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들에게 있어 경쟁자의 내부를 아는 것은 가장 강력한 경쟁 우위 중 하나입니다. ‘손자병법’의 첫 구절처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유효합니다.
스타트업 창업자 Zac Townsend의 여정은 바로 이 원칙을 현실에서 실천한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대기업의 내부로: 왜 맥킨지였는가?
Zac은 첫 스타트업 경험 후 맥킨지라는 거대 컨설팅 기업에 합류했습니다. 그가 맥킨지를 선택한 이유는 현실적인 측면과 이상적인 측면 모두가 있었습니다.
현실적인 이유
- 경제적 안정: 3년간 4개의 직업을 거치며 불안정했던 그는 가족에게 안정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 이력서 리스크 완화: 전통적인 고신호(high signaling) 기업 경험이 없던 그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에서 일함으로써 이력서를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 흥미롭고 호기심 많은 동료들: 전통적인 대기업보다 더 지적으로 자극적인 환경을 원했습니다.
이상적인 이유
- 경쟁자의 내부 이해: 대기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들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직접 체험하고자 했습니다.
- 스타트업 기회 포착: 대기업 내부의 문제점을 관찰하여 다음 창업 아이디어를 발견하고자 했습니다.
맥킨지에서의 핵심 경험: 두 가지 프로젝트 유형
Zac은 맥킨지에서 주로 두 가지 유형의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이 경험들은 그의 두 번째 스타트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1. 신규 사업 구축 프로젝트(Leap by McKinsey)
이 프로젝트에서 Zac은 마치 창업자처럼 행동하며 클라이언트 회사 내에 새로운 사업부나 ‘내부 스타트업’을 만드는 역할을 했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에서 가상의 CEO나 GM 역할을 맡아 핵심 팀원들과 함께 사업을 출범시켰어요. 그리고 점차 클라이언트 인력으로 저희 팀을 교체해 나갔죠.
그는 3년 동안 매년 1개씩, 총 3개의 ‘내부 스타트업’을 출범시켰으며, 그 중 2개는 연간 반복 수익(ARR) 2,500만 달러 이상을 달성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뤘습니다.
대기업은 기존 유통망, 고객층, 영업조직 덕분에 ‘그럴듯한 제품’만 있어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Zac에게 제품과 유통의 관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2. 리스크/컴플라이언스 체계 개편 프로젝트
Zac은 미국 주요 은행 두 곳에서 리스크와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도 수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들은 주로 연방준비제도(Fed)나 통화감독청(OCC)의 명령에 따른 의무적 조치였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는 아무도 즐겁지 않은 긴박한 작업이었어요. 데이터, 추적 시스템, 기술 개선이 핵심 과제였죠.
수십만 명 규모의 조직은 사실상 제어가 불가능합니다. 새로운 혁신적인 사업은 출범할 수 있어도, 기존 조직의 구조적 개혁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제품과 유통의 공생 관계
맥킨지에서의 경험은 Zac에게 창업에 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했습니다. 특히 제품과 유통 전략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습니다.
‘1차 창업자는 제품에 집착하고, 2차 창업자는 유통에 집착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발견한 것은 단순히 유통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제품 개발과 유통 전략이 순차적이 아닌 공생 관계라는 점이었습니다.
맥킨지에서 Zac은 확립된 유통 채널과 결합된 점진적인 제품 개선조차도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한계도 보았습니다:
기존 기업들이 진정으로 자신의 산업을 혁신하려 할 때, 조직의 관성은 종종 그들을 익숙한 방식으로 되돌아가게 만듭니다.
“거대함의 저주”와 혁신의 불가능성
리스크 프로젝트를 통해 Zac은 대규모 조직의 한계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루이스 브랜다이스의 “거대함의 저주(Curse of Bigness)”란 개념에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수십만 명의 직원을 가진 대형 은행이나 정부 기관과 같은 대규모 조직은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거의 불가능합니다. 새로운 혁신적인 부서를 만들 수는 있어도, 기존 핵심 사업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 통찰은 Zac의 두 번째 스타트업 전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Meanwhile: 제로에서 시작하는 완전한 재구성
이러한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Zac은 두 번째 스타트업 Meanwhile를 설립했습니다. 그의 목표는 대담합니다: 세계에서 고객 수 기준 가장 큰 생명보험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AI와 자동화의 등장으로, 기존 기업과 효과적으로 경쟁하고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면 수직 통합된 완전한(full-stack)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Meanwhile의 비전은 디지털 화폐를 기반으로 한 가입 시스템과 AI 기반 자동화 서비스를 통해 10억 명의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그들의 운영 효율성에 대한 야망입니다:
우리는 100명으로 Allianz와 같은 기존 보험사들이 10만 명으로 하는 일을 수행하려 합니다. 이 격차가 바로 우리의 승부처입니다.
기존 기업에 AI 툴을 제공하는 것보다 새로 시작하기
Zac은 기존 보험사에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효과적인 전략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그의 맥킨지 경험은 그러한 접근이 왜 실패할 것인지를 직접 보여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존 기업에 AI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더 쉬운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제 경험은 그것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처음부터 새롭게 구축하는 길은 훨씬 어렵지만, 그 보상 역시 훨씬 큽니다.
맥킨지 문화에 대한 생각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Zac이 경험한 맥킨지의 내부 문화는 놀랍게도 토론과 반성의 문화가 살아있는 곳이었습니다.
맥킨지에서는 가장 주니어한 직원도 경영진에게 공개적으로 이견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은 흔치 않습니다.
Zac 자신은 비전문가 가정에서 자란 배경에서 출발했으며, 맥킨지와 같은 고신호 조직에서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경력을 결합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 경쟁자를 이해하는 것의 가치
Zac의 여정은 경쟁자의 내부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창업 전략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맥킨지에서의 3년이 자신의 두 번째 스타트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확신합니다.
경쟁자의 내부에서 직접 경험한 통찰은 그에게 제품과 유통의 공생 관계, 대규모 조직의 한계,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의 필요성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공했습니다.
오늘날의 창업자들에게 이러한 전략은 어쩌면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다음 사업을 계획할 때, 경쟁자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 자료: Zac Townsend, “Know Your Enemy: How Three Years at McKinsey Shaped My Second Start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