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으로 메타인지를 높이는 6가지 전략

1. 환경을 바꿔라

피드백 부족의 함정

과거 중국 개발자들을 위한 도구를 개발한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 사무실에서 혼자 작업하며 완성된 도구를 문서와 함께 전달했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피드백을 거의 받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리적 거리라는 핑계로 피드백 부족 상황을 방치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당장은 심리적으로 편할지 모르지만, 이런 상황은 잠재적인 위험을 키우게 됩니다.

피드백 고리 구축 전략

충분한 피드백이 없는 환경이라면 의도적으로 피드백 고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 주기적 미팅: 일주일에 한 번씩 결과를 함께 검토하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청하세요.
• 현장 관찰: 실제 사용자가 어떻게 활용하는지 직접 관찰하고 질문을 통해 피드백을 수집하세요.
• 공개적 학습: 개인 블로그나 SNS가 아닌 누구나 볼 수 있는 플랫폼에 학습 과정을 공유하세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만 둘러싸여 있으면 새로운 관점을 얻기 어렵고,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피드백을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서 예측의 오류 극복하기

많은 사람들이 피드백 요청을 망설이는 이유는 거절당하거나 상처받을 것을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인간의 정서 예측(affective forecasting)은 대부분 틀립니다. 우리는 상황에 적응하는 존재입니다. 행동으로 인한 후회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시간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2. 내 문제는 내가 정의해야 한다

피드백의 세 가지 유형 이해하기

효과적인 피드백 활용을 위해서는 먼저 피드백을 이해해야 합니다. 피드백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 인정: 동기부여와 격려를 위한 피드백
• 조언: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제안
• 평가: 현재 상태에 대한 판단

이 중에서 조언에 주목해야 합니다. 평가는 자존감을 자극하기 쉽지만, 조언은 상대적으로 받아들이기 수월하며 실질적인 도움의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조언을 나만의 문제로 재정의하기

상대방의 조언이 구체적일수록 실천하기는 쉽지만, 효과적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왜일까요? 상대방은 나를 완전히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보는 것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행동의 일부분일 뿐, 내면의 감정과 생각까지는 파악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조언은 메타인지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핵심은 조언을 좋은 시작점으로 활용하여 내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정의한 문제에 대해서는 동기가 크기 때문에 지속적인 실천이 가능합니다.

자존감은 타인이 만들어줄 수 없습니다. 내 문제를 주도적으로 정의할 때 비로소 내 존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3. 행동이 변화를 만든다

두 가지 의미의 ‘내일 당장’

피드백을 통해 문제를 정의했다면, 다음 단계는 ‘내일 당장 할 수 있는 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 표현에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 즉시 행동: 생각만으로는 변화가 어렵기 때문에 미루지 말고 바로 행동해야 합니다.
• 작은 시작: 내일 당장 할 수 있을 정도로 작게 시도해야 합니다.

적절한 난이도 조절의 중요성

성장에 도움이 되려면 난이도 조절이 핵심입니다. 너무 쉬우면 지루함을, 너무 어려우면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위키를 만든 전설적인 프로그래머 워드 커닝햄의 ‘가장 단순하면서도 동작하는 것’이라는 접근법은 실용적인 난이도 조절 방법입니다.

피드백 순환의 힘

상대방은 처음에 나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초기 피드백은 부정확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정확한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는 피드백을 순환시켜야 합니다. 가장 간단하고 작은 것을 시도한 후 그 결과를 상대에게 다시 공유하세요. 이를 통해 상대의 이해도가 높아져 더욱 효과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피드백은 일방향이 아닙니다. 상호적이고 순환적인 과정입니다.

4. 실패를 전제로 하라

실패에 대한 인식 전환

빠른 시도는 필연적으로 실패를 동반합니다. 사실 실패를 전제로 하는 접근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든 것을 다 배우고 나서 시작하려고 합니다. 실수를 실패로 받아들이고 두려워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오히려 시작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됩니다.

IBM의 설립자 토마스 왓슨의 말처럼 “성공률을 높이고 싶다면 실패율을 두 배로 늘려라”입니다. 빨리 시도하고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학습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실패를 축하하는 문화

2023년 카이스트의 ‘실패 자랑’ 행사, 파리 대학원의 ‘실수 축제’, 샌프란시스코의 ‘페일콘’ 등은 모두 같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실패는 학습의 건설적인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빨리 배우려면 일찍, 자주 실패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되돌리기 버튼의 활용

켄트 벡이 말하듯 애자일 방법론은 ‘되돌리기 버튼’을 제공합니다. 워드 문서 작성처럼 작고 수많은 지우기와 되돌리기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입니다. 문제는 실패의 크기입니다. 크게 실패하면 되돌리기가 어렵지만, 작게 실패한다면 쉽게 되돌리고 배운 것을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

5. 감정을 다스려라

부정적 피드백의 어려움

긍정적인 피드백은 쉽게 받아들이지만, 부정적인 피드백은 다릅니다. 인간은 논리적인 동물이 아니라 감정적인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피드백이 어려운 이유는 감정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 자극의 유형

자극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 진실 자극: “피드백이 틀렸어, 부당해, 도움이 되지 않아”
• 관계 자극: “당신한테 이런 피드백을 듣고 싶지 않아”
• 정체성 자극: “그 피드백은 위협적이야, 나는 균형을 잃어버렸어”

자극을 내면 탐구의 도구로 활용하기

피드백과 자극을 구분한 후, 자극을 내면을 이해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버지니아 사티어의 ‘빙산 메타포’처럼, 자극이 내 어떤 감정과 생각을 건드리는지, 어떤 기대와 열망을 갖고 있었는지 탐구하여 궁극적으로 ‘자기’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도망치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만, 자극을 통해 내면의 자기를 발견하면 불편함의 이유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에 따라 피드백을 받아들이기 수월해지며, 설사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마음의 짐이 덜해집니다.

6. 나를 보호하라

건전한 거절의 중요성

피드백을 잘 받아들인다는 것은 때로는 거절의 의미도 포함합니다. 상처받은 부부들의 신뢰 회복을 다루는 연구들이 사랑을 지속시키는 노력뿐만 아니라 ‘헤어져야 할 때’도 알려주듯이, 피드백에도 경계가 필요합니다.

혹독한 조언의 미신

심리상담학의 수십 년 연구가 결론내린 것이 있다면, 내담자를 존중하지 않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효과가 없거나 부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쓴 약이 몸에 좋다’는 식의 접근은 오히려 폭력성을 정당화하는 위험이 있습니다.

나를 보호해야 할 때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자신을 보호해야 합니다:

• 특정 행동이 아닌 인격을 공격하는 경우
• 모욕감, 모멸감, 수치심, 분노를 느끼는 경우
• 원하지 않는 피드백을 계속 강요하는 경우

이때가 바로 심리적 경계를 설정해야 할 때입니다. 내 존재를 보호하는 것은 피드백을 통한 성장의 전제 조건입니다.

피드백을 성장의 동반자로 만들기

피드백을 통한 성장은 단순히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의도적인 환경 조성, 주도적인 문제 정의, 즉각적인 행동, 실패를 통한 학습, 감정과 내용의 구분, 그리고 적절한 경계 설정이 모두 필요한 종합적인 과정입니다.

여러분도 오늘부터 피드백을 성장의 무기로 활용해보세요. 작은 피드백 고리를 만들고, 내일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시작해보세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극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때로는 거절할 용기도 가져보세요.

피드백이 주는 선물은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피드백을 통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