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합리적인 인간이 AI 시대에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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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계산하는 시대,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고 계신가요? 데이터와 확률에 의존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 지금, 역설적으로 가장 비합리적인 선택들이 세상을 바꿔왔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위기 속에서 탄생한 기적들

IMF 외환위기, 절망 속에서 피어난 혁신

1997년 겨울, 한국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외환보유고는 겨우 39억 달러, 실업률은 7%를 기록하며 하루 평균 50개 기업이 문을 닫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국민들이 금반지를 모아 나라를 구하려던 그 시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안정적인 직장을 유지하고 현금을 비축하며 위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죠.

하지만 몇몇 ‘미친’ 사람들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게임으로 미래를 건 도박

김택진은 IMF가 터지기 직전인 1997년 3월, 현대전자와 삼성SDS라는 안정적인 대기업 커리어를 포기하고 자본금 5천만원으로 엔씨소프트를 창업했습니다. “경제 위기에 게임이 돈이 되겠어?”라는 조롱 속에서도 그는 묵묵히 개발에 매진했습니다.

1998년 출시된 리니지는 PC방 열풍과 맞물려 폭발적인 성공을 거뒀습니다. 동시접속자 30만 명을 기록하며 한국 게임 산업의 역사를 새로 썼죠. 위기의 순간에 내린 비합리적 선택이 거대한 산업을 창조한 것입니다.

네이버 이해진, 검색의 새로운 패러다임

1999년 6월, 이해진과 삼성SDS 출신 동료 6명은 자본금 3천만원으로 네이버를 창업했습니다. 당시 야후코리아와 다음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상황에서 “한국어 검색 엔진”이라는 아이디어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죠.

투자자들의 외면 속에서도 그들은 2000년 통합검색을 선보이고, 2003년 지식iN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출시하며 포털 1위에 올랐습니다. 데이터상으로는 불가능해 보였던 도전이 현실이 된 것입니다.

카카오톡, 무료의 역설이 만든 승리

2006년 B2B 소프트웨어 회사로 시작한 아이위랩(현 카카오)은 2010년 갑작스럽게 모바일 메신저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네이트온이 이미 있는데?” “무료 문자 서비스로 어떻게 돈을 벌어?”라는 의구심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출시 4년 만에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으며 모바일 혁명의 중심에 섰습니다. 무료라는 비합리적 전략이 오히려 거대한 플랫폼을 만들어낸 것이죠.

개인의 삶에서 마주하는 비합리적 선택들

사랑, 계산할 수 없는 감정의 힘

여러분이 사랑에 빠졌을 때를 떠올려보세요. AI라면 상대방의 학력, 연봉, 성격 분석 데이터를 종합해 “이혼 확률 40%”라고 경고할 것입니다. 더 나은 조건의 상대를 추천하며 “논리적으로 판단하라”고 조언하겠죠.

하지만 여러분은 “그래도 이 사람이야”라고 선택합니다. 때로는 실패하지만, 때로는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죠. 사랑은 데이터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입니다.

이직과 창업,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용기

직장을 옮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현 직장의 안정성은 95%인데 새로운 회사의 도산 위험은 30%라고 데이터가 말한다면, 합리적인 선택은 당연히 현 상태 유지겠죠. 하지만 “더 이상 여기 있으면 내가 죽을 것 같아”라는 직감을 따라 사표를 내는 것, 그것이 때로는 인생 최고의 결정이 됩니다.

창업은 더욱 극단적입니다. 스타트업 5년 생존율 27.5%라는 냉혹한 통계 앞에서도 “내 인생 한 번은 도전해보고 싶어”라며 뛰어드는 것. 파산할 수도 있지만, 유니콘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이 비합리적 선택의 힘입니다.

AI가 할 수 없는 것들

AI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데이터가 없습니다. 개인의 간절함을 수치화할 수 없고, 직관과 영감을 알고리즘으로 계산할 수 없죠. 바로 이 지점에서 인간의 고유한 가치가 드러납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합리성의 제국이 아니라 소름 끼치는 비합리성입니다. 데이터가 “하지 마”라고 경고할 때 “그래도 한다”고 선택하는 광기, 확률이 1%라도 “나는 할 수 있다”고 믿는 맹신, 모두가 “미쳤다”고 손가락질해도 “이게 내 길이다”라고 걷는 고집이 바로 그것입니다.

비합리성이라는 마지막 보루

AI가 지배하는 세계는 점점 더 합리적이 될 것입니다. 모든 선택이 데이터로 뒷받침되고, 모든 결정이 확률로 계산되며, 리스크는 최소화되고 효율은 극대화되겠죠. 완벽하게 예측 가능한 세계가 펼쳐질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이 살아남을 공간은 오히려 그 반대편에 있습니다. AI는 평균을 만들지만 인간은 이상치를 만들고, AI는 안전을 추구하지만 인간은 모험을 감행하며, AI는 과거를 학습하지만 인간은 미래를 창조합니다.

여러분의 비합리성을 포기하지 마세요. 그것이 여러분을 AI와 구별하는 유일한 무기입니다. 때로는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 실패조차 인간다운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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