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6년간 개발해서 230장을 팔아치운 인디게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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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게임 성공 사례 중에서도 특별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단 한 사람이 6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개발한 게임이 230만 장이라는 경이로운 판매고를 올린 스토리입니다.

오늘은 ‘켄시’라는 게임과 이를 만든 크리스 헌트의 개발 철학, 그리고 그가 어떻게 이런 성공을 이룰 수 있었는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하드코어한 생존의 세계

‘켄시’는 일반적인 RPG와는 다른 독특한 자유도를 지닌 인디 게임입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일본 문화의 영향을 받은 ‘와패니즘적’ 요소가 있어 카타나(일본도)가 주요 무기로 등장합니다. 게임의 특이한 점은 명확한 목표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황폐한 세계에서 플레이어는:

  • 자신만의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
  • 개인 정착지 구축
  • 분대원 모집 및 관리
  • 생존을 위한 투쟁

이 모든 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나갈 수 있습니다.

타협 없는 난이도의 하드코어 게임

‘켄시’의 가장 주목할만한 특징은 타협 없는 높은 난이도입니다. 게임 내 시스템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아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습니다.

게임 커뮤니티에서 신규 플레이어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노예가 됐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일 정도로 시작부터 험난합니다.

어려운 상황들:

  • 강한 캐릭터도 다수 적과의 전투에서 위험
  • 주인공 개념이 없어 처음 만든 캐릭터가 죽어도 게임 계속 진행
  • 치명적인 부상으로 팔다리가 잘려도 의수로 교체하며 계속 생존

이러한 극한의 난이도 설정에도 불구하고 ‘켄시’는 소규모 인디 게임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자유로운 플레이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게임이 공식 한글화되기 전에도 국내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게임 세계관과 연계한 캐릭터 토너먼트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크리스 헌트의 독특한 게임 철학

‘켄시’의 개발자 크리스 헌트는 일반적인 게임 개발 트렌드와는 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게임을 “꾸준히 노력하고, 발전하고, 훈련한다면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다는 철학적 이상을 담은 게임”이라고 설명합니다.

타겟 플레이어: 도전을 즐기는 사람들

크리스는 ‘켄시’가 초보 게이머보다는 오래 게임을 해 본 사람들에게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켄시’는 애초에 그 자신을 위한 게임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플레이어는:

  • 어려움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
  • 힘든 상황도 재미로 받아들이는 사람
  • 벌을 받는 상황조차 웃음거리로 여기는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

실패를 통한 스토리텔링

크리스 헌트의 게임 개발 철학의 핵심은 ‘실패를 통한 스토리텔링’입니다. 그는 한 다큐멘터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핵심은 실패 속에서도 계속 전진하는 거에요. 그게 이야기의 본질이죠. 이야기는 그런 과정을 통해 쓰여져요. ‘주인공이 아침에 일어나 목표를 세우고 잘 풀려서 끝났다’는 식의 이야기는 쓰이지 않아요.

그는 좋은 이야기는 주인공이 계속해서 문제에 부딪히고, 예상 밖의 상황이 계속 발생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철학이 ‘켄시’의 게임 디자인에 깊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선택받은 자’ 설정에 대한 거부감

크리스 헌트는 많은 게임이 채택하는 ‘선택받은 자’ 설정에 강한 거부감을 표현합니다:

‘선택받은 자’와 같은 설정은 정말 질색이에요. 그런 스토리에 대체 누가 공감할 수 있겠어요? 현실에 그런 사람이 있나요? 당연히 한 명도 없죠.

대신 그는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과 싸우며 살아가는 이야기, 밥벌이를 위해 애쓰는 일상적인 인물들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고 공감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철학이 ‘켄시’의 세계관과 캐릭터 설계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긍정적인 중독성 추구

헌트는 ‘켄시’가 중독적인 게임이 되길 원했지만, 그가 말하는 중독은 일반적인 부정적 의미와는 다릅니다. 그는 중독을 두 가지로 나눕니다:

나쁜 중독:

  • 게임 디자이너가 유저를 최대한 오래 붙잡아두려는 목적
  •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돈과 관심을 끌어내는 데 집중
  • 무료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략

좋은 중독:

  • 유저가 재미와 성취감을 얻으며 도전과 문제를 계속 마주하는 것
  • 게임을 하지 않을 때도 해결책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
  • 단순한 도박적 충동이 아닌 지적인 도전으로서의 중독

이런 철학으로 만들어진 ‘켄시’는 플레이어가 직장에 있을 때도 “노예상에게 납치된 캐릭터를 어떻게 구하지?”와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의미의 중독성을 추구합니다.


켄시 2: 미래를 향한 도전

2019년 Lo-Fi 게임즈는 ‘켄시 2’를 개발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후속작은 전작으로부터 1천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며, 완전히 새로운 진영과 배경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탐험 중심의 게임플레이

‘켄시 2’의 핵심은 탐험입니다:

  • 완전히 낯설고 이국적인 세계를 이해하고 돌아다니는 것에 중점
  • 지역마다 완전히 다른 문화와 규칙, 플레이 경험 제공
  • 이동할 가치가 있는 다양한 환경 구축
  • 세상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내기 위한 동기 부여

비공개 개발 방식

크리스 헌트는 ‘켄시 2’ 개발 과정을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 조용히 개발하는 것이 작업 효율성을 높임
  • 자유롭게 방향을 수정할 수 있음
  • 마케팅을 위해 개발 순서를 조정할 필요가 없음
  • 블록아웃 상태와 텍스처 없는 모델로 유연한 개발 가능

또한 그는 게임 공개 시에도 핵심 콘텐츠 다수를 숨겨둘 계획이라고 합니다. “발견의 재미를 스포일러로 망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크리스 헌트가 주는 교훈

크리스 헌트와 ‘켄시’의 성공 사례는 인디 게임 개발자뿐만 아니라 모든 창작자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 자신만의 철학을 고수하라: 주류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을 게임에 녹여냄
  • 타협하지 않는 비전: 대중적 성공보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에 집중
  • 진정성 있는 도전: 플레이어에게 쉬운 승리가 아닌 의미 있는 도전을 제공
  •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현실적인 캐릭터와 상황을 통해 플레이어가 공감할 수 있는 경험 창출
  • 장기적인 관점: 6년이라는 긴 개발 기간 동안 꾸준히 작업하는 인내심

이러한 접근 방식이 230만 장이라는 놀라운 판매고로 이어졌습니다.

결론: 성공의 비결은 타협하지 않는 비전

‘켄시’와 크리스 헌트의 이야기는 게임 산업에서 드문 사례입니다. 한 개인이 자신만의 철학과 비전을 타협 없이 추구하며 6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 만든 게임이 230만 장이라는 상업적 성공을 거둔 것입니다.

이 성공 스토리는 열정, 인내, 그리고 독특한 창의적 비전이 어떻게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게임 개발자뿐만 아니라 모든 창작자와 기업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프로젝트에서 타협 없는 비전과 열정을 가지고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 속에서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진정한 성공의 비결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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