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을 경우, 주식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인내심

일본의 진주만 공습 직후, 미국의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니미츠를 태평양 함대의 사령관으로 임명했는데, 첫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니미츠에게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니미츠는 다음과 같이 솔직하지만 절제력 있고, 침착하고 꾸밈없는 어조로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리다가 적당한 기회가 올 때, 그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입니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거나, 새로운 거래를 성사시키거나, 새로운 곳에 자본을 투입하는 등의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싶어합니다. 지난 몇 년간의 활동 속도와 자금 조달 규모, 그리고 2021년에만 1,000개 이상의 IPO가 있었던 주식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수를 고려해 보면, 많은 투자자들은 최근에 특히 더 적극적이고, 열광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서 니미츠의 조언 처럼, 적당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린 투자자들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2022년의 상황은 어땠을까요? S&P 500의 부문별 수익률은 50년 내에 가장 크게 벌어져 있고(에너지 부문 60% 상승, 통신 서비스 부문 35% 하락), 변동성은 사상 최고치에 가깝고, 채권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매도세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투자에 있어서 인내심이 왜 중요할까요? 그것은 지나치게 적극적이던 투자자들이 방관자로 돌아서고, 인내심 있는 투자자들이 게임에 참여할 때 다음과 같은 현상들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 자본 흐름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한다.
  • 투자 스타일도 높은 성장성에서 수익성으로 이동한다.
  • 기술 부문이 채권을 줄이면서, 기술 부문을 떠나 다른 부문으로 이동하는 것과 같이 젊은 구직자들은 진로 계획을 조정한다.
  • 산업은 변화하는 새로운 현상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뜨거운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군중 심리가 도태되고, 새로운 승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닷컴 거품 붕괴, 금융 위기 등 역사 속에서 뜨겁게 끓어올랐다 가라앉은 수많은 사이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뜨거운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인내심 있는 투자자들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들이 주도할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결정

베테랑 조종사들이 미드웨이와 산호해에서 오랜 시간의 전투로 지쳐있을 때,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니미츠는 그들을 하와이나 바다에 남겨두는 대신 본토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유는 조종사들에게 휴식과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들이 더 어린 조종사 훈련생들을 지도하고 조언할 기회를 가질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결정은 아주 큰 영향을 미쳤는데, 베테랑 조종사들의 사기와 체력이 되살아났고, 젊은 조종사들을 훈련시켜 태평양에서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미국 조종사의 수를 두 배 이상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반면, 일본의 지휘관들은 대부분의 훈련된 조종사들을 전장에 그대로 남겨두는 정반대의 접근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 결정은 이미 지친 조종사들에게 더 나쁜 영향을 끼쳤고, 대부분의 젊은 조종사들이 훈련이나 테스트를 받지도 않고, 전투에 참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당시의 시대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니미츠에 대한 비판이 있었던 것은 당연합니다. 니미츠는 파격적이라는 것부터 경솔하다는 것까지 다양한 비판을 받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절대적으로 옳은 결정이었음이 증명됐습니다.

파격적인 결정은 아주 외로운 결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에 대한 세밀한 지식을 바탕으로 관련된 위험을 계산하고 내린 결정이라면, 그것이 아주 옳은 결정이아라는 것은 결국 증명될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2년 전에 에너지 기업에 투자하고, 올해 초에 포트폴리오에 수익성 있는 가치 기업의 비중을 늘리는 결정을 한 투자자들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당시에는 모두가 무시했고, 경멸하고, 심지어는 ‘투자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세밀한 지식과 관련된 위험을 계산하고 내린 결정을 통해 옳다는 것을 증명한겁니다.

지금도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곳과 가장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해외 주식, 미국의 소형주, 오피스 건물 시장 등이 바로 그런 곳에 해당됩니다. 모두가 무시하고 있지만, 세밀한 지식과 관련된 위험을 계산할 수 있다면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Epilogue

니미츠는 다음과 같은 말로도 유명합니다.

저는 그런 우울함과 패배주의를 듣고 싶지도 않고, 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냥 여기 앉아서 애도하거나 울부짖거나 손을 꼬는 것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으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니미츠는 공개적으로 부하들에게 의견을 말하라고 권유했지만, 불평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낙관주의를 믿었고, 항상 해법을 찾으려고 했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할 수 없는 일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했을 때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아보는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준이 경제를 파괴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망가졌다.”, “금리가 너무 높다.”, “금리가 너무 낮다.”, “재정 부양책이 너무 과도했다.”, “재정 부양책이 충분하지 않았다.”와 같이 이유를 찾다보면 끝이 없습니다.

게다가 사실, 그것들을 안다고 해도 뾰족한 수가 있을까요? 트레이더가 아닌 투자자라면 하루 하루의 거시적인 헤드라인에 신경을 쓰는 대신, 가지고 있는 정보로 현재의 상황을 최대한 이해하고, 그에 따라 투자하는 데 집중하는 것, 즉 ‘타당한 수준의 계산된 위험만 감수’ 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나을 겁니다.

Collaborative Fund, “Take Calculated Ris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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