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창업 성공을 위해 필요한 무수한 역량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탁월한 기술력, 충분한 자본, 뛰어난 팀 빌딩 능력… 물론 이 모든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이 모든 요소를 움직이게 만드는 단 하나의 핵심 능력, ‘에이전시(Agency)’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에이전시란 무엇인가? 단순한 실행력 그 이상
작가이자 마케터, 그리고 창업가인 조지 맥(George Mack)은 창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에이전시(Agency)’를 꼽습니다. 그는 이 개념을 “상황이나 환경 탓을 하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현실을 만들어내는 힘”이라고 정의합니다.
에이전시는 단순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나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과는 다릅니다. 이는 “누가 안 해주면 내가 한다”, “기다리지 않고 바로 만든다”, “이게 중요한가? 그럼 오늘 시작한다”라는 적극적인 태도를 의미합니다.
조지는 이 개념을 더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무인도 비유를 사용합니다:
두 사람이 무인도에 갇혔다. 한 사람은 HELP라고 모래사장에 써놓고 구조를 기다린다. 다른 한 사람은 그 나무들을 모아 뗏목을 만든다. 누가 먼저 살아남을까?
에이전시는 바로 ‘나를 구해줄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고 지금 가진 자원으로 직접 뗏목을 만드는 태도입니다. 이는 단순한 성격 특성이 아닌, 창업자의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행력이 만들어낸 놀라운 성과들
전략적 도메인 획득: 에이전시의 일상적 적용
조지 맥은 자신이 주창하는 ‘High Agency’ 개념을 실천하기 위해 highagency.com 도메인을 획득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도메인이 판매 중인지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대신, 도메인 보유자를 조사하고, 만료 시점을 추적하며, 경매 전환 타이밍을 면밀히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거의 무료에 가까운 가격으로 수년간 누군가가 보유했던 프리미엄 도메인을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조지는 이 과정을 ‘Turning into reality’(현실로 전환하기)라고 표현합니다. 즉, 원하는 가치가 있다면 머릿속 계획에만 두지 말고 즉시 물리적 세계에서 실현 가능한 행동으로 옮기라는 것입니다.
타임스퀘어 정복: 꿈을 현실로 만든 대담한 도전
조지는 자신의 블로그를 홍보할 방법을 고민하다 “그냥… 타임스퀘어 광고판 사볼까?”라는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 공간 중 하나인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개인 블로그를 광고한다는 것은 대부분에게 비현실적인 상상으로 그칠 법한 아이디어입니다.
하지만 조지는 이 과감한 아이디어에 웃음이 나왔을 때, 그것이 “이건 해볼 만하다”라는 신체적 신호라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광고대행사에 직접 연락하고 자신의 광고를 최적화해 결국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자신의 블로그 도메인을 띄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대담한 실행력은 어떤 콘텐츠 마케팅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그가 주창하는 ‘High Agency’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조지는 “나는 조회수를 따지지 않습니다. 대신 얼마나 진심 어린 메시지가 오는지를 봅니다. 그것이 진짜 깊이의 지표(Depth Metrics)입니다”라고 말합니다.
ZURU 창업자: 에이전시의 화신
조지 맥은 “내가 본 최고의 High Agency 인물”로 ZURU의 공동 창업자 닉 모우브레이(Nick Mowbray)를 꼽습니다. 닉의 여정은 에이전시가 무엇인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17살의 나이에 형과 함께 장난감 사업을 시작한 닉은 중국으로 직접 건너가 땅을 구입하고 목재로 공장을 직접 지었습니다. 그는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비록 초기 제품은 조악했지만 매일 수천 명의 리테일 바이어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하루 1달러의 생활비로 몇 년간 공장에서 생활하는 극단적인 희생을 감내하며, 닉은 결국 ZURU를 세계 최대 장난감 회사 중 하나로 성장시켰습니다. 현재 ZURU는 연간 순익 약 1조 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 모든 성장을 외부 투자 없이 이루어냈습니다.
닉은 심각한 건강 문제로 병상에 있을 때조차 비즈니스를 확장해 Rascals라는 기저귀 브랜드와 Monday 헤어 케어 브랜드까지 성공적으로 런칭했습니다.
조지는 이 이야기를 듣고 “내가 가진 에이전시는 이 사람의 10%도 안 되는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는 에이전시가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에이전시는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에이전시는 타고난 것이 아닙니다. 조지 맥은 “에이전시는 스펙트럼입니다. 줄일 수 있다면, 당연히 키울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에이전시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다음은 조지가 추천하는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세 가지 루틴입니다.
1. 유튜브 소비 습관 돌아보기
매일 자신의 유튜브 시청 기록을 검토하고, ‘진짜 도움이 된 콘텐츠’와 ‘무의미한 소비’를 명확히 구분해보세요.
조지는 자신이 소비하는 콘텐츠의 약 80%를 ‘시간 낭비’로 분류하고, 30분 미만 영상을 차단하는 스크립트(Kale Algorithm)까지 개발했습니다. 이처럼 AI를 활용해 자신의 일상에 에이전시를 적용한 사례입니다.
2. “하고 싶은 일”을 오늘 바로 실행하기
작곡, 블로그 작성, 이메일 발송 등 도전하고 싶은 작은 일부터 오늘 당장 실행해보세요.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늘 해봤다”로 바꾸는 순간, 에이전시는 근육처럼 단련됩니다.
3. 매일 일기에 “High Agency” 성찰하기
하루를 마무리하며 자신의 행동 중 에이전시를 보여준 순간이 있었는지 기록해보세요. 작은 순간이라도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움직인 시간을 자각하고 기록하는 것은 에이전시를 강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지식이 아닌 현실을 바꾸는 힘
대부분의 창업 관련 콘텐츠는 전략, 도구, 자본,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조지 맥은 이 모든 것의 뿌리는 단 하나, 바로 에이전시라고 말합니다.
To-Do 리스트는 단지 머릿속 메모장이다. 진짜 중요한 건, 내가 살고 싶은 ‘가치’를 먼저 떠올리고 그 가치를 오늘 ‘현실’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창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길 권장합니다:
내가 10배 더 에이전시가 있었다면, 오늘 뭘 할까?
이 문제가 정말 물리법칙을 위배하는가? 아니라면 못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 오늘의 실행이 달라지고, 결과적으로 창업의 전체 궤적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에이전시가 만들어낼 새로운 현실
창업은 불확실성의 바다를 항해하는 과정입니다. 그 여정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이 바로 에이전시입니다. 8년 가까이 스타트업을 이끌어온 필자 역시 단 하루도 완벽한 확신 속에 살아본 적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 속에서 계속 전진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머릿속 생각과 관념을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힘, 즉 에이전시가 아닐까 합니다.
기다리지 말고, 여러분만의 뗏목을 만들어 떠나보세요. 오늘 여러분의 에이전시는 어떤 현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