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된 신사임당 채널의 투자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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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인 “신사임당 채널의 매각”이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데, 신사임당이 구독자수가 181만명이나 되는 상위권의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다른 상위권의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중 ‘슈카월드’는 228만명, ‘삼프로TV’는 201만명이고, 그 다음이 바로 181만명의 ‘신사임당’ 채널입니다.

신사임당 채널이 매각되면서 이 채널을 인수한 전문투자자 ‘디피’는 “‘신사임당 20억에 인수’ 새주인이 밝힌 월수익은…’비전 좋아’“라는 기사를 통해 해당 채널의 월 수익과 매각 가격을 밝혔는데, 신사임당 채널의 인수가는 20억원이고, 채널의 월 매출액은 1억 5천만원, 관련 지출 비용은 약 2,000만원, 순이익은 1억 3천만원이라고 합니다.

‘디피’의 말 대로라면, 신사임당의 채널을 20억이라는 상당히 저렴한 금액으로 인수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월 1억 3천만원의 순이익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을 해도 연간 15억 6천만원의 수입이 발생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 거래를 주식 시장의 대표적인 지표인 PER로 계산해보면 어떨까요? PER은 다음의 공식으로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인수가 20억원

연간 순이익 15.6억원

PER = 20/15.6

인수가인 20억원을 연간 순이익 15억 6천만원으로 나누면 1.3이 나오네요. PER 1.3배라는 것은 1.3년이면 인수가를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죠 기사에서 ‘디피’도 14개월이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물론 항상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겠죠. 신사임당의 원래 주인이자, 해당 채널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주언규 PD가 빠지면서 조회수가 줄어들고, 매출액이 줄어들 수도 있는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디피’는 이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전망했을 때 매출액이 월 1억 5천만원에서, 50% 줄어든 7천 5백만원이 된다고 해도 순이익은 5천 5백만원이고, 연간으로는 6억 6천만원으로 PER3배에 불과한 만큼 여전히 싸게 산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만약 매출액이 50%가 아니라 3/1토막이 된다면 어떨까요? 이 경우에도 순이익은 3천만원이고, 연간으로는 3억 6천만원이니 PER5.6배가 됩니다. 주식 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크게 비싼 가격은 아니네요.

하지만 PER의 밸류에이션을 계산 할 때는 ‘유튜브 채널’이라는 특성을 감안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튜브 내의 채널들은 경쟁이 심하고, 채널 인기가 순식간에 떨어질 수도 있는데, 유튜브라는 플랫폼은 수많은 채널들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플랫폼 내에서 시청자들이 다른 채널로 이동하는 것, 즉 근본적으로 이탈을 막을 수가 없는 리스크와 채널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채널의 가치 자체가 급격하게 하락할 수도 있는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어쩌면 이런 이유들 때문에 유튜브라는 플랫폼 자체가 아닌 해당 플랫폼에 속한 특정 채널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더욱 보수적으로 산정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매출 50% 하락이라는 보수적인 가정으로도, 채널의 인기가 현재와 같이 2~3년 정도만 유지되어 준다면, 충분히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현재와 같이 월 1억 3천만원의 수익이 2년 동안 꾸준히 유지되어 준다면 총 31.2억원을 회수할 수 있겠네요. 그러면, 투자금인 20억원을 빼도 11억 2천만원의 투자 수익이 발생하니 연 28%의 훌륭한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만약 매출이 1/3토막이라면, 월 순이익이 3천만원으로 떨어지는 만큼, 투자원금인 20억원을 회수하는데는 약 5.6년이 소요되지만, 채널을 6년간 유지한다면 총 21.6억원을 회수할 수 있겠네요. 투자금 20억원을 뺀 나머지는 1억 6천만원으로 연 1%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유지하는 기간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수익률은 높아질겁니다. 워런 버핏이 현재 지급받는 배당금만으로도 매년 투자 원금 이상을 벌고 있는 ‘코카콜라’처럼 말이죠.

핵심은 결국 ‘현재의 인기를 언제까지 유지시킬 수 있느냐’와 인수자가 밝힌 것처럼 채널을 기업화하고, 추가적인 컨텐츠를 제작해 ‘현재의 높은 구독자를 기반으로 더 높은 조회수를 만들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어쨌든 인수자인 ‘디피’는 추가적인 조회수 상승없이 2년간 유지만 하더라도 큰 수익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네요.

채널의 현재 가치를 고려해보면 20억원에 신사임당 채널을 인수한 것은 훌륭한 투자 결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채널의 인기가 폭락하지만 않는다면, 2~4년간의 운영으로 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고, 오히려 인기가 오른다면 채널의 가치는 20억원 보다 더 높아질 수 있겠네요.

주언규 PD는 신사임당 채널을 매각한 한 이유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는데,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라고 합니다. 즉 경제적 자립을 이뤄 조기에 은퇴하는 ‘파이어족’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조단위의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하네요. 기왕에 시작하는 거라면 꼭 그런 멋진 기업을 만드시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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