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뻔한 케이크집의 기적 같은 반전
여러분은 노티드를 아시나요? MZ세대라면 한 번쯤 그 귀여운 스마일 캐릭터와 파스텔톤 포장지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브랜드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망한 가게’에서 시작된 이야기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준범 노티드 대표는 미국에서 16년간 패션업에 몸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으로 돌아와 케이크 카페를 열었습니다. 그가 추구한 건 빈티지하면서도 럭셔리한 콘셉트였습니다. 고급스러운 케이크를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된 브랜딩을 시도했죠.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고급 이미지와 실제 소비자들의 니즈 사이엔 깊은 간극이 있었습니다. 케이크 환불은 일상이 되었고, 임대료조차 제때 내지 못할 정도로 재정 상황이 악화됐습니다. 결국 개업 1년 만에 폐업 신고서를 작성하기에 이르렀죠.
바로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두 가지 대담한 전환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첫 번째 전략: 고급에서 귀여움으로의 브랜드 이미지 전환
MZ세대 감성을 정확히 읽어낸 리브랜딩
이준범 대표가 내린 첫 번째 결단은 브랜드 이미지의 완전한 전환이었습니다. 기존의 고급 콘셉트가 주목받지 못하고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죠.
그가 선택한 새로운 방향은 ‘친근하고 귀여운 감성’이었습니다. 상징적인 스마일 캐릭터와 파스텔톤의 색감을 브랜드 전반에 활용했습니다. 매장 인테리어부터 제품 패키지까지 모든 요소를 부드럽고 예쁜 색감으로 통일시켜 ‘한번쯤 들고 다니고 싶은 브랜드’로 완전히 탈바꿈시켰습니다.
SNS 시대에 최적화된 전략적 선택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외형적 개선이 아니었습니다.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전략이었죠. SNS 인증 문화가 일상화된 시대에 노티드는 ‘찍으면 예쁜 브랜드’로 자리잡으며 자연스러운 바이럴 효과를 만들어냈습니다.
파스텔톤 색감과 귀여운 캐릭터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완벽한 콘텐츠 소재가 되었고, 소비자들이 직접 브랜드 홍보대사 역할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도 브랜드 인지도를 급속히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었습니다.
두 번째 전략: 케이크에서 도넛으로의 제품군 전환
회전율과 접근성의 승부수
두 번째 핵심 전략은 제품 구성 자체를 완전히 갈아엎는 것이었습니다. 판매가 느리고 환불도 빈번했던 케이크 대신, 누구나 쉽게 구매해서 즐길 수 있는 ‘도넛’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운 것입니다.
이 변화가 가져온 효과는 즉각적이었습니다. 도넛은 케이크에 비해 원가 대비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가능했고, 무엇보다 회전율이 압도적으로 빨랐습니다. 매일 신선하게 생산된 도넛이 빠른 속도로 판매되면서 소비자 만족도는 크게 향상되었고, 가게의 재정 상황도 급속히 호전되기 시작했습니다.
부담 없는 작은 기쁨이라는 가치 제안
단순히 큰 케이크를 작은 도넛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은 기쁨’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접근성은 소비자들의 구매 장벽을 현저히 낮췄고, 일회성 구매가 아닌 반복 구매를 유도하는 핵심 요인이 되었습니다.
결정적 전환점: 도넛을 선물로 재정의하다
단순한 간식에서 의미 있는 선물로
하지만 노티드의 진정한 성공 비결은 따로 있었습니다. 이준범 대표는 도넛을 단순한 간식이 아닌 ‘선물’로 재정의했습니다. 고객들에게 도넛을 한 박스가 아닌 두 박스 이상 구매하도록 유도한 것이죠.
이 전략의 핵심은 명확했습니다. 하나는 자신을 위한 즐거움이고, 다른 하나는 소중한 사람을 위한 작은 기쁨이라는 콘셉트였습니다. 간단하지만 강력한 이 메시지가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잡은 도넛 선물 문화
결과는 모든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도넛은 더 이상 출근길에 사먹는 간단한 간식이 아니라, 기념일과 특별한 순간에 주고받는 ‘센스 있는 세대의 선물’로 완전히 자리바꿈했습니다.
하루 판매량이 3만 개 이상을 기록하며, 전국의 MZ세대들이 한 손에는 노티드 도넛 박스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습니다.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을 만들어낸 셈이었죠.
글로벌 진출과 3000억 성공 신화
국내 시장 장악에서 해외 진출까지
‘폐업 위기의 케이크집’이었던 노티드는 불과 3년 만에 한국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도넛 브랜드로 급부상했습니다. 3000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서울의 주요 상권을 차례대로 장악해나갔습니다.
브랜드의 성장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2024년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미국 1호점은 오픈 첫날에만 3만 명의 방문객이 몰렸고, 오후 2시면 완판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K-브랜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
현재 2호점 개점이 예고되며 ‘글로벌 도넛 신드롬’의 시작을 알리고 있는 노티드의 성공은 단순한 비즈니스 성과를 넘어선 의미를 갖습니다. ‘패션 출신 사장이 도넛으로 판을 완전히 바꿨다’는 이야기는 한국 창업 역사상 손꼽히는 레전드 반전 스토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래 비전: 디즈니를 꿈꾸는 IP 기업
도넛 브랜드에서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
놀라운 점은 이준범 대표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는 노티드를 단순한 F&B 브랜드가 아닌 캐릭터 IP 기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미 노티드의 스마일 캐릭터는 굿즈, 패키지 디자인, 매장 인테리어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독자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장기적으로 ‘노티드 호텔’을 건설해, 디즈니가 테마파크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한 것처럼 노티드를 전방위적 문화 IP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한국 기업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글로벌 성공 사례
도넛 한 박스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와 창의적 역발상이 이제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기업의 혁신 역량과 무한한 잠재력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자리잡았습니다.
노티드 성공에서 배우는 창업 교훈
여러분이 창업을 꿈꾸고 있다면, 노티드의 성공 스토리에서 몇 가지 핵심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첫째, 실패를 받아들이고 과감한 전환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이준범 대표는 기존 콘셉트의 실패를 인정하고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환할 용기를 보였습니다.
- 둘째, 타겟 고객층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정확히 이해하세요. MZ세대의 SNS 문화와 감성을 꿰뚫어본 브랜딩이 성공의 핵심이었습니다.
- 셋째, 제품을 단순한 상품이 아닌 문화적 의미가 담긴 경험으로 재정의하세요. 도넛을 선물로 포지셔닝한 전략이 시장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노티드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