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의 1994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워런 버핏의 서한은 시대를 초월한 투자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30년간 주당 장부가치를 19달러에서 10,083달러로, 연평균 23%의 성장을 이룬 버핏의 투자 철학을 살펴보겠습니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접근법
버핏은 자신과 찰리 멍거의 성공 비결을 간단하게 정의합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기본 경제학을 갖추고 정직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기업을 구매하는 것”이 그들의 공식이며, 이는 합리적인 성공을 보장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버핏은 미래 성과가 과거 성과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솔직히 인정합니다. 이는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의미 있는 투자를 찾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버크셔는 이제 최소 1억 달러를 투자할 수 있는 증권만을 고려하게 되었고, 이는 투자 유니버스를 크게 축소시켰습니다.
위대한 투자자의 원칙: 두려움, 예측, 그리고 인내
버핏은 정치적, 경제적 예측을 무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지난 30년간 베트남 전쟁 확대, 임금 및 가격 통제, 두 차례의 석유 파동, 소련 해체 등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있었지만, 이런 것들이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원칙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두려움은 유행을 따르는 자의 적이지만, 근본주의자의 친구입니다.
실제로 버핏은 거시경제적 사건에 대한 우려가 정점에 달했을 때 가장 좋은 매입을 했다고 말합니다. 그는 앞으로 30년 동안에도 새로운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이를 예측하거나 이로부터 이익을 얻으려 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장부가치 대 내재가치: 진정한 가치 평가의 비밀
버핏은 내재가치(intrinsic value)를 “사업의 남은 수명 동안 그 사업에서 빼낼 수 있는 현금의 현재가치”로 정의합니다. 이는 주관적인 수치지만, 투자와 사업의 상대적 매력을 평가하는 유일한 논리적 방법이라고 설명합니다.
장부가치와 내재가치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버핏은 대학 교육을 예로 듭니다. 교육 비용은 ‘장부가치’로, 졸업 후 평생 동안 얻게 될 초과 수익의 현재가치가 ‘내재가치’입니다. 어떤 졸업생들은 교육 비용이 내재가치를 초과하는 반면, 다른 경우에는 내재가치가 장부가치를 훨씬 초과합니다.
스콧 페처(Scott Fetzer) 인수
버핏은 1986년에 인수한 스콧 페처를 통해 장부가치와 내재가치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버크셔는 3억 1,520만 달러에 스콧 페처를 구입했는데, 당시 장부가치는 1억 7,260만 달러였습니다. 프리미엄으로 지불한 1억 4,260만 달러는 회사의 내재가치가 장부가치의 거의 두 배라는 버핏의 믿음을 보여줍니다.
인수 이후 스콧 페처의 수익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장부가치는 그에 맞춰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자기자본수익률(ROE)은 놀라운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1993년에는 포춘 500대 기업 중 1위를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버핏은 CEO 랄프 쉐이(Ralph Schey)의 경영 능력을 칭찬하며, 성공의 비결이 복잡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벤 그레이엄은 45년 전에 나에게 투자에서는 비범한 결과를 얻기 위해 비범한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가르쳤습니다. 나중에 이 진술이 사업 관리에서도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본 배분의 중요성과 인수의 함정
버핏은 내재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투자자뿐만 아니라 경영자에게도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경영자들이 자본 배분 결정을 내릴 때, 주당 내재가치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행동하고 이를 감소시키는 움직임을 피해야 합니다.
많은 기업 인수에서 경영자들은 즉각적인 주당이익 희석이나 반희석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큰 위험을 내포합니다. 버핏은 현재 수익과 가까운 미래 수익을 높일 수 있지만 주당 내재가치를 감소시키는 많은 합병 및 구매 기회를 거부했다고 말합니다.
웨인 그레츠키의 조언을 따르세요. ‘퍽이 있는 곳이 아니라 퍽이 갈 곳으로 가라.’
