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종종 어려운 과제보다 쉬운 과제를 더 잘 기억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믿음은 과연 얼마나 타당할까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ELER 편향’이라고 부르며, 이는 ‘easily learned = easily remembered’의 약어입니다. 이 개념은 사람들이 쉽게 배운 것일수록 더 잘 기억된다고 믿는 경향을 설명합니다. 하지만 이 믿음은 항상 진실일까요? 오늘은 이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깊이 탐구해 보겠습니다.
ELER 편향: 쉬운 과제는 정말 더 잘 기억될까?
ELER 편향은 우리가 쉽게 이해한 내용을 더 잘 기억한다고 착각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할 때를 생각해 봅시다. 서론 부분은 비교적 쉽고 진도가 잘 나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 이건 배웠다!’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나 본론으로 넘어가면 내용이 어려워지고, 암기는커녕 이해하는 것조차 힘들어집니다. 이때 우리는 종종, 어렵다는 이유로 제대로 배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ELER 편향의 핵심입니다. 쉽게 이해된 것이 더 잘 배워진 것 같다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진정한 학습은 이해를 넘어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해한 내용을 실제로 회상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진정으로 학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변론자 vs. 가변론자: 지능에 대한 믿음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
ELER 편향은 개인의 지능에 대한 믿음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지능이 타고난 것이라고 믿는 불변론자(entity theorist)와, 노력에 따라 지능이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 가변론자(incremental theorist)로 나뉩니다. 흥미로운 점은, 불변론자들이 ELER 편향에 더 쉽게 빠진다는 것입니다. 쉽게 배운 것이 더 잘 기억된다고 믿는 경향이 강한 반면, 가변론자들은 어려운 과제가 오히려 더 기억에 남는다고 믿습니다.
연구 결과, 불변론자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과제를 더 잘 기억한다고 판단합니다. 반면 가변론자들은 어려운 과제에서 더 많은 보상을 얻기 위해 노력하며, 그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기억합니다. 이 차이는 결국 노력의 가치에 대한 믿음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노력의 가치를 믿는 자가 더 큰 성취를 얻는다
불변론자와 가변론자 사이의 차이는 성취도에서도 드러납니다. 가변론자들은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며 성장해 나갑니다. 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고생한 만큼 더 큰 보상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반면, 불변론자들은 실패를 피하려고 쉬운 과제만 선택하며, 결국 작은 성취에 머물게 됩니다.
더 나아가, 불변론자들은 자신의 성과를 과대포장하거나, 타인의 성과를 깎아내리려는 유혹에 쉽게 빠집니다. 그들은 노력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며, 치팅(cheating)의 유혹에 더욱 취약합니다. 반면, 가변론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해 더 어려운 도전에 나섭니다. 이들이 더 큰 성취를 이루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결론: 어려운 과제가 더 오래 기억된다
결국, ELER 편향은 쉬운 과제를 선택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될 뿐입니다.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더 큰 성취와 더 깊은 기억을 남기게 됩니다. 공부나 일에서 더 큰 성과를 원한다면, 자신을 가변론자로 생각하고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는 습관을 길러보세요. 어렵고 힘들다고 해서 포기하지 마세요. 그 과제는 당신을 더 성장시키고, 더 큰 보상을 가져다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