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밈 주식과 단기 수익에 열광하는 가운데,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사 크리스 데이비스는 다른 길을 제시합니다. 최근 블룸버그 웰스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전한 투자 철학은 화려하지 않지만, 바로 그것이 진정한 강점입니다. 데이비스 가문 3대를 이어온 투자 노하우와 워런 버핏의 동반자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여러분에게 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부의 축적 방법을 알려줍니다.
가치 투자는 “군더더기 용어”다: 모든 현명한 투자의 시작점
크리스 데이비스가 가장 먼저 던지는 메시지는 충격적입니다. “가치 투자는 군더더기 용어”라는 것입니다. 그에게 가치 투자와 성장 투자를 구분하는 것은 투자의 본질을 흐리는 무의미한 논쟁에 불과합니다.
데이비스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모든 현명한 투자는 가치 투자입니다. 어떻게 다른 것이 될 수 있겠습니까?
투자의 핵심은 내가 지불하는 가격보다 더 많은 가치를 사는 것입니다. 주가가 폭락한 전통 산업 기업이든, AI 열풍으로 고공행진하는 기술 기업이든 원리는 동일합니다.
성장은 가치의 적이 아닌 동반자
많은 투자자들이 놓치는 핵심은 성장과 가치가 대립 관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데이비스는 “수익성 있게 성장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가치가 더 높다”며 “성장은 가치의 한 요소”라고 강조합니다.
진정한 가치 평가는 기업의 장기적 수익력과 현금 흐름, 그리고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저 PER 기업에서도, 고 PER 기업에서도 진짜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런 맥락입니다.
모멘텀 투자의 함정: 사이렌 소리에 속지 말라
데이비스가 선을 긋는 지점이 바로 모멘텀 투자입니다. 그는 “주식은 가격이 오를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사고 싶어 하는 유일한 자산”이라는 독특한 특징을 지적하며,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함정인지 경고합니다.
지난 10여 년간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온 모멘텀 투자는 내재된 수익력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주가 상승의 흐름에 편승하는 방식입니다. 데이비스는 이를 “바보들을 위한 사이렌 소리”라고 표현하며, “분석보다는 희망의 게임”이라고 꼬집습니다.
차트가 아닌 펀더멘털이 답이다
주가가 최근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상승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데이비스의 이 말은 모멘텀 투자자들이 빠지기 쉬운 착각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진정한 투자 결정은 사업의 기본 원칙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바탕으로 내려져야 합니다. 차트의 선이 영원히 올라갈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경기 침체는 필연, 예측은 불가능: 준비된 자만이 살아남는다
데이비스의 솔직함이 빛나는 순간입니다.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다만 언제 올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 간단한 문장 속에 투자자가 가져야 할 현실적 자세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지만, 업계의 경기 침체 예측 능력은 “NFL의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수준”이라는 그의 유머러스한 비유는 웃음과 함께 깊은 통찰을 전달합니다.
폭풍을 예측할 순 없지만 대비할 수는 있다
데이비스는 경기 침체를 “능숙한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바라거나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명확히 합니다. 대신 장기적인 매수 후 보유 전략을 채택하는 투자자라면 누구나 위기를 잘 헤쳐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는 화창한 날들을 대비해야 하지만, 동시에 폭풍을 견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위험 관리를 넘어 투자자의 마음가짐에 대한 깊은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일에 대한 사랑이 만드는 차이: 데이비스 가문의 DNA
크리스 데이비스의 투자 철학은 매우 개인적입니다. 그는 셸비 컬럼 데이비스의 손자이자 셸비 데이비스의 아들로, 모태에서부터 투자의 세계에 깊이 젖어 있었습니다.
데이비스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인상적입니다.
턱시도 차림으로 기차를 만나러 가곤 했어요. 통근자들이 모두 내리는데, 모두 회색빛에 서류 가방까지 메고 있었고, 아버지는 기차에서 껑충껑충 뛰어내리시곤 했죠.
소명의식이 만드는 투자 철학
워런 버핏이 “탭댄스를 추며 출근한다”고 하는 것처럼, 데이비스 가문은 일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대물림해왔습니다. 이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영혼에 불을 지필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크리스는 아버지를 따라 회사를 방문하며 “추상적인 주식 시세 표시 기호를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기업으로” 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주식은 뉴스 차트에서 맴도는 종이 조각이 아니었습니다. 기업의 소유권 지분이었죠.
최대의 적은 바로 나 자신: 행동 편향이라는 함정
데이비스의 마지막 교훈은 가장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투자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익을 창출하는 데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자신의 행동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를 그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법칙”이라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합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앨범 Anti-Hero에서 부른 “나야. 안녕. 문제는 나야. 나야”라는 가사처럼, 모든 투자자가 반복해서 새겨들어야 할 진실입니다.
최고의 선택도 잘못된 행동으로 망칠 수 있다
최고의 주식 선택이나 가장 현명한 펀드 매니저조차도 우리를 스스로로부터 구해줄 수는 없습니다. 모든 상승을 쫓거나, 모든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공황 상태에 빠진다면, 그 어떤 전략도 소용없습니다.
찰리 멍거의 조언을 인용하며 데이비스는 핵심을 짚습니다:
시장이 저점에 도달했을 때 인간의 본성이 가장 큰 적입니다. 두려움이 극에 달했을 때는 하고 싶은 것과 정반대로 행동해야 합니다.
인내심은 단순한 미덕이 아닌 초능력
거품이 터질 때의 비이성적인 과열, 주가가 폭락할 때의 극심한 공황, 또는 끊임없는 FOMO는 모두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규율 있는 행동을 갉아먹습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메시지도 있습니다.
잘못된 시기에 투자에 뛰어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투자한다면,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인내심과 규율이야말로 투자자가 가질 수 있는 진정한 초능력입니다.
시간이 편에 서는 투자
크리스 데이비스의 다섯 가지 교훈은 하나의 큰 진리로 수렴됩니다. 진정한 투자 성공은 시장을 앞지르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오래 남아있는 것입니다.
화려한 기법이나 복잡한 전략보다는 기본 원칙에 충실하고,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며,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부를 축적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여러분도 데이비스의 지혜를 따라 복리의 조용한 힘이 마법처럼 작용하도록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시장의 소음에 휩쓸리지 말고, 진짜 가치에 집중하며, 시간을 여러분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만들어보세요.