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경제의 둔화 조짐이 관측되면서, 여러 경제학자들이 중국이 과거의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현재 상황은 일본의 경제침체와 유사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중국은 일본보다 문제 해결이 더 어렵다고 합니다.
WSJ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경제 상황은 1990년대의 일본 경기 침체와 유사한 양상을 띄고 있지만, 이 두 나라의 문제는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있으며, 중국의 어려움을 해결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 이후 급격한 경제 성장을 경험한 나라로, 1980년대에는 국내 주식 및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거품’ 현상을 겪었으며, 이후 거품이 꺼지면서 일본은 10년 이상에 걸쳐 장기적인 경기 침체를 겪었습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일본 중앙은행은 0%대 금리를 유지하면서도 가계와 기업은 투자를 증가시키는 대신 부채 상환에 집중했는데, 이러한 현상은 ‘대차대조표 불황’으로 불립니다.
중진국의 함정
“중진국의 함정”은 중국과 같은 개발도상국들이 성장과 개발의 과정에서 직면하는 특별한 경제적 도전을 나타내는 용어입니다. 이 개념은 중진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동안 다음과 같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 성장 동력의 소진: 중진국은 초기에 빠른 경제 성장을 경험하며 저소득 국가에서 중등도 소득 국가로 상승합니다. 그러나 이후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 중고소득의 함정: 중진국은 중간 소득 수준에 도달하면 저소득 국가 때보다 더 빠르게 생산성과 경제 활동을 증가시키기 어려워집니다. 이로 인해 경제 활동이 정체되고 더 높은 소득 수준으로의 전환이 어려워집니다.
- 부채 문제: 중진국은 발전을 위해 투자와 대출을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그 결과 공공 및 민간 부채가 급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부채 위험이 증가하고 금융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 중진국은 인구 고령화 문제와 노동력 감소에 직면합니다. 고령 인구의 증가와 출산율의 하락은 노동 인구 감소로 이어지며, 이는 생산성과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기술적 도전: 선진국으로의 전환은 높은 기술 및 혁신 능력을 요구합니다. 중진국은 기술적 역량을 개발하고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채택해야 합니다.
중진국의 함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정, 경제 구조 개혁, 혁신, 노동 시장 개선, 교육 및 기술 향상과 같은 다양한 정책 조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중진국은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달성하고, 미래의 도전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WSJ이 중국의 불황이 일본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
WSJ이 중국의 대차대조표 불황이 일본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1. 고령화 속도
우선, WSJ은 중국의 불황이 일본보다 더 심각할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는 고령화 속도입니다. 중국은 지난해에 신생아 수가 956만명으로 감소하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했습니다.
이는 버블 붕괴 이후 20년이 지난 2008년 인구가 줄기 시작한 일본의 상황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중국의 고령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에 더 빨리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WSJ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선진국으로의 발전 과정에서 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 성장 동력을 잃고 선진국 문턱을 넘지 못하는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킵니다.
중국의 1인당 소득은 여전히 낮아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어려우며, 이로 인해 경기부양책을 펴는 데 제한이 생길 수 있습니다.
2. 소득과 중진국 함정
WSJ이 중국의 불황이 일본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보는 두 번째 이유는 소득 격차입니다. 지난해 중국의 1인당 소득은 1만 2,850달러로, 1991년의 일본(2만 9,080달러)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소득 격차는 중국이 성장 동력을 잃고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는 ‘중진국 함정’에 빠졌다는 우려를 증폭시킵니다.
3. 부채 문제
WSJ은 중국의 불황이 일본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보는 세 번째 이유로 부채 문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JP 모건체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총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의 약 95%로, 1991년의 일본(62%)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입니다.
부채 비율이 높아지면 당국은 경기부양책을 소극적으로 펴게 되며, 이로 인해 불황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 WSJ의 진단입니다. 고부채 상태는 경제에 무거운 부담을 주며, 특히 불황 시에는 정부가 효과적인 경기 부양책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4. 미국과의 관계
WSJ가 중국의 불황이 일본의 상황보다 더 심각하다고 보는 네 번째 이유는 미국과의 관계입니다. 미국과의 관계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점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1980년대 후반에는 미국과 일본 간의 ‘플라자 합의’가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 합의는 ‘저 달러, 고 엔화’를 양 국이 용인한 역사적인 조치였습니다. 당시에는 엔화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미국은 일본에서 반도체 등을 대량 수입하며 대일 무역 적자를 겪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달러화를 평가절하하고, 이로 인해 일본은 엔고 불황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때 시장에 풀린 유동성은 주식과 부동산에 막대한 거품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일본의 경기 침체로 이어진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현재 중국과 미국 간에도 갈등과 무역 마찰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최근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외국인 직접 투자가 중국에서 급감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장기적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을 크게 둔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WSJ의 분석입니다.
마치며
결론적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복잡하고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이 현재 장기 침체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제한적인 경기부양책을 채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의 채권과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중국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재정, 통화, 부동산 정책을 보다 조율된 방식으로 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현 상황을 평가할 때, 1990년대의 일본과 비교할 때 중국의 몇 가지 긍정적인 지표도 고려해야 합니다. 중국의 GDP 대비 부동산 가치 비율은 하락하고, 도시화율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자본시장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어 급격한 통화 가치 상승의 여파를 겪을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 경제의 미래는 여러 가지 변수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조율된 정책과 글로벌 경제 동향에 따라 발전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