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함’의 정의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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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시장과 스포츠 세계에서 ‘충분함’이라는 개념을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언제 만족하고 물러날지 아는 지혜는 생각보다 훨씬 드문 재능입니다. 오늘은 최고의 순간에 은퇴를 선택한 테니스 스타 애쉬 바티와 계속해서 더 많은 수익을 추구하다 상당한 손실을 경험한 테슬라 투자자 제이슨 디볼트의 대조적인 이야기를 통해 ‘충분함’의 의미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정상에서 내려온 테니스 스타: 애쉬 바티의 선택

2019년, 호주의 애쉬 바티는 테니스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마이애미 오픈에서 세계 랭킹 10위권의 선수들을 연달아 물리치며 화려하게 등장한 그녀는 프랑스 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1973년 이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최초의 호주 선수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11개월의 휴식기 이후에도 바티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야라 밸리 클래식, 마이애미 오픈, 슈투트가르트 오픈, 2021년 윔블던, 그리고 2022년 호주 오픈까지 연이은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테니스계를 지배했습니다.

불과 25세의 나이에 세계 랭킹 1위를 114주 연속(총 121주)으로 유지하며 테니스의 여왕으로 군림하던 순간, 애쉬 바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정을 내립니다.

테니스는 저에게 꿈과 그 이상의 것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 바로 라켓을 내려놓고 물러나서 다른 꿈을 좇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 역사에서 최고의 순간에 은퇴를 선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자신의 전성기가 지난 후에도 계속해서 코트와 경기장에 머무르며 과거의 영광을 붙잡으려 합니다.


계속되는 베팅: 테슬라 투자자 제이슨 디볼트의 이야기

스포츠 세계와는 대조적으로, 금융 시장에서는 ‘충분함’을 인식하고 물러나는 사례가 더욱 드뭅니다. 아마존 웹서비스에서 근무하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제이슨 디볼트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2021년 1월, 디볼트는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14,850주의 가치가 거의 1,200만 달러(약 144억 원)에 이르자 직장을 떠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013년부터 6년에 걸쳐 총 30만 달러를 투자해 40배의 수익을 올린 놀라운 성과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적어도 일부 수익을 확정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디볼트는 계속해서 모든 주식을 보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0개월 후 테슬라 주가는 400달러까지 상승했고, 그의 포트폴리오는 약 1,820만 달러(약 218억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테슬라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했고, 1년 만에 180달러까지 하락했습니다. 디볼트의 포트폴리오는 최고점 대비 1,100만 달러, 직장을 그만둔 시점 대비 400만 달러가 감소했습니다.


충분함을 인식하지 못할 때의 대가

디볼트의 사례는 단순히 한 투자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난 1년간 성장주, 암호화폐 등 투기성 자산의 가격이 무너지면서 무수히 많은 “장부상 수익”이 사라졌습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충분한 수익을 얻었음에도 계속해서 더 많은 것을 추구할까요? 그 이유는 단순히 탐욕만은 아닙니다.

확신에 대한 확증 욕구

테슬라 같은 성장주나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에 투자한 사람들 대부분은 단기적인 가격 상승만을 노린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테슬라가 자율주행차의 미래를 선도하거나, 비트코인이 현재의 금융 시스템을 대체할 것이라는 비전에 베팅했습니다.

내가 옳다는 것이 증명되기 시작하는데 왜 지금 팔아야 할까?

이런 확신이 포트폴리오의 화려한 수익보다 더 큰 심리적 만족감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같은 확신이 ‘팔아야 할 때’를 놓치게 만들고, 결국 큰 손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밸류에이션을 무시한 위험

테슬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난 10년간의 놀라운 수익률 대부분은 실제 기업 성장보다는 밸류에이션 확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리고 밸류에이션이 압축되기 시작하면, 과거의 수익은 빠르게 사라질 수 있습니다.

밸류에이션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주가가 너무 높아졌을 때 매도했을 것이고, 진정으로 기업의 미래 성장만을 믿는 투자자라면 계속 보유했을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접근법 사이에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방향을 잃고 혼란스러워합니다.

충분함의 가치

애쉬 바티와 같이 최고의 순간에 물러날 수 있는 지혜는 금융 시장에서 훨씬 더 희귀합니다. 많은 운동선수들이 전성기를 지나서도 계속 경기에 참여하다 명성의 상당 부분을 반납하고 쓸쓸히 퇴장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투기는 계속 투기를 낳습니다.

‘충분함’을 정의하고 인식하는 것은 단순히 돈이나 성공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의 목표와 가치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관련이 있습니다. 애쉬 바티에게 테니스는 인생의 전부가 아니었고, 더 큰 꿈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습니다. 반면 많은 투자자들에게 투자 성공은 단순한 금전적 이득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 자신의 ‘충분함’을 찾아서

여러분은 언제 ‘충분하다’고 느끼시나요? 커리어, 재정, 관계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만족과 행복은 종종 ‘충분함’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비롯됩니다.

애쉬 바티처럼 최고의 순간에 미련 없이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지혜를 갖추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삶에서 추구해야 할 진정한 성공의 모습이 아닐까요?

참고 자료: Young Money, “Defining “En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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