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은 투자자에게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이번에는 확실하다”는 생각에 빠져본 적이 있으신가요?
한 베테랑 투자자의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과도한 확신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모른다’고 인정하는 용기가 왜 더 나은 투자 결과로 이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CEO의 함정
델리 건설회사의 자신만만한 대표
2006년 한 주식 분석가가 델리의 중간 규모 건설회사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 CEO는 명확한 말투와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3년 안에 매출을 두 배로 늘릴 겁니다. 인프라의 연금 기반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수익률도 확대될 겁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런 확신에 찬 발언은 분석가에게 안심을 주었습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처럼 보였죠.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몇 년 후 맞닥뜨린 현실
불과 몇 년 후, 그 회사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 정부 계약의 지불 지연
- 프로젝트 취소 사태
- 급격한 부채 증가
- 유동성 위기
주가는 폭락했고, 그 확신에 찬 이야기는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문제는 CEO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처음부터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20분 만에 내린 성급한 결론의 위험
빠른 판단의 유혹
투자자들은 종종 이런 패턴에 빠집니다:
- 어떤 회사를 열린 마음으로 분석하기 시작
- 20분 만에 “이 회사는 유망하다”고 결론
- 그 후부터는 학습이 아닌 기존 가설 강화에만 집중
- 이야기에 맞지 않는 정보는 무시
이런 확증편향은 투자에서 치명적입니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고, 불편한 진실은 외면하게 됩니다.
델리 자동차 부품회사의 교훈
한 투자자가 델리 기반 자동차 부품회사에 투자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조건이 완벽해 보였습니다:
- 제품 수요 증가
- 강력한 브랜드력
- 깨끗한 재무상태
하지만 CFO의 갑작스러운 사임과 수익률 급락이라는 경고 신호가 나타났을 때, 그는 여전히 원래 관점을 고수했습니다. “이건 일시적인 소음일 뿐이다”라고 생각했죠.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이것이 내가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을 말해주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졌어야 했습니다.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용기
‘모른다’고 말하는 것의 가치
투자 세계에서는 항상 “알아야 한다”는 압박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깨닫는 것은:
‘알아야 한다’는 욕구가 종종 우리를 곤경에 빠뜨린다.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것은 실패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 나은 투자 결정을 위한 출발점입니다.
최고의 투자자들의 공통점
성공한 투자자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 서두르지 않는 의사결정
- 예측보다는 확률로 접근
- “이게 어떻게 흘러갈지 한번 지켜보자”는 자연스러운 태도
- 불확실성을 적이 아닌 환경으로 인식
실전에서 적용하는 유연한 사고법
질문 중심의 접근
- 기존 방식: “언제 투자해야 할까?”
- 개선된 방식: “아직 확실하지 않은 점은 무엇일까?”
이런 작은 시선의 전환이 큰 차이를 만듭니다. 질문을 조금 더 오래 공중에 띄워두고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고 신호 감지하기
투자 검토 과정에서 이런 신호들을 주의깊게 봐야 합니다:
- 모든 것이 너무 매끄럽게 들릴 때
- 과도한 흥분으로 몰입하고 있을 때
- 너무 쉽게 연결고리를 찾으려 할 때
이런 순간이 바로 멈춰서 내 이해의 완전성에 의심을 품어야 할 때입니다.
느린 사고의 힘
수정 가능한 초안처럼 생각하기
현대적 투자 접근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논리를 세우고 포지션을 취하되, 그것들을 숭배하지 않기
- 모든 관점을 수정 가능한 초안으로 여기기
- ‘옳아야 한다’는 욕심보다 ‘명확하게 보고 싶다’는 욕구 우선시
게임에 계속 남아 있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큰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 계속 남아 있는 것입니다.
확신에 대한 메달이나 일찍 시작했다고 주는 상은 없습니다. 오히려 가장 큰 실수들은 지식의 부족이 아니라, “이제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투자와 삶에서의 실천법
일상적인 자기 점검
흥미로운 기업을 볼 때마다 다음과 같이 자신을 점검해보세요:
- “이게 성사되기 위해선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 “내가 완전히 놓치고 있는 게 뭘까?”
- “혹시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고 있는 건 아닐까?”
불확실성과 함께 살아가기
불확실성을 피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그것과 함께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모르는 것을 받아들이고, 잠시 더 기다리며 관망하는 것, 그리고 서두르지 않는 것에서 오는 자유가 있습니다.
의심이 주는 선물
결국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더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덜 알 때 더 좋은 결정을 내리는 능력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투자 결정을 앞두고 계신가요? 그 결정에 대해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잠시 멈춰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
확신보다 의심이, 빠른 판단보다 느린 사고가 더 나은 투자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Vishal Khandelwal, “The Trap of Certain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