버핏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요 인수는 터무니없는 불균형을 보입니다:
피인수 기업의 주주들에게는 엄청난 이득이 되고, 인수자의 경영진의 수입과 지위를 향상시키며, 양측의 투자 은행가와 전문가들에게는 달콤한 꿀단지가 됩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대개 인수자의 주주들의 부를 상당히 감소시킵니다.
보상 철학: 논리적이고 공정한 접근법
버핏은 보상에 대해서도 자본 배분과 마찬가지로 논리적인 접근법을 취합니다. 그는 스콧 페처의 CEO 랄프 쉐이의 보상이 버크셔가 아닌 스콧 페처의 결과에 기반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들은 큰 당근을 제공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 전달이 관리자가 통제하는 영역의 결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도록 합니다. 자본 투자가 상당할 때, 관리자가 사용하는 증분 자본에 높은 요율을 부과하고 그들이 방출하는 자본에 대해 동일하게 높은 요율로 인정합니다.
이러한 ‘돈이 공짜가 아니다’는 접근법의 결과는 스콧 페처에서 확실히 볼 수 있습니다. 랄프가 좋은 수익률로 증분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그에게 이익이 됩니다. 그러나 이 보너스 계산은 대칭적입니다:
증분 투자가 표준 이하의 수익을 낸다면, 그 부족분은 랄프와 버크셔 모두에게 비용이 됩니다.
버핏의 미래 비전과 약속
버핏은 주주들에게 앞으로도 과거에 구매한 것과 유사한 사업을 식별할 수 있다면, 외부 충격이 장기적인 결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또한 그와 찰리는 주주들과 같은 운명을 나눌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우리가 약속하는 것은 – 더 적은 이익과 함께 – 버크셔를 소유하는 동안, 당신은 찰리와 내가 하는 것처럼 같은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당신이 고통받는다면, 우리도 고통받을 것이고, 우리가 번영한다면, 당신도 그럴 것입니다.
그는 그들의 개인 재산이 계속해서 버크셔 주식에 압도적으로 집중될 것이라고 말하며, 그들은 주주들에게 투자를 요청한 후 자신들의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 위한 동기부여
버핏은 버크셔가 좋은 기반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1994년 당시, 버크셔는 180억 달러 가치의 증권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러한 증권의 모든 수입과 자본 이득을 제외하더라도, 1994년 세전 이익은 약 3억 8,400만 달러였습니다.
이러한 이익은 일반적으로 보이는 사업에서 비범한 결과를 얻는 뛰어난 운영 관리자들의 노력 덕분입니다. 버핏은 케이시 스텐겔의 말을 인용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치는 홈런에 대해 돈을 받는 것.
이것이 버크셔에서의 그의 공식이기도 합니다.
투자 지혜의 정수
버핏의 편지는 투자의 본질에 대한 통찰로 가득합니다:
- 단순함의 미덕: “진정으로 큰 투자 아이디어는 보통 짧은 문단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 품질 우선: “우리는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고 능력 있고 소유자 지향적인 사람들이 운영하는 사업을 좋아합니다.”
- 타이밍보다 가격: “우리는 타이밍보다 가격을 중시합니다.”
- 비즈니스 중심: “우리는 비즈니스가 무엇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 고려했지, 다우, 연준, 또는 경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 기존 투자에 추가: “새로운 투자를 검토하기 전에, 우리는 기존 투자에 추가하는 것을 고려합니다.”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 요약
워런 버핏의 1994년 주주 서한은 장기적인 가치 투자의 본질을 담고 있습니다. 그의 방법론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좋은 비즈니스에 합리적인 가격에 투자하기
- 정직하고 능력 있는 경영진 찾기
- 정치적, 경제적 예측 무시하기
- 내재가치에 초점 맞추기 (장부가치는 한계가 있음)
- 자본 배분 결정에서 장기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기
- 합리적인 보상 체계 구축하기
- 주주와 같은 운명을 나누는 관점 유지하기
버핏의 투자 철학은 단순하지만 이를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의 지혜는 오늘날의 투자자들에게도 여전히 가치 있는 지침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