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은 바보의 역설? 성공과 우연의 미묘한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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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자신의 성공이 진짜 실력 때문이라고 확신하시나요? 아니면 혹시 운이 좋았던 것일까요? 스티브 아브라모비츠 교수의 솔직한 고백을 통해 우리는 성공의 본질에 대한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실패에서 시작된 예상치 못한 여정

50년 전, 아브라모비츠 교수는 UCLA와 UC 버클리에서 연이어 교수직 면접에 떨어졌습니다. 당시 그에게는 큰 좌절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이 실패가 오히려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에 합격했고, 부임 3주 후 열린 신임 교수 환영 파티에서 39년간 함께할 평생의 동반자를 만났습니다. 만약 처음 두 면접에 합격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입니다.

17% 금리 시대의 기적 같은 투자

1980년대, 폴 볼커 연준 의장의 강력한 통화 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7%까지 치솟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일반 가정은 대출을 받기 어려웠고, 건설업체들은 팔리지 않는 주택 재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때 아브라모비츠 교수는 생애 최고의 투자 기회를 잡았습니다. 중개인 친구와의 점심 자리에서 아내가 부동산 유한책임조합(REIT의 전신)에 관심을 보였고, 이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무이자 금융 플랜의 등장

새크라멘토 신문 광고에서 발견한 것은 믿기 어려운 조건이었습니다:

  • 계약금 30%
  • 잔금 60개월 무이자 균등 분할 납부
  • 포인트나 추가 수수료 없음

한 지역 건설업체가 요양원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해 콘도 3채를 급매로 내놓은 상황이었습니다. 업체는 2년간 사무실로 임대까지 보장해주었습니다. 마침 아내가 상속받은 자금이 있어 즉시 매입할 수 있었고, 거래는 3주 만에 성사되었습니다.

탈렙의 충격적인 통찰

40년간 이 성공은 아브라모비츠 교수의 투자 자신감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나심 니콜라스 탈렙의 “행운에 속지마라”를 읽고 나서 모든 것이 뒤바뀌었습니다.

운 좋은 바보는 자신이 운 좋은 바보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이 한 문장이 40년간 쌓아온 자신감을 산산조각 냈습니다. 과연 그의 성공이 실력이었을까요, 아니면 단순한 운이었을까요?

우연의 연쇄반응

그 투자 성공을 다시 분석해보면 놀라운 우연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타이밍의 기적

  • 1980년대 최악의 고금리 시대
  • 건설업체의 자금난과 급매 상황
  • 아내의 상속 자금 보유 시점
  • 무이자 금융 플랜이라는 파격적 조건

사람들의 우연한 만남

  • 중개인 친구와의 점심 약속
  • 신문 광고를 우연히 본 것
  • 건설업체 사장의 특수한 상황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결과였습니다.

성공과 실패의 진짜 얼굴

흥미롭게도 아브라모비츠 교수는 이후 모든 경기 침체마다 비슷한 무이자 금융 상품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아버지의 예언대로 다시는 그런 기회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1983-1988년 사이에는 부동산 가격이 25%나 하락해 몇 년간 침울한 시기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주식시장은 호황을 누렸고, 그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는지 의심했습니다.

그가 거부했던 부동산 유한책임조합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한때 “그 시대의 암호화폐”처럼 인기를 끌었지만, 결국 추락했습니다.

통제의 착각과 우연의 힘

탈렙은 이렇게 지적합니다:

사실의 순서를 기억하지 못하고 재구성된 순서만을 떠올리게 되면, 과거를 되돌아볼 때 역사가 실제보다 더 설명하기 쉬운 것처럼 보이게 된다.

우리는 성공 스토리를 되돌아볼 때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만들어내려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무수한 우연과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우연을 받아들이는 지혜

아브라모비츠 교수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전달합니다. 성공했을 때 겸손함을 유지하고, 실패했을 때 과도하게 자책하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공의 재정의

  • 실력과 운의 절묘한 조합으로 보기
  • 과신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학습하기
  •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준비하기

실패의 재해석

  • 모든 실패가 개인의 무능 때문은 아님
  • 타이밍과 환경의 영향 인정하기
  • 다음 기회를 위한 준비 지속하기

투자와 인생의 교차점

투자의 세계에서 이런 깨달음은 특히 중요합니다. 시장은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로 가득하며, 때로는 최고의 분석과 전략도 우연한 사건들 앞에서 무력해집니다.

성공한 투자자들의 스토리를 들어보면 대부분 중요한 순간에 운이 따라준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더 현명한 투자자가 되는 길일 수 있습니다.

우연과 통제 사이에서

결국 우리는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노력과 준비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지만, 결과는 항상 우연의 영역이 개입합니다.

아브라모비츠 교수는 자신이 “운 좋은 바보”였는지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라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솔직한 인정이야말로 진정한 지혜의 시작이 아닐까요?

여러분의 성공과 실패 속에도 얼마나 많은 우연이 숨어있을까요? 그리고 이를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더 겸손하고 현명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자료: Steve Abramowitz, “Lucky Foo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